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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1화 〉 외전 If ­ 붕괴

본문

쿵푸벳

〈 341화 〉 외전 If ­ 붕괴

* * *

머리 위로 차가운 비가 끊임없이 쏟아져 내린다.

너무나 차가워서 내 뇌마저 얼려버릴 것만 같은 차가운 빗줄기. 그토록 애원하고, 울부짖어도 결코 멈추지 않는 차가운 빗줄기가……. 토해낸 내 숨결마저 무참히 뭉개버리며 거칠게 쏟아져 내렸다.

"구노목. 네 마음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그 순수하고도 탁한──『악의(??)』를 부정하지 말렴."

세찬 빗줄기가 가린 눈앞의 사람은 누구인가?

내게 이토록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원수인가, 내게 복수를 할 기회를 준 은인인가.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애초부터 포기하려고 했으니까 생각하길 거부했다.

린이가 죽었다.내게 있어 가장 소중할 그녀가 죽었어야만 했던 그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내 왼팔 위로 떠오른 검붉은 눈동자가 그 이유를 설명하려 했지만──.듣지 않았다.

"구노목……?"

눈앞으로 뻣뻣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에 나온 당혹감일까, 아니면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서 해준 마음일까.

모르겠다. 알 생각도 없다.

그런데도 이젠……. 알 수 있었다.

『──이건 전부 다 너희들 때문이라는 거야.』

전부 다 너희들 때문이야.

왜. 도대체 왜 너희들의 그 개 좆같은 계획에 우리가 휘말렸어야 하는 건데?

호프의 악행을 막기 위해?

이제껏 당한 다른 이들의 복수??

네가 죽기 위해???

전부 다 병신같아.

린이가 죽은 것도, 내가 이런 고통을 느끼게 된 일 전부……. 전부 다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만 없었다면 우린……. 분명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고…….

그러니까──.

"전부 다 죽여줄게……. 마법소녀든, 재앙의 존재든 한 새끼도 남김없이 전부 다──."

머리 위로 내리꽂히는 비가 멈추지 않는다.

차가운 빗줄기에 머리가 웅웅 울리고, 두 눈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이 피를 흘리는 것처럼 아프다.

눈앞이 피로 된 눈물에 물들어 새빨갛게 문드러지고, 머리 위를 끝없이 두드리던 빗줄기가 새카맣게 썩어 문드러진 내 마음처럼 짙은 먹이 되어 눈앞으로 쏟아내리자──.

나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그것들을 향해.

끝없는 『악의(??)』를 토해냈다.

* * *

3년이 지났다.

이 세상에『악의(??)』란 재앙의 존재가 나타난지 벌써 3년…….

그것의 출현으로 그 자리에 있던 전설의 마법소녀 두 명과 다수의 엘리트 마법소녀들이 모두 사망했고,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이제 더 이상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짙은 악의에 물들었다.

『악의(??)』는 하늘 위로 끊이지 않는 검은 비를 흩뿌린다.

검은 비에 젖은 이들은 모두 극심한 악의에 취해, 누군가가 자신을 음해하려 하는 착란 증상을 보이거나, 아무런 동기도 없이 주변 사람들을 악의적으로 헤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렇게 비에 젖은 일반 시민들이 커다란 혼란을 일으키고 있던 그때, 호프 브라이트니스는 자신의 압도적인 힘으로 많은 이들을 그 혼돈 속에서 구해내는. 가히 모두의 영웅이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호프 브라이트니스는 당당하게 선언했다.

저 존재를 자신과 모든 마법소녀들의 힘을 합쳐 퇴치해 보이고야 말겠다고. 앞서 희생된 모든 이들의 죽음을 결코 헛되게 하지 않겠다 모두의 앞에서 당당히 맹세했고──.

맹세를 한 그날로부터, 아무런 성과도 없이 벌써 3년이 지났다.

칙칙한 어둠이 드리운 검은 하늘. 끝없이 쏟아져 내리는 검은 비. 이곳으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강을 타고 흘러 전 세계의 바다를 잠식하기 시작한 더러운 검은 물──.

창밖으로 무수히 쏟아지는 그것을 바라보며, 호프 브라이트니스는 책상 위에 얼굴을 파묻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저기……. 아무나 대답해 주렴……."

호프의 물음에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 혼자만이 존재하는. 이제는 불조차 들어오지 않는 마법소녀 컴퍼니의 새카만 현관홀 앞에서, 호프는 자신의 머리를 책상 위에 처박으며 아무도 듣지 않을 혼잣말을 계속해서 흘려대고 있었다.

"비에 젖으면 마법을 쓸 수 없어……. 비에 젖지 않는 위치에서 마법을 쏘아내도, 마법이 비에 젖으면 사라져……. 비에 젖으면 귀환 마법도 쓸모가 없어져서……. 이젠 다들 싸우는 것조차 두려워해……."

강한 정신력을 가진 마법소녀들은『악의(??)』의 비에 젖어도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일까?

몸이 비에 젖으면 마법을 쓰지 못한다. 감정에 휘둘리든 말든 그것은 절대적이었다. 그것이 그의 진정한『권능(??)』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 더 이상 아무도……. 아무도 그것과 싸우려 하지 않았다. 싸운다고 해봤자 그냥 개죽음 당할 것이 뻔하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싸우기로 했다.

나에겐 권능도 있고, 여러 가지 비밀 수단도 있었으니까……. 이성을 잃어버린 재앙의 존재 하나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당당히 그 앞에 나섰지만…….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에게서 도망쳤다.

얕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권능이 고작 마법을 못쓰게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비에 잔뜩 젖어도 내 몸은 권능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아무런 상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있던 중심은 무언가가 달랐다.

그것의 눈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흘러넘치는 두 줄기의 새빨간 눈물이. 뺨을 넘어 바닥마저 가득 적신 그 새빨간 피웅덩이가 내 몸을 적시자──내 권능이 무너졌다.

권능이 무너지자 아무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무겁게 휘둘러쳐진 새카만 쇠파이프가 내 몸뚱이를 뭉개다 못해 찢어놨고, 목 위로 찢겨나간 머리가 다행히 피웅덩이에 젖지 않아 곧장『소원(??)』을 빌어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저기……. 이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해……?"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야 모두 죽었으니까 들려올 리 없었다.

레인도, 레모나도 없다. 그날, 그 괴물에게 모두 찢겨죽었다. 그 시체조차 회수할 수 없었다. 그럴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두 무릎을 가슴 앞으로 모아들어 끌어안았다.

애절한 마음으로 이곳까지 찾아와봤지만, 그것을 이길만한 무언가가 단 한 가지도 보이지 않았다.

마왕의 마법이건, 만들어낸 괴인이건, 재앙의 시체들을 다루건……. 그것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무서울 뿐이었다.

"부탁이야, 아무나……. 아무나 제발……."

"후~ 오늘도 비가 세차네!"

덜컥 열린 현관문과 검은 비에 젖은 머리를 태평하게 털어내는 누군가.

무릎 끝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살며시 털어내며, 광원이 없는 이곳에서 영롱한 붉은 눈을 검붉게 빛내는 한 명의 소녀──.

"하츠!!!!!!!!!"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자마자, 호프가 넘어지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뛰쳐나갔다.

퓨얼리 하츠. 과거 자신이 재앙의 존재『절망(??)』으로 만들어버린 그녀였기에, 분명 그녀가 이렇게 반갑게 맞이할만한 존재가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호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 반기며 만날 사이였던가?"

"미안……. 내가 잘못했어……. 정말……. 진심이야……. 정말로 미안해……."

하츠를 끌어안은 호프의 두 팔이 잘게 떨리고 있다.

두려움이 담긴 떨림이었지만, 그것은 지금도 밖에서 비를 휘몰아치고 있는 그것을 향한 두려움은 아니었다.

"저, 저기 있잖아! 우리 둘이라면 저걸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나, 저기 엄청나게 많이 생각했었거든?! 그, 그러니까……"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 가, 갑자기 이런 얘길 하는 것도 좀 당혹스럽지?! 내, 내가 잘못했어! 일단 차라도 마시면서 얘기할까?! 어, 응! 여기 문 닫은지 오래됐지만 차 정도는 남아서……."

호프는 애처로웠다.

눈앞에 놓인 촛불이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것 같아 안절부절 못하며, 두 손으로 그것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는 그녀에게──.

"『악의(??)』를 만든 건 나야. 너를 죽이려고 만든 괴물이라고."

조그마한 죄악감도 느끼지 않는 표정으로, 그녀의 애처로운 촛불을 꺼뜨렸다.

"그렇……. 구나……."

호프는 뻣뻣하게 웃으면서도 찻주전자에 물을 채우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뜨거운 물이 가득 찬 찻주전자에 떨리는 손으로 티백을 던져 넣은 그녀. 거기에 더해, 두 개의 컵에 담긴 차를 들고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그 모습에. 하츠는 웃고 있던 얼굴을 차갑게 굳혔다.

"저기 이거……."

"필요 없어. 내 상상 이상으로 글러먹어졌구나, 호프."

"어, 어……?"

"내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벌써 잊어버린 거야? 아니, 애초에 숨길 생각도 없었구나, 너?"

마시라고 건넨 찻잔을 쳐내 깨뜨리고, 격해진 억양을 숨기지도 않고, 그녀가 그렇게 호프를 향해 소리를 쳤지만──.

호프는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좋아? 내가 이런 미친 짓거리를 저질렀는데도,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도 좋아?"

"아, 아냐……. 그런 게……."

"도대체 왜 재앙 같은 걸 만들어냈던 거야, 너……. 난 한 명만으로도 이렇게 죄악감이 흘러넘치는데, 너는 도대체 왜 그런 죄악감을 단 하나도 느끼지 않고 있는 거냐고!!!!!!!"

하츠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내리꽂혔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웃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들어온 충동에 그녀가 손에 퓨레라를 쥐고서 그 목 앞까지 칼날을 들이밀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웃고 있을 뿐이었다.

"한심해……. 고작 이딴 외로움으로 꺾여버리는 녀석을 죽이려고……. 내가 지금까지 이런 짓거리를 벌여왔다니……."

"죽이지……. 않는 거야……?"

"죽이지 않는 거냐고……? 그래……. 죽이지 않아……."

하츠는 그녀의 목에 겨눈 퓨레라를 거두었다.

"하, 하하……. 고마……."

"넌 그냥 이렇게 혼자서 죽어버려."

그녀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녀의 앞에서 멀어져 갔다.

"자, 잠깐만 기다려!!! 가지 마……. 부탁이니까 제발 가지 말아줘!!!"

황급히 앞으로 내던진 팔이 허공을 휘저으며 균형을 잃은 몸이 바닥으로 넘어진다.

바닥을 기면서까지 붙잡으려 했던 그녀의 발목은. 빠른 발걸음에 그 근처에도 못 가고 손이 바닥만을 쓸었다.

"또다시 나를……. 외톨이로 두지 말아 줘……."

투둑. 굵게 맺힌 눈물방울이 호프의 두 뺨을 타고 뜨겁게 흘러내렸다.

지금껏 보여왔던 그 어떤 얼굴보다도 진심이 담긴 그녀의 얼굴 표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츠는 결코 그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마침내 그녀가 닫혀있던 유리문을 열어 그 밖을 나가자──.

"혼자서 그렇게…….『절망(??)』에나 빠져 죽어."

검은 비만이 쏟아지는 매일.

검은 빗소리만이 들려오는 매일.

어째서인지 그날 단 하루. 그것도 아주 잠깐 어두운 하늘이 개었음을 관측할 수 있었지만. 그것과 동시에, 오랜 기간 실종되었던 호프 브라이트니스가 마법소녀 컴퍼니의 현관 홀에서 홀로 목을 매달아 죽어있던 것이 발견되었다.

* * *

매일 같이 비가 온다.

내게서 소중한 사람을 뺏어간 빌어먹을 빗줄기가. 그치는 날 한번 없이 지겹도록 쏟아내지고 있다.

아……. 그런데 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게 누구였지…….

애초에 소중하다는 게 어떤 거였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차가운 비가 내 머리를 때리면서, 내 기억까지 차갑게 얼려가는 것만 같다.

차가운 비를 하염없이 맞아내고, 뜨거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내가 왜 살고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스러운 매일매일.

가끔 정신이 멍해질 것 같은 하루도, 내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어온다.

그런데 소중한 사람이라는 게 누구였지? 아니, 소중하다는 게 뭐였던 거야?

"……아."

입안으로 차가운 비가 차오른다.

입안으로 뜨거운 눈물이 차오른다.

문득 마음속으로 가득 찬 무언가의 감정을 토해내자──. 이 주변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던빌어처먹을 개자식들이 몸뚱이를 움츠리며 두려움 섞인 목소리를 토해냈다.

"돌격!!!!!!!!!!!!!"

새카만 우비를 뒤집어쓴 수많은 소녀들이 내 눈앞으로 뛰어든다.

하나, 둘. 이 이상으로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 숫자를 세며, 눈앞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을 보이는 족족 쳐 죽였다.

밟아 죽이고, 찢어 죽이고, 던져 죽이고, 터뜨려 죽이고, 부숴 죽이고, 때려죽이고, 죽이고, 또 쳐 죽인다.

죽이는 이유는 이젠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음이 시키니 죽였다. 죽일 때만큼은, 비가 차갑지 않아서 좋으니까 죽였다.

그런데 문득, 어깨가 쑤셨다.

누군지는 까먹었지만, 얼마 전에 누가 내 어깻죽지를 있는 힘껏 갈라놨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아프다. 그래도 그 뒤에 곧바로 쳐 죽였으니 만족한다.

근데 누가 이걸 노리고 공격해오면 어떡하지?

차가운 빗줄기가 깨운 걱정. 그 걱정마저 더한 격정이 깨뜨리며 연신 눈앞의 고깃덩이들을 두들겼다.

피가 터지고, 상처가 갈라진다.

아프다는 느낌조차 이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갈라진 상처를 향해 계속해서 공격이 꽂히고 있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어서……. 공격하는 녀석들을 계속해서 조졌다.

하지만 도중에 아주 날쌘 놈을 만났다.

다른 놈들과 똑같이 새카만 우비를 뒤집어썼지만, 용케도 이 폭우 속에서 몸 어느 곳도 젖히지 않은 채 내 공격을 피해 상처 속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때려 박고 있었다.

피가 터지고, 살이 갈라진다.

갈라진 어깻죽지를 꿰뚫고 들어온 공격이 내 어깨째로 왼팔을 그대로 뜯어냈지만, 틈을 비집고 들어간 내 주먹이 그 복부를 정확하게 관통했다.

배가 터지고, 새카만 우비 밖으로 검붉은 피가 토해내진다.

분명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을 텐데도, 그 의지력이 어찌나 강한 지. 찢어진 우비 속으로 비가 스며들지 않게 허리를 숙인 그것이 손에 쥔연두색의 롱보우를 내게 겨누어 들었고──.

"이제 그만 끝내죠……. 스위츠 씨."

어두운 우비 속에 비친 얼굴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진 그 얼굴이.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도 더욱 차가워진연두색의 두 눈동자를 어둡게 굳히며, 그녀가 잡아당긴 화살을 나를 향해 쏘아냈다.

"──아."

꿰뚫렸다.

앗, 하는 순간에 꿰뚫려 버렸다.

철퍽하는 소리와 함께 반만 남은 몸뚱이가 더러운 구정물 위로 떨어져 내리고, 멍하니 하늘을 향한 내 눈앞을 새카만 검은 비가 때린다.

연두색의 소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그 안에는……. 나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만족하신 건가요……. 그날, 블라섬 씨도……. 파우더 양도……. 다른 모두를 그렇게 다 죽였어야만 만족하실 수 있었던 건가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게 하는 얘기인 건가?

이해할 수 없는 그 이야기에 멍한 시선만을 내비치자, 내 얼굴을 때리는 이 빗줄기보다도 더 차가울 그녀의 기대감 없는 시선이 싸늘하게 두 눈을 감았다.

"그런가요……. 그날로부터 10년이란 긴 시간이 지났는데……. 당신이 절 기억하고 계실 리 없겠죠."

소녀는 그대로 등을 돌려 내개서 멀어졌다.

"괜찮아요…….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수많은 다른 소녀들의 부축을 받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 한마디를 끝으로──.

"아……. 갰다……."

검은 비가 끊이지 않았던 어두운 하늘이. 드디어 맑게 개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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