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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라이즈-735화

본문

쿵푸벳

00735 비명의 초원.  =========================================================================

…물론 ‘철혈 여왕’ 한소영의 선택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용이 잠든 산맥’ 때도 그렇고, 공략이 어려운 지역에 접근 금지를 하는 것도 분명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허나 과연 누가 알았으랴. 그때 그 선택이 1년 후 현재, 이런 재앙으로 되돌아올 줄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조금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공략을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아마 경고인 듯싶다. 말인즉 구, 신 대륙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사용자들한테, 아틀란타가 일종의 경고를 한 게 아닐까? 필자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 아틀란타 내(內) 도시 중앙 도서관, ‘제 1차 도시 습격 사건 일지’ 中 발췌.

*

“오빠….”

문을 열고 들어온 여인은 이유정이었다. 약간 의외의 기분을 느꼈으나, 망설임 가득한 눈동자를 보자 왜 왔는지 알 것도 같다. 이유정은 주춤주춤 걸어와 책상 앞에서 멈췄다.

“무슨 일이야? 오늘도 칼부림 좀 하려고 찾아왔니?”

“어, 어? 아니야….”

가벼운 농담으로 건넨 말이었으나 이유정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흠칫 고개를 수그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눈이 서글프게 가늘어지고 입을 우물거리는 게, 흡사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모양새였다. 이런, 울릴 의도는 없었는데. 아마 그때의 일을 상당히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하다.

“농담이야. 아무튼, 왜?”

“으응…. 많이 바빠 보이네?”

“응? 그럼 정신 없지. 뭐, 어지간한 일은 처리했다만.”

“아…. 근데 있잖아, 이거 꼭 해야 하는 일이야?”

“……?”

“오빠 기분이 많이 안 좋은 것 같고…. 왠지 되게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아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아, 아니. 그냥 하지 않으면 안되나 싶어서. 물론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말을 마친 이유정은 어설프게 웃었다. 속으로 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까부터 말을 빙빙 돌리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꾸만 입이 달싹달싹 움직이는 게, 무언가 주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는 안 되지. 누누이 말하지만, 머셔너리는 이제 대표 클랜이잖아.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해서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응?”

“이제 더 이상 도시 한구석에서 운영하는 용병 클랜이 아니야. 완전히 양지로 올라섰다고. 그런데 입맛대로,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하면, 이 바닥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것 같아?”

“글쎄? 아니, 그런가?”

“그래. 만일 머셔너리, 대표 클랜이 되더니 변했다. 아니면 이제 머셔너리도 별거 없더라. 이런 소문이 도는 순간, 그동안 도시에 투자한 돈 깡그리 날리는 거야. 알아들어?”

“그, 그렇구나~.”

…그, 그렇구나~는 무슨.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여하튼 가다듬을(?) 시간은 충분히 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이유정은 여전히 주저하는 기색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에는 먼저 말을 꺼내기로 결심했다.

“안 돼.”

“어?”

“원정에 끼어달라고 찾아온 거잖아.”

“…헤헤. 들켰나?”

한순간 멍한 빛을 보였으나 어쨌든 한 박자 늦게 인정하기는 했다. 역시나 웃음은 어설프다.

“오빠. 나 되게 잘할 자신….”

“안 돼. 끼워줄 생각 없어. 돌아가.”

“…왜?”

“네가 감당할만한 데가 아니니까. …아니, 이번에도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가 않아.”

“오빠.”

“유정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바로 말을 끊어버리자, 이유정이 입을 잘근잘근 씹는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말을 이었다.

“실적을 쌓으려는 욕심은 이해해. 하지만….”

“그게 아니야!”

연초를 꺼내며 테라스로 나가려는 찰나, 돌연 약간 높아진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흘끗 몸을 돌리자, 호흡이 거칠어진 이유정이 보였다. 그러더니, 곧 떨리는 숨소리를 뱉는다.

“그건 이제 상관없어. 실적? 주지 않아도 좋아.”

“응?”

“모르겠어, 모르겠어. 근데 요즘 가슴이 너무 갑갑해서, 그냥 팍 뚫어버리고 싶어. 스스로 무언가 확인해보고 싶어. 정말로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

약간은 핀트가 어긋난 말이 연이어 들려온다. 자신도 똑 부러지게 말하고는 싶은데, 아마 생각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듯하다. 그러니까 이렇게 나오는 대로 던지는 거겠지. 그러나 연한 붉은색의 눈동자는 뜻 모를 절박함을 띠고 있다. 마치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제발 알아달라는, 필사적으로 호소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나, 안현처럼 멋대로 굴고 싶지는 않아. 오빠가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예전처럼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애잔한 음성에 나는 싱겁게 웃었다.

“협박이냐?”

“아니. 부탁이야. 어떤 일이라도 좋아. 하라는 대로 할게. 무조건 시키는 대로만 할게. 절대로 오빠 말에 복종할게. 밑바닥부터 시작해도 좋으니까…!”

무에 그리 서운한지, 이유정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코를 훌쩍 들이켰다. 나는 연초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테라스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밑바닥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하하. 거, 말 한 번 괜찮게 하네. 이유정치고는.

사실 형의 자리가 빔으로써 한 명을 더 데려가야 할 상황이기는 했다. 여태 그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있기도 했고. 중요한 문제는, 아무나 데려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단순 능력으로만 뽑았다면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고연주를 선발하지 않은 이유는 근접 계열은 더는 필요하지 않았거니와, 내가 없는 동안 클랜을 이끌만한 사용자가 한 명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비앙을 선발하지 않은 이유는 능력적인 면에서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였고.

그러니까 능력도 좋고, 원소 마법에 능통해야 하고, 원정대의 조화를 해치지 않는 사용자를 선발해야 하는데, 그런 사용자가 없는 게 현실이었다. 대충 아무나 뽑아가느니 그냥 안 데려가는 게 나을 정도. 지금은 그나마 최소한의 조합이라도 맞춘 상태니까. 한데 그 장소의 특성상 무조건 15명 인원을 맞춰야 하니 뜻밖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이유정의 말이 조금은 솔깃하다.

“…정말이야?”

“응?”

“밑바닥부터 시작해도 좋다는 말. 정말이냐고.”

“어…. 응!”

내 말에서 희망을 느낀 걸까. 이유정은 눈을 화등잔만 하게 만들며 외쳤다. 나는 길게 연기를 뱉으며 서서히 거리를 줄였다.

“전투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어. 온갖 허드렛일을 하게 될 거야. 그래도 상관없어?”

“사, 상관없어!”

이제는 숫제 고개를 쉴 새 없이 움직이기까지 한다.

“내가 정말 너를 믿어도 될까? 아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원정은 능력 우선 선발이 아니야. 조합을 우선해서 선발했다. 그런데 네가 견딜 수 있다고? 정말로?”

“만일 내가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면, 오빠가 그 자리에서 나를 죽여도 좋아.”

“이게 말하는 거 하고는. 내가 너를 왜 죽여.”

“아니야. 정말이야. 오빠가 어디 가서 죽으라고 하면, 당장 가서 죽을게. 정말로.”

그럼 혹시 침대에서 죽어볼 생각은 없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농담을 던지기에는 이유정의 분위기가 굉장히 심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좋다. 괜히 아무나 뽑아서 조화를 망치느니, 현 조합을 살리는 길이 백 배는 낫다. 나머지 사용자는 오롯이 원정에만 신경 쓰게 해 전투력을 보존하고, 이유정은 말한 대로 그 외의 일을 맡게 될 것이다.

“좋아. 가서 준비해.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다.”

“오, 오빠!”

마침내 허락해준 순간, 이유정은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저 미소가 며칠 후 어떻게 변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과연, 잘한 일일까.

*

안개가 조금 심하기는 했지만, 서늘하고 고요한 날이었다. 새벽 남 도시 정문에는 나를 포함한 14명의 사용자가 모였다. 한소영 같은 경우는 나보다 일찍 와 있었고, 선율은 정확한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정문의 경비병은 불안한 표정으로 우리를 흘깃거리고 있었다. 딱히 말도 안 했는데 모두 하나같이 두터운 로브를 걸치고 온 탓이다. 아마 질 나쁜 음모를 꾸미는 음험한 모임으로 보고 있지 않을까.

“모두 모였습니까? 한 명이 부족한 것 같은데.”

“저기 오고 있네요.”

경비병에게서 시선을 떼며 묻자 김한별이 묘하게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가리키는 방향을 응시하자, 몸에 총 세 개의 카오스 미믹을 두른 채로 헐레벌떡 달려오는 이유정이 보인다. 붉은 머리카락은 물론, 허리 부근의 카오스 미믹이 찰랑찰랑(?) 움직일 정도였다.

잠시 후, 멀미를 하는 듯 나직이 울어 젖히는 아기 카오스 미믹의 소리가 들리는 동시, 이유정이 도착했다.

“어머, 꼴찌네? 나는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이 가장 싫더라.”

선율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머리카락을 배배 꼬면서 말했다.

“…죄, 죄송해요. 준비한 물건들을 확인하느라.”

이유정은 잠깐 내 눈치를 살피더니 어색이 고개를 숙였다. 선율의 킬킬 웃는 소리가 이어졌다.

“농담이에요. 농담~. 그나저나 여명의 검투사가 짐꾼 역할이라니, 이 원정대 정말로 기대되는데요?”

선율은 생글생글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자기 딱 내 스타일이야.” 라고 말하며 이유정을 껴안기까지. 딱히 악의는 없어 보이나 손이 은근슬쩍 엄한 부분을 건드린다. 시선을 돌리자, 무언가 고소해 하는 김한별 옆으로 필사적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는 이유정이 보였다. 나를 애타게 쳐다보는 게, ‘마치 이런 것도 참아야 해요?’ 라고 묻는 듯하다.

“자, 그럼….”

선율에게 적당히 눈치를 준 후, 조용히 운을 떼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자 문득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형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발 직전인 이 순간에도 나는 형이 없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짙은 색 마법사 코트를 입고 오연히 서 있는, 그러나 나를 보면 살짝 웃음 짓는 형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 그 정도로 형의 부재가 아쉬운 원정이다.

‘아니지. 안 돼. 정신 차려라, 김수현!’

이윽고 나는 세차게 머리를 가로저었다. 갑자기 한소영의 빤한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방금 내 심리를 읽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시간이 됐다. 현재 사용자 인원도 어디 가서 절대로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사실 이번 원정을 성공할지 아직은 장담할 수는 없고, 또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분명 내 탓은 아니나,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다가올 재앙에서 벗어나려면, 어쩌면 지금이 ‘골든 타임’인지도 모른다. 그래.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출발하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출발을 알리며 몸을 돌렸다. 이미 준비는 마친 상태라, 지체 않고 정문을 나섰다.

“사, 사용자 분들의 생환을 기원합니다!”

이윽고 후방에서 들려오는 거주민 경비병의 외침이, 비로소 본격적인 원정의 시작을 알렸다.

*

첫날, 행군은 나름 괜찮은 분위기였다. 이유정을 중심으로 한 일반적인 방진의 형태로 우리는 거침없이 붉은 황무지를 가로질렀다. 황무지를 벗어나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별다른 괴물은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간간이 탐험에서 돌아오는 캐러밴과 마주칠 뿐이었다. 엄청난 안정화 속도. 그동안 사용자들이 얼마나 아틀란타에 관심을 쏟았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러나, 도시를 떠나고 나흘째로 접어들던 날.

우리는 첫 번째로 통과해야 할 지역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넓고 푸른 초원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현아. 잠시만. 무언가 이상해.”

한쪽 무릎을 꿇어앉은 임한나가 땅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를 불렀다.

사흘간 이어진, 무난한 행군의 끝을 알리는 목소리였다.

============================ 작품 후기 ============================

아. 몇몇 독자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신 듯하네요. 예고 시스템은 스포일러가 아니라, 그날 연재가 언제 올라올지 제가 코멘트에 알리는 방식입니다. 자정 연재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요즘처럼 늦는 경우 언제쯤 올라올지 기약 없이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드리고자 시작했는데, 제가 최근 예고 시간마저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잠시 끊어둔 상태입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고민 중입니다. 예고 시스템은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제가 또 저번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혹시 원하는 분이 많으시다면, 다시 한 번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게요. 물론 어지간하면 자정 연재를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_(__)_

붐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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