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5.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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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5. 기회가 찾아왔다.
일이 꼬여버렸다.
오히려 히로인 공략이 너무 쉬워서 이렇게 일이 꼬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방과 후 일이 있은 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나에게 미소를 짓던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소름을 느꼈다.
아니, 분명히 안 된다고 거절했는데 이렇게나 막무가내로 하려는 건 도대체 뭐란 말이야.
네가 썸 타는 그 자식한테나 처음부터 그렇게 막무가내로 사귀자고 했으면 일도 쉽게 풀렸을 건데 왜 그런 건 나한테 하고 그 자식한테는 안 해서 나만 고생하게 만드냐고!
후.... 일단은 진정하자. 그러면 일단은 그녀 앞에서 뭔가 NTR 작업을 하기엔 힘들다.
아니, 애초에 NTR이라는 게 누가 보는 앞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일단 학교에선 그녀가 나를 감시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
그럼 안 보이는데서 하면 된다는 거잖아?
어차피 방과 후 그녀는 그녀석이랑 작업하는 중일 거고 나는 그 남는 시간에 다른 녀석들 작업을 하면 된다는 간단한 이야기다.
“쉽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일단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를 확인해보았다.
그러면 방과 후에 누구를 노리는 것이 베스트려나.
일단 제일 편했던 방법인 박아영을 공략하는 것은 방과 후가 된다면 상황이 조금 바뀐다.
그녀석도 일단은 연인관계니 방과 후가 되면 지 남친이랑 놀고 있을게 뻔 하니 뭘 하긴 힘들고.
거 누구 없으려나....
띵동
그런 생각을 하며 휴대폰의 연락처를 뒤적이고 있자 누군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음? 이런 시간에 누가? 딱히 누군가 올 사람이 없을 텐데?
갑작스럽게 울리는 초인종에 나는 의아함을 느끼며 혹시 그녀가 온 것일까 걱정을 하며 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여~ 금태양씨.”
“응? 네가 왜 와?”
문을 열어 집에 방문한 사람을 확인하자 그곳에 있는 것은 뒷자리의 박아영씨.
어째서 네가 우리 집에 찾아오는 거냐. 남친이랑 데이트할 시간 아니었냐.
“내가 찾아온 게 굉장히 불만이라는 말투다?”
“불만은 무슨, 의아해서 물어보는 거지. 남친은 어디 팔아먹고 다른 남자한테 찾아오는 거야. NTR 당하길 바라는 거냐?”
“전혀 아니거든요. 난 너 같은 난봉꾼타입은 별로라 지금 우리 남친이랑 사귀고 있는 거거든.”
“그러니까 그 남친은 어디가시고 왜 혼자 우리 집에 찾아 오냐고요.”
장난 식으로 NTR을 말하자 혀를 내밀며 바로 반박하는 박아영씨.
아니,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면 도대체 나한테 왜 찾아오신 거냐고. 나는 설마 그냥 이 게임세계 난이도가 완전히 이지모드라 건드리면 바로 다 NTR 당하는 줄 알았네.
심지어 그렇게 쉽게 넘어온 그녀도 나름대로의 공략과정은 있었는데 설마 학교 대화 이벤트만으로 그리 쉽게 공략이 되나 싶었지.
물론, 그녀도 공략이 되었다기보다 뭔가 NTR을 하려다 중도 실패 느낌이 조금 강하긴 했지만.
일단 성공 표시가 안 뜬걸 보니 단순 그렇게 공략하면 성공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게 말이야.”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있자 나와 이야기하던 박아영이 잠시 손을 꼼지락거리며 이쪽 눈치를 보았다.
엥? 뭔가 나한테 눈치볼만한 부탁이라도 있는 건가?
무언가 머뭇머뭇 거리며 내 눈치를 살살 보는 박 아영의 모습에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을 할 때쯤 박 아영은 마음을 다잡은 듯 내 어깨를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말하였다.
“남자는 어떤 걸로 흥분해?”
“....................네?”
“..........................”
“...........................”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말하고는 바로 창피해져 버린 것인지 그대로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여버린 박아영.
그런 박아영을 보며 나는 도대체 얘가 뭔 소릴 하나 싶어 멍하니 있다 우리 둘은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정적을 유지했다.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어.... 음.... 일단 오늘 점심시간 때의 이야기와 이어서 생각하자면 정조관념이 너무 뚜렷한 남친을 침대에 끌고 가봤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니 슬슬 뭔가 이것저것 해보다가 도무지 방법을 찾지 못한 이 녀석이 기어코 나에게 남자가 뭐에 흥분하는가 물으러 왔단 이야기인가.
음. 뭔가 정리를 하니까 정리가 되긴 된다만.....
보통 그런 걸 물어?! 뭐에 흥분하냐니?! 애초에 사람마다 꼴림 포인트는 제각각인 법인데요?
“어....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할까?”
박아영의 말에 조금 당황하며 생각하다 일단 계속 현관 앞에 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박아영을 집안으로 들여오기로 하였다.
“시, 실례할게...”
내가 말하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아영은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일단 집으로 들어왔다.
뭔가, 차라도 준비해줘야 하는 건가. 보통 만화에서 보면 이런 상담을 해줄 때는 차 같은걸 타주면서 상담을 하거나 하던데..
아 그런 건 보통 일본만화에서나 그러나? 뭐, 일단 가장 중요한건 우리 집에 차 같은게 없다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다 나는 일단 박아영을 우리 집 소파에 앉혀 놓은 뒤 일단 집에 있는 커피믹스라도 타서 한잔 건네주기로 했다.
그래. 역시 한국인하면 묵심 커피하나 타서 주는 게 짱이지.
그렇게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대충 커피를 탄 나는 소파에 앉아있는 박아영에게 한 잔 가져다주며 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자, 일단 한잔 받아.”
“고마워.”
“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시고. 한 모금 마시고 일단 이야기 좀 해보자고.”
커피를 가져다주자 커피를 후후 불며 한 모금 홀짝 마신 박아영은 잠시 커피의 따뜻함을 느끼며 진정이 된 듯 커피를 내려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내가 오늘 내 남친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
“그래. 그래서 방금 이야기를 듣고 대충 무슨 이야기일까 잠시 생각해봤는데 설마 하는 그 생각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거면 솔직히 말해 해줄 말이 딱히 없으니까.
사람마다 꼴림 포인트가 다 다른 건데 심지어 내 꼴림 포인트는 평균 남자들 꼴림 포인트가 아니라 음지의 NTR물이니까.
아니, 요즘은 그래도 조금은 양지로 올라온 편인가?
올라왔다 한들 그래봤자 음지, 마니악한 문화인 건 변함없지만.
“아마 생각한 게 맞을 거야.”
“그러냐. 조금 까놓고 말하자면 니 남친이 뭐에 꼴리는지 모르겠다 이런 거냐?”
“..........”
내가 말하자 아무런 말은 없었지만 슬쩍 고개를 끄덕이는 박아영의 모습에 나는 이마를 탁 치고 말았다.
역시나 그런 고민이었냐. 그런 고민을 나한테 말해봐야 뭔가 해결책이 없을 텐데.
“하아... 그래. 그러면 일단은 네가 뭐 남친을 꼴리게 하려고 뭘 했는지 말해보실까.”
“그, 그런 걸 꼭 말해야 하는 거야?”
나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박아영. 그러나 그렇게 부끄러워한들 애초에 꼴림 포인트를 물으러 온건 그쪽이다.
“그런걸 알아야 대충 소거법으로 말하지. 어차피 너도 대충 남자들이 이런 거 꼴린다는 걸 찾아보면서 니 남친한테 몇 개 시도해봤을거 아냐.”
“그렇지. 남친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서 유혹한다던가.”
“어떻게 유혹했는데?”
“어떻게냐니. 누워서 팬티가 보일 듯 말 듯 슬쩍슬쩍 움직이면서 유혹했지.”
“음... 은근히 꼴리긴 한다만 보통 그런 건 그런 고지식한 성격의 녀석들에게 통하긴 힘들지.”
“그래서 치마를 뒤집고 있어 봤습니다.”
“.......너무 노골적이잖아.”
그런 무식한 노골적인 표현은 나도 싫다.
“그렇지? 그래서 팬티에는 별로 흥미가 없나 싶어서 넥타이 풀고 단추 몇 개 풀어헤친 다음에 살짝 옷을 헐렁하게 입어서 조금 무방비한 상태로 있어봤거든.”
“나쁘지 않은 방법이군.”
“더우면 이거 입으라면서 자기 여동생 반팔 트레이닝복 놔두곤 그대로 방을 나가버리더라.”
“.............아, 아니지. 오히려 트레이닝복에 꼴리는 타입일수도 있는 거지.”
“갈아입으니 그냥 평범하게 아무렇지 않게 대해줬어.”
“가드가 강한 타입이군.”
“나...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걸까?”
“거기까지 갈 필요야. 뭐, 대충 은근히 표현하는 거에 가드가 심하다면 완전 발가벗은 뒤에 마! 한번 하자! 하면서 짐승처럼 달려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니겠어?”
“.......................”
“.......................”
장난 식으로 한 나의 말에 내 쪽의 시선을 피하면서 아무런 말도 없는 박아영.
설마... 그걸 진짜로 해본 거냐...?
그리고 그 자식은 그런 기회를 가드를 치면서 날려버린 거고?
아.. 이걸 진짜로 해버리네 히히!
어허! 뭐하는 거야! 정신 차려! 금태양! 너까지 정신을 날려서 어쩌자고!!
어쨌거나 가드가 말도 안 되게 단단한 녀석이라는 점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녀석을 대체 왜 사귀는 건데?
뭐, 가드가 단단한 거만 아니라면 완벽하다 이건가?
하지만 대놓고 알몸으로 한번 하자는데 이걸 창피하게 그냥 가드를 올려버리는 것도 좀...
어쨌거나 이걸 그렇게까지 시도를 했으니 나한테 결국 자문을 구하러 온 것이구만.
음... 그런 거라면.....
그런 생각을 하다 나는 순간적으로 번뜩 든 생각에 잠시 생각을 멈췄다.
아니, 잠깐만 내가 왜 순순히 이 녀석들 고민을 들어주고 있는 거야.
어차피 나는 금태양이고 또 마침 이런 NTR을 할 좋은 기회가 왔는데 그냥 순진하게 이 녀석들 고민해결만 해줄 생각을 하고 있었네.
괜히 이런 거에 과몰입을 하면 안 된다.
이 이전에도 과몰입해서 하나 날려먹은 그녀라는 존재가 있잖아.
물론 그건 내 문제라기 보단 그쪽의 문제였던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게 된 이상 이런 기회가 왔으니 나는 철저하게 녀석들 고민 해결이 아니라 이 기회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어디 한 번 이 금태양의 마수에 빠져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