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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라이즈-387화

본문

쿵푸벳

00387 변했다. 변하지 않았다.  =========================================================================

형과 잠깐의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서, 나는 클랜원들과 함께 바로 워프 게이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남부 도시 모니카로 이동할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모니카의 광경이었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다. 그러나 클랜원들은 하나같이 어색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들 오랜만에 보는 도시의 전경에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분을 느꼈으리라.

이윽고 나는 잠깐 주변을 둘러본 후, 머셔너리 하우스로 곧장 직행했다.

클랜원들은 돌아가는 내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한 불편한 침묵 속에서, 왠지 모르게 내 눈치를 보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이따금 등에 쏟아지는 시선을 견디며, 나는 가만히 한숨을 쉬었다.

'아마 신상용이 살아서 같이 돌아왔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그래도 전쟁을 거쳤으니 “하하.”나 “호호.”까지는 아니었겠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렇게 불편한 침묵이 감돌던 때였다. 순간 누군가 슬며시 내 옆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절반 정도 팔을 내뻗은 정하연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잠깐 멈칫했고, 이내 손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수현. 머셔너리 하우스에 미리 연락을 해두었어요.”

“그렇군요.”

“…네. 지금쯤이면, 아마 다들 나와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

정하연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았지만, 한껏 잠겨있었다. 약간 어색하게 느끼면서도 나는 그녀가 이을 말을 기다렸다.

“이야기는 제가 간략히 해뒀어요.”

이야기라.

이러한 와중에도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정하연이 놀라웠지만, 나는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였고, 이내 걸음을 늦추어 물러났다. 큰일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걱정 하나는 던 셈이다.

갑작스레, 요 근래 잊고 살던 연초를 간절히 생각하며, 나는 바쁘게 걸음을 놀렸다.

걷는 데만 집중해서 그런지, 머셔너리 하우스까지 도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곧 육안에 확실히 잡힐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을 무렵, 정하연의 말대로 정문이 활짝 열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안에는, 익숙한 사용자들이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정문의 좌우 방향으로, 일렬로 서 있는 고용인들. 그리고 이번 참가 인선에서 제외한 영감님과 백한결. 물론, 아기 유니콘도 있었다.

“뀨!”

아기 유니콘은 나를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꼬리를 쉴 새 없이 살랑이는 게, 어지간히도 신나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을 받으려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은 찰나, 나는 순간 내뻗는걸 멈추었다.

아래로 보이는 손은 여전히 피투성이였다. 바바라에서처럼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말라붙어 굳어져 있었다.

나는 잠시 동안 고민했고, 결국 내뻗은 손을 다시 거두어들였다. 그와 동시에 다리를 슬쩍 물리며 입을 열었다.

“안 돼.”

“뀨, 뀨뀨?!”

피가 묻든 말든 아랑곳 않고 달려들던 아기 유니콘은, 내 제지에 갑작스레 달리는걸 멈추었다. 이윽고 녀석은 황급히 나를 올려다보았고 빠르게 눈을 깜빡였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초리에 나는 나직이 말을 이었다.

“오지마. 피 묻어….”

“뀨…?”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때였다.

“뀨우….”

뚫어져라 쳐다보던 눈망울이 일순 그렁그렁해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꼬리가 축 늘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짧게 숨을 뱉었다.

그리고 그대로, 아기 유니콘을 지나쳤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히 피를 묻힐 필요는 없잖은가.

그렇게, 나는 드디어 머셔너리 하우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녀오셨어요.”

“어, 어서 오세요.”

“히, 히익!”

“조, 조용히 해!”

이윽고 정문 안으로 들어서자, 고용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러나 천성이 비 전투 사용자라서 그런지, 내 모습을 보고 약한 비명을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살짝 고개를 까닥여 화답하고 나서, 내게로 다가오는 두 명과 시선을 맞췄다.

“혀, 형님. 아…. 크, 클랜 로드님. 어서…. 오세요.”

“생환을 축하합니다. 클랜 로드.”

백한결의 반응은 고용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말을 하면서도 연신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이런 내 모습이 꽤나 낯설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에 반해서, 영감님은 비교적 차분한 태도로 나를 맞아주었다.

“허허. 실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격조했습니다.”

“그렇지요. 음…. 이야기는 정하연양에게 대충 들었습니다. 사용자 신상용이….”

“…예. 불행히도 그렇게 됐습니다.”

“클랜 로드….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늙은이가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내 혀를 끌끌 차는 영감님을 보며, 나는 한두 번 고개를 끄덕였다가 바로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요. 영감님이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복수는 했으니까요.”

“쯧. 이곳에 있으면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더군요. 아. 소식은 간략히 들었습니다만…. 이제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겁니까?”

“예. 서 대륙과 부랑자 연합군은 동부에 패배했습니다. 비록 일부는 목숨을 건져 도망갔지만 곧 포위망이 구성될 겁니다. 어쨌든 북 대륙의 승리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허허. 그래도 결과는 희소식이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승리.”라는 말을 꺼내자 주변인들의 얼굴이 밝아진다. 그것을 보자 괜히 속이 씁쓸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사용자는, 참가한 사용자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승리했는지 모를 테니까.

그러다 문득 든 하나의 생각에, 나는 설핏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어두운 얼굴을 한 채 한 명 한 명 들어오는 클랜원들이 보인다.

그 순간. 출발 전 지금 이 자리에서, 클랜원들을 앞에 두고 했었던 말들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전쟁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매우 짧게 끝날 수도 있겠지만, 또 어쩌면 생각 외로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몇 달이 걸리든 간에, 지금 제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이 자리에 모였을 때.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돌아본 그대로 약한 침음을 흘렸다.

“…하.”

그것은 분명 아주 미약한 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클랜원들은 한순간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삽시간에 쏟아지는 시선에, 나는 나도 모르게 입을 열고 말았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

그야말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

“그리고 우리는…. 무사히 클랜 하우스로 돌아왔고요.”

“…….”

클랜원들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나 또한 반사적으로 꺼낸 말이었기에, 딱히 이렇다 할 말을 찾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말을 꺼냈으니 어떻게든 마무리 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록 한 명은 돌아오지 못했지만….”

“흑…!”

그때였다.

갑작스레,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에 잠깐 말을 멈췄다가, 나는 나직이 말을 이었다.

“무사히 돌아와준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크윽!”

“흐어엉….”

“어어엉….”

그와 동시에 안현, 이유정, 안솔이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윽고 주저앉은 그들을 나는 지그시 응시했다.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으로는 나름 이해가 가기도 했다.

애들은 아직 0년 차였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겪었다고는 해도, '홀 플레인'이라는 세상으로 비추어보면 아직 새하얀 백지나 다름없는 상태.

그러한 아이들인데, 이번 전쟁에 참가한 것으로 너무나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겪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살인이 난무하는 전쟁.

같은 자리에서, 눈 뜨고 지인을 잃어야 했던 아픔.

마지막으로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는 말에 한순간 풀려버린 긴장감 등등.

그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애들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이다.

“아, 안현군. 클랜 로드께서 말씀하시는 중입니다. 일어나세요.”

“유정아. 일어나. 응? 너 자꾸 이럴래?”

“솔양. 일어나세요. 이러면 클랜 로드께서도 속상해하신답니다.”

이윽고 애들을 조심스럽게 달래 일으키는 클랜원들을 보다가, 나는 갑자기 든 생각에 고연주를 쳐다보았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지금껏 신상용의 시신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사용자 고연주.”

“알겠어요.”

그리고 부르자마자, 고연주는 즉각 대답했다. 신상용의 시신을 수습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 이미 예측했던 걸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느낌에, 나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그녀를 응시했다.

“그럼…. 다녀올게요. 늦지는 않을 거예요.”

“부탁합니다.”

고연주는 괜찮다는 얼굴로 미미한 미소를 보이고는, 조심스레 신상용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바로 몸을 돌려 정문 밖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달려가는 방향은 정확히 상점가를 향하고 있었다.

“혀, 형님. 아, 아니. 클랜 로드님.”

그때, 갑작스레 들려오는 음성에 나는 옆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백한결이 우물쭈물한 얼굴로 눈을 끔뻑이는걸 볼 수 있었다.

“마, 많이 힘드셨죠? 식사를 준비했는데…. 아, 아니. 일단 씻으시는 것부터….”

“식사는…. 나는 괜찮다.”

“…그래도.”

“지금 다들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일거다. 오늘만큼은 너무 강제하지는 않는 게 좋겠구나. 그러니 원하는 클랜원들에 한해서 식사를 하고, 나머지는 그냥 욕실이든 숙소든 들어가는 게 낫겠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었는지, 백한결은 한결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주억였다.

이윽고 나는 아직 끝내지 못한 말을 매듭짓기 위해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길게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상입니다. 여기서 이만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푹 쉬는 것을 권합니다. 그럼 해산.”

정식으로 해산 명령을 내리고 나서야, 나는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자리를 떠나는 클랜원들은 드물었다. 몇 명은 제자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몇 명은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으며, 또 몇 명은 신상용의 시신 주변에서 눈물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는 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걸었다. 귓가로 흘러들어오는 여러 소리들이 점차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본관으로 걸음을 옮기고 나서, 나는 계단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4층에 이르러 숙소의 방문을 밀어젖힌 순간, 눈에 보이는 하얀 침대에 던지듯 몸을 드러누웠다.

*

“젠장.”

나직한 욕설과 함께 눈을 뜨자, 어두운 땅거미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나는 습관처럼 주변을 둘러본 후, 가느다란 한숨을 흘렸다.

오후 늦게 클랜 하우스로 돌아왔는데, 어느덧 새벽이 다가온 모양이다.

'자야 한다.'

일단 자야 한다는 일념에 나는 어둠 속에서 억지로 눈을 감았다. 그에 이어 간신히 수마(睡魔)가 찾아오려는 찰나였다.

미약한 현기증이 또 한 번 머리를 울렸다.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제기랄.”

나는 결국 다시 눈을 뜨고 말았다.

실은 방에 들어와 누웠을 때부터 계속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깊은 잠에 들려고 하면 어김없이 미약한 현기증이 느껴졌다. 그에 따라 잠을 깨어버리고, 간신히 선잠이 들려고 하다가, 또다시 깨버린다.

참 더러운 기분이었다. 몸은 수면을 요구하는데 정작 잠을 들지 못하고 있으니.

'이러다 옛날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나는 쓴웃음을 흘렸다.

지금 내 몸은 마치 내 몸이 아닌 것 같았다. 단순한 피로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들로 인해 머릿속은 복잡한데, 그에 비해서 아무것도 생각지 않으려는 마음은 가슴 속을 공허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한 상반된 감정들 속에서, 마치 갈 곳 잃은 어린양처럼 배회를 거듭하는 중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문득, 눈앞으로 신상용이 허공에 떠올랐다가, 이내 스르르 사라진다.

'…….'

결국, 나는 스스로 자문자답을 해보았다.

신상용이 죽음 때문에 지금 내가 이 궁상을 떨고 있는 걸까?

'아니.'

분명히 신상용의 죽음이 안타깝기는 하다. 하지만 아는 사람의 죽음은 1회 차 때 충분히 겪어 보았다. 그런 만큼 죽음이라는 단어는 내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단어였다.

그러면 클랜 로드로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죄책감?

'아니.'

어찌됐든 나는 클랜원들을 구해냈고, 목적한 바를 이루었으며, 그에 따른 이득도 확실히 챙겨놓았다.

그럼? 아니면?

'…….'

스스로에 물었지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 자답(自答)에, 오직 자문(自問)만이 내면에 메아리 칠뿐이었다.

============================ 작품 후기 ============================

꽤나 애매하게 끊었는데, 지금 바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오늘 9시 수업이라….

늦어서 죄송합니다. _(__)_

PS. 수능 보신 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

붐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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