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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조선군관-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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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벳

4화 자네 부친께서는 어떻게 지내시나

줄행랑치는 조선인들을 쫓지는 않았다는 말에 멱살을 쥔 손을 푼 송진일이 한동훈을 보며 물었다.

“정말 이대로 회령까지 끌고 가실 겁니까?”

“그럼, 그냥 죽이자는 말이냐? 겨울이라 시체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

사실 한동훈도 저들을 죽이는 것이 속이 편했지만, 시체를 어설프게 처리하다 이들이 속한 마을에서 한동훈 일행을 쫓아올지 몰랐다.

한동안 돌아가지 않으면 아마 사냥이라도 나간 줄 알고 찾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오세운과 더 거리가 멀어질 것 같습니다.”

“시체를 처리할 좋은 방법 없을까?”

“돌을 다리에 묶어 강에 밀어 넣을까요?”

“얼어붙은 강을 깨는 것도 일이다.”

“그럼 불에 태울까요?”

“살 타는 냄새를 맡는 것도-”

“그럼 그냥 땅에 묻는 것도.”

“삽질하다 오세운을 놓치면-”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둘이 살벌한 이야기를 나눌 때 고통스런 신음을 내던 여진인들이 다급히 말했다.

“살려 주십쇼.”

장난치며 화살을 날리던 때와 달리, 눈가에 공포가 가득했다.

여진인들이 왜 이러나 살폈더니, 개똥이가 살벌한 말들을 옆에서 통역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상처 때문에 고통스러운데, 자신들을 죽이는 여러 방법까지 들려오자 공포에 질려 버린 것 같았다.

한동훈이 여진인들을 보며 말했다.

“일단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끌고 간다.”

* * *

무산에서 얻은 말과 저들의 말을 번갈아 이용하며 포로들을 묶은 채로 쉬지 않고 달렸다.

짧은 싸움이었지만 적잖이 시간을 손해 본 터였다.

“살려 주세요.”

한동훈 일행 뒤로는 몸이 묶인 채 말 위에서 여진인들이 소리 내 울고 있었다. 화살에 맞은 상처가 다시 벌어진 탓이었다.

지혈된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흐르고, 말발굽이 땅에 닿아 충격이 몸을 칠 때마다 고통에 몸부림쳤다.

고통은 최석 또한 느끼고 있었다.

그는 말 안장 위에서 토를 했다.

“웩웩”

멀미 때문에 아침에 먹은 음식물을 게워 내고 있었고, 토하는 소리와 함께 여진인들이 우는 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시끄러운 하모니가 계속되자 한동훈이 개똥이에게 물었다.

“재들 왜 우냐?”

“그러게 말입니다. 너희 왜 우냐?”

개똥이의 물음에 갑자기 더 크게 곡을 했다.

여진인 포로들은 사실 이 조선인들이 무서웠다.

죽이는 방법을 토의하더니, 자신들을 일부러 고문하고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았다.

“제발 살려 주세요.”

개똥이의 통역에 한동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 제대로 통역하는 거 맞아? 살려 준다고 했는데 재들 왜 자꾸 살려 달라고 하는 거냐?”

“저도 모르겠습니다.”

개똥이는 그 말을 끝으로 먼 산을 바라봤다.

여진인에게 죽은 아비의 복수를 생각하며 고의로 모른 체하는 건지, 통역 실력이 부족해서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잠시 후,

한참을 달려 나가자 오세운이 이끄는 무리가 보였다.

한동훈과 송진일의 얼굴을 확인한 오세운과 몸종들은 긴장이 풀렸는지 저마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하며 달려왔다.

“한참을 쫓아왔다. 별일 없었더냐?”

“오는 길에 강 건너에서 활을 쏘아 대는 바람에 무서워 혼났습니다. 저들은 누구입니까? 혹시 무산에서 이곳까지 쫓아온 자들입니까?”

“아니, 너희에게 활을 쏜 놈들이다. 우리한테도 쏘기에 잡아 왔다.”

“아-!”

“시체를 처리하기 힘들어 회령도호부에 넘기려 한다.”

“저들이 혼잣말로 뭐라고 하는 겁니까?”

“안 죽인다고 말했는데도 계속 살려 달라고만 할 뿐이니 이상한 놈들이다.”

한동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 * *

회령 근처 두만강변 파수대.

나뭇잎으로 은폐한 수풀 사이 파수대에서 조선어가 흘러나왔다.

“누구냐!”

번을 서고 있는 파수꾼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활을 겨누고 있었다.

한동훈이 말고삐를 잡아당기며 살짝 앞으로 나섰다.

“우린 부방 온 군관들이다. 회령으로 부임하는 길이다.”

“어디서 개소리냐! 근래에 못 보던 자들인데 어디서 온 자들이냐?”

한동훈의 반가운 목소리에 돌아온 건 싸늘한 대답뿐이었다.

파수꾼들은 오히려 활시위를 더 팽팽하게 당겼다.

“경상도에서 이곳까지 먼 길을 왔는데, 무슨 소리요?”

성질 급한 송진일이 한동훈 옆으로 나섰지만, 파수꾼들은 경계를 풀지 않았다.

“삼남 지방서 올라오는 길은 반대편이다. 어디서 수작질이냐. 퉤. 뒤에 피투성이 여진인들은 또 뭐고?”

파수꾼들은 한동훈 일행의 말을 믿지 않고 있었다.

이미 부방 온 군관들이 도착 점호를 끝내고 각 지에서 근무한 지 오래였다.

점호 시간도 지났을뿐더러, 남쪽에서 왔다는 이들이 오히려 북쪽에서 내려온 꼴이라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대치 상태가 지속하자 한동훈이 품에서 신분 패를 꺼내 들었다.

경상좌병사에게 출발 점호할 때 받은 패였다.

“여기 신분패요!”

패를 알아본 파수꾼들이 활시위를 천천히 풀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근데 어찌 저기서 온단 말이오?”

* * *

2인 1조로 번을 서던 파수꾼 중 한 명이 한동훈 일행을 회령도호부로 안내하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한동훈 일행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남쪽부터 이어진 고된 길이었다.

중간에 산을 헤매기도, 추위에 덜덜 떨며 잠을 청하기도 여러 날이었다.

모든 것이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다들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피투성이 여진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파수꾼들을 보는 순간 그들은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살았다. 이제 이 미친놈들로부터 해방이야.’

아프다고 아무리 말해도, 안 죽인다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계속 답했다.

뭐가 문제인데 자꾸 우는 것이냐는 눈빛에 그들은 어느 순간 깨달았다.

자신들이 미친놈들한테 붙잡힌 것이라고.

안내하던 파수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체 그동안 뭐 하신 겁니까? 북쪽에서 내려오시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산속을 헤맸다니까-”

한동훈이 파수꾼들에게 똥 씹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희희낙락하는 몸종들과 달리 군관으로 부임해야 하는 세 명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있어 회령은 도착이 아니라 군 생활의 시작점일 뿐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늦어 버렸다.

이미 점호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고 한다.

저 멀리 회령도호부의 건물들이 보였는데, 한동훈 눈에는 꼬여 버린 군 생활로 보였다.

“이런 망할!”

* * *

“충!”

종 5품인 회령판관 앞에 한동훈 일행이 큰 목소리로 군례를 올렸다.

점호에 늦은 만큼 목소리는 더 우렁찼다.

하지만, 판관은 군례를 받지 않고, 조용히 이들 일행을 쳐다보기만 했다.

“어찌 된 건가?”

“길을 잃었습니다!”

“어쩌다가?”

“정평에서 산을 타고 올라왔습니다.”

“정평? 내가 알고 있는 정평 말인가? 거기서 함흥평야로 올라오지 않고 왜 산을 타나?”

평야를 두고 왜 바로 산을 탔는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는데 솔직히 말할 수는 없었다.

조선이 너무 가난해 보여 북방으로 가는 길에 밑천을 마련하고자, 초피를 욕심내다가 산을 탔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연사에서 무산을 거쳐 이곳으로 왔습니다.”

“연사? 거기 아직도 사람이 살던가? 길을 잃어 한 달이나 늦었다고 북병사께 어찌 보고한단 말인가?”

판관이 머리가 복잡한지 혀를 끌끌 찼다.

한동훈이 죄스러운 표정을 한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리, 방법이 없겠습니까? 길을 잃은 걸 어찌합니까. 도와주십쇼.”

“자네들처럼 삼남 지방에서 출발한 이들이 벌써 근무를 선 지 오래네. 도움을 줄 방법이 없네. 일단 부사 영감께 얼른 보고하러 가세나.”

수많은 이들을 관리하는 처지인 판관은 냉정한 태도를 보였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시작부터 위기에 처한 한동훈이 경상좌병사 이항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항의 말에 따르면 회령에도 한동훈의 부친과 연을 맺은 사람들이 많다고 했었다.

“뭔가? 말해 보게.”

“제 부친께서 울주군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자네, 길을 잃었다더니 머리도 어디 놓고 온 건가? 울주군 이야기는 왜 하는 거지?”

한동훈이 꿋꿋이 대답했다.

“아버님 함자는 한 주자 원자를 쓰십니다.”

“흰소리 그만하고 얼른 따라오게나.”

판관이 황당한 표정으로 방을 나가 버렸는데, 한동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시펄. 망했군.’

* * *

“충!!”

이번에는 종 3품 회령부사였는데, 한동훈 일행의 군례는 받지 않은 채 한참 서류만 보고 있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건지 고개를 들어 일행을 본 부사가 판관을 보며 말했다.

“도착 점호가 끝난 지 오래인데, 지금 도착했다는 건가?”

부사의 말에 판관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일들을 풀어내고 이들의 처분을 물었다.

“영감, 어찌할까요?”

“장 스무 대를 치게. 행영에 계신 북병사께는 별도로 장계를 보냄세.”

그만 나가 보라는 듯 회령부사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리자, 판관이 서둘러 한동훈 일행을 데리고 나가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부사가 물어 왔다.

“음. 가만! 어디라고? 울주?”

부사의 말에 판관이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예?”

부사는 엉거주춤 일어나서 한동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혹, 자네 부친께서 훈련원부정을 지내시지 않으셨는가?”

* * *

회령부사 집무실.

“하하하! 그리됐구먼! 내 자네들의 용기에 감탄했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도 큰 용기가 있을 게 아니겠는가? 그래. 내 이런 걸 좋아함세. 평범하게 평야를 통해 오는 것보다 산을 타면서 모험을 하다니 말일세!”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부사가 크게 웃자 옆에 있던 판관도 덩달아 웃었다.

정평에서 산을 타고, 길을 잃었던 일이 모험으로 둔갑하고, 무모함과 탐욕은 용기로 포장되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한동훈은 부친의 이름을 팔기 전에 약간 망설였다.

사회도 군대도 그렇지만, 20년 넘게 생활하다 보면 은원이 생기는 법이었다.

친한 지기가 늘어날수록, 적도 똑같이 늘어나는 것이 인간관계였다.

조선의 아버지와 척을 진 사람을 마주한다면 무척 곤란할 터였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하던 한동훈에게 부사가 친근히 말했다.

“경상좌병사께서 보낸 인편으로 자네 이야기를 들었네. 점호 때 자네를 찾을 수 없어, 의아했는데- 이렇게 올 줄이야. 잘 왔네! 잘 왔어!”

부사는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그때 조심스럽게 판관이 옆에서 물어 온다.

“영감, 혹시 어떤 인연이신지?”

판관이 조심스럽게 묻자 부사가 옛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예전에 참 많이도 나를 갈궜지.”

부사의 한마디에 방 안에 있던 이들이 모두 얼음이 되었다. 플레이 정지 버튼을 누른 마냥 얼음이 되던 이들이 어색한 눈으로 부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일행들의 반응을 즐겼는지 부사가 갑자기 파안대소했다.

“하하하. 농담일세.”

“하하”

“이건 진짜라네. 자네 부친께서 내 목숨을 구한 적이 있네. 그러니 자네들도 그렇게 얼어붙을 것 없어.”

부사의 말에 한동훈의 얼굴에 회색이 돌았다.

“그래, 부친께서는 어떻게 지내시나?”

“나라를 위해 후학을 양성하고 계십니다.”

한동훈이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분께서는 당연히 그럴 만도 하실걸세.”

“저도 아버님께 부사 어르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동훈은 그냥 으레 하는 말을 던졌다. 하지만 잘못 던진 모양이었다.

“그렇군. 뭐라 하시던가?”

“….”

“으하하. 자네 나를 계속 웃기는구먼!”

* * *

부사의 집무실은 어느덧 담소 자리로 바뀌어 있었다.

한동훈은 그간에 있었던 일을 다 풀어놓고 한참을 듣고만 있던 부사와 판관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들이 여진인들을 포로로 끌고 왔다는 걸 듣기는 했네만, 그런 사정이 있었군. 그럼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나?”

“말씀해 주시면 따르겠습니다.”

“북병사께 내가 장계를 보내겠네. 자네가 무산에서 구해 온 조선인과 이번에 데리고 온 여진인들을 써먹음세. 자네는 사실 제시간에 올 수 있었던 게지. 그런데 월경한 조선인들을, 아니 끌려갔다고 말해야겠지. 여진인에게 끌려간 조선인들을 알게 되었네. 결국, 그들을 구하기 위해 자네는 고군분투하다 늦은 거지. 결국, 열댓 명이 넘는 조선인을 구출하고, 여진인들을 포로로 잡아 귀환한 셈인 거야.”

전후 사정을 알고 있던 송진일과 오세운이 침묵할 때, 한동훈이 웃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 * *

장계를 든 기병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북병사에게 보고하기 위해 행영으로 가는 전령도, 무산광산에 남겨 둔 조선인들을 확인하려는 자들도 있었다.

“형님, 괜히 일이 커지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그냥 기다려 보자꾸나.”

송진일의 말에 편히 대답하던 한동훈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은 여진인들에게 다가갔다.

“개똥아, 내 말을 전해라. 네놈들은 이곳에서 앞으로 소금을 캔다.”

한동훈의 말에 개똥이를 비롯한 일행들이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쳐다봤다.

소금이라니? 무슨 말인가?

“빨리 내 말을 통역해라.”

한동훈의 재촉에 개똥이가 붙잡힌 여진인들에게 말했다.

“저기 보이느냐? 저기부터 여기까지가 염전이다. 땅을 한참 파다 보면 소금이 나올 테고, 소금이 나오면 너희들은 자유다.”

개똥이를 통해 집 마당 앞에서 소금을 캐라고 전달받은 여진인들이 저마다 웅성거렸다.

“소금이 나오면 풀어 준다니까?”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는 한동훈에게 송진일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형님, 여기가 바다도 아니고, 그냥 멀쩡한 땅인데 소금이 나오겠습니까?”

“그거야 모르지. 일단 소금이 나올 때까지 땅을 판다!”

* * *

한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조정에서 자네를 권관(權管)으로 임명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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