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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조선군관-3화

본문

쿵푸벳

3화 사고 치기 전에 줘야 하는 건 개평

회색빛 광산 언덕에 한동훈이 말에 올라탄 채 서 있었다.

아직 무산 마을 사람들과 여진인들이 도착하기 전이었다.

무산광산의 자철석(磁鐵石)이 보여 주는 회색빛으로 가득한 언덕을 둘러보는 한동훈에게 최석이 물었다.

“나리, 이곳은 참 신묘한 곳입니다. 땅에서 광석을 캐서 녹이면 바로 철이 된다니요.”

“바로 앞에는 마을이 있어 인부도 구하기 쉽고, 강이 있으니 운송도 쉬운 곳이다. 철제 농기구를 생산하기에 딱 좋은 곳이지.”

“그래서 저들이 여진인들과 손을 잡은 거군요. 참으로 위험한 작자들입니다.”

“연사와 무산에 파견된 관리들이 도망갔다고 하니, 그만큼 이 나라가 무너진 탓도 있다. 배고픔에 허덕이는 무지한 저들만을 어찌 탓할 수 있겠느냐?”

한동훈은 그 말을 끝으로 말없이 무산을 바라봤다.

두 번의 왜란과 기근을 겪은 조선의 상황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이제 와 자신이 왜 이곳으로 돌아왔는지 누군가를 탓할 마음은 없었다.

‘엉망진창인 조선 땅에서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야겠다.’

한동훈이 굳은 결심을 할 때, 저 멀리서 무산에서 온 사람들과 여진인들이 재물을 가지고 오는 것이 보였다.

* * *

한동훈 일행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무산 마을 사람들이, 오른편에는 여진인들이 서 있었다.

포로로 붙잡힌 여진인들은 곧 풀려난다는 생각에 상기된 얼굴이었다.

반대로 송진일과 최석은 잔뜩 얼굴이 굳어 있었는데,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손에 칼을 쥔 채 놓지 않고 있었다.

한동훈이 앞으로 한 발을 내디디고 말을 꺼냈다.

“우리 일행 중에 먼저 떠난 이가 있다. 만약 우리가 회령으로 수일 내 도착하지 않으면 조선군을 이끌고 너희들을 토벌하러 갈 것이다.”

최가의 납치를 알게 된 한동훈은 나머지 일행들은 오세운이 끌고 회령으로 가게 했기에 거짓은 아니었다.

한동훈의 말을 개똥이가 통역하자 퉁가라는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미 무산 마을의 석가와도 이야기가 끝났으니 더는 말하지 마시오. 조선인 16명과 약속했던 물품이요.”

혹시 도망갈까 싶어 줄에 묶어 온 조선인 노예들과 말을 퉁가가 먼저 건넸다.

한동훈이 고갯짓을 하자 최석이 달려와 말 위에 매달린 봇짐들을 열어 물품을 확인했다.

초피는 서른 장, 표피는 두 장, 말은 세필, 알이 굵은 진주가 한 무더기였다.

조선인 노예들은 남자가 열세 명에, 여자가 세 명이었는데 명나라 노예는 필요 없다는 한동훈의 말 때문에 조선인들로 채워 온 것 같았다.

노예들은 다들 못 먹고 고단한 노동에 시달렸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여진인들이 노예를 심하게 부린다는 소리가 사실이었다. (주1)

“여기 초피 서른 장과 조선인 노예들이다.”

한동훈은 최석에게 건네받은 가죽과 조선인들을 그대로 석가와 곽영명에게 건넸다.

“음? 지금 무얼 하는 거요?”

그 모습을 보던 퉁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따졌다.

“이제 이 노예들과 물품들은 내 것인데, 너희가 무슨 상관이냐?”

“아니,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소.”

한동훈의 말에 틈은 없었지만, 퉁가를 비롯한 여진인들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목숨값을 건네는 것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부족민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져온 터였다.

그런데 상대가 재물을 받자마자 조선인 마을에 넘기는 것 아닌가?

혹, 조선인들끼리 짜고서 자신들을 속인 건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퉁가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곽영명과 석가가 나서서 해명했다.

“오해하지 말게. 우리도 지금 당황스럽네.”

“절대 짜고서 그런 것이 아니네.”

퉁가에게 해명한 곽영명이 한동훈을 보며 물었다.

“나리, 어째서 저들에게 받은 물품을 저희에게 넘기시는 겁니까? 자칫 서로 간에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회령까지 조선인들을 데리고 갈 수 없지 않은가? 여기에 맡기고 가는 것이지, 내가 저들의 주인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니 여진인들에게 돌려주면 안 되네.”

“그게 무슨 뜻인지요?”

“말 그대로다. 회령에 도착하면 관에 일러 노비 문서는 새로 만들어 보내겠다. 그때까지 저들을 부탁한다.”

“그럼 초피 서른 장은 왜 주시는 겁니까? 남쪽에서는 비싸게 거래되는 물품입니다.”

한동훈도 그 값어치를 알기에 무산 마을에 건넨 초피가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피와 노예들을 두고 감으로 여진인들이 자신들을 추적할 만한 동인을 낮추려고 했다.

원래 사람은 먹을 게 커야 움직이는 법이었다.

“우리도 초피를 얻으러 여러 날 산을 탔기에 그 가치를 잘 안다. 초피를 경비로 써 이번에 구출한 노예들을 잘 먹고 입혀라. 저들 중 손재주가 있는 이들은 기술을 가르치고, 재주 없는 자들은 철광석을 캐도록 해라. 여진인들은 철광석을 캐지 못하게 하고.”

한동훈의 말에 개똥이의 통역을 들은 퉁가가 물었다.

“우리는 철광석 채집하지 말라는 것이요?”

“어찌 조선 땅을 너희들이 감히 침범하느냐? 너희 대신 저들이 철광석을 캘 것이다. 조금 기다리면 숫자가 늘어난 장인들이 네놈들이 원하는 만큼 물량을 댈 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한동훈은 일단 광산에서 여진족들을 떨어트리려 했다. 모양새가 너무 좋지 않았다.

그들이 철제 농기구를 만주의 다른 여진인들에게 팔아 유통 수수료를 먹는 것은 핑계라도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땅을 넘어와 철광석을 캐는 건 어떤 핑계도 될 수 없는 일이었다.

* * *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한동훈이 회령으로 떠나려고 하자 곽영명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초피는 너무 많이 주신 것 아닙니까?”

“도박판에 왜 개평이 있는 줄 아는가?”

“개평이요?”

“그래, 개평을 주는 이유는 두 가지다. 돈을 다 잃고 흥미를 잃어 도박판을 떠날까 싶어서 주기도 하지만, 돈을 다 잃은 도박꾼이 사고를 칠까 싶어서 주기도 하는 거다.”

“….”

“내가 어떤 이유에서 줬을 것 같나?”

그 말을 끝으로 한동훈이 말을 박차 떠났다.

그 모습을 보던 곽영명이 석가에게 속삭였다.

“이보게 석가. 개평을 좀 줘야 할 테야.”

“곽노야. 그게 무슨 소리요?”

“나리 이야기를 못 들었나? 노름 돈을 다 잃은 도박꾼들이 사고를 치기 전에 수습하자는 말일세.”

그날 조선인 노예들을 끌고 가며 석가는 퉁가에게 초피 스무 장을 다시 되돌려주었다.

* * *

“대체 어디까지 올라간 거지-”

여진인들이 준 말을 갈아타며 빠른 속도로 올라갔지만, 먼저 떠난 오세운 일행을 찾을 수 없었다.

걸어가는 몸종들이 있기에 금방 따라잡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한참을 올라와도 일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난 것은 아닐까 생각한 한동훈이 속도를 올리려 하자 최석이 만류했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안 되겠습니까? 멀미를 할 것 같습니다.”

“허어-. 조금만 참거라. 빨리 오세운을 따라잡아야 한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노비가 말을 타는 경우가 별로 없었기에, 최석은 말 위에서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죽겠다는 최석을 쳐다보니 안색이 희멀건 것이 엄살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식사를 말 위에서 육포로 대신하려던 한동훈은 생각을 바꿔 속도를 늦췄다.

“조금 쉬었다 간다. 여기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한동훈의 말에 최석이 살았다는 표정으로 얼른 말에서 내렸고 송진일과 한동훈도 편안 자세를 취하며 휴식을 취할 때였다.

“형님, 무슨 일이 있는거 아닙니까? 어찌 이리도 안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길로 간 것이라면 슬슬 만날 때가 되었는데-.”

송진일의 말에 한동훈이 대답할 때, 멀리서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간 일행의 뒤에 있던 나무에 꽂혔다.

휙! 퍽!

나무에 꽂힌 화살대가 부르르 떨렸다.

기습이었다.

한동훈은 몸을 숙여 자신이 타고 온 말에 다가갔다.

송진일과 최석도 활과 화살을 챙긴 것을 보고는 엎드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니 여진인들이 보였다.

‘퉁가라는 놈이 정녕 우릴 쫓아온 것인가?’

처음에 한동훈은 무산에서 있던 일의 복수를 꿈꾸는 여진인들이 쫓아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강 건너편에 여진인 세 명이 활을 든 채 웃고 있는 걸 보면, 또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은 이쪽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배꼽을 잡고 웃고 있었다.

“너는 왼편, 나는 중앙을 맡는다. 최석 너는 그냥 엄호 사격을 한다고 생각하고 쏴라.”

한동훈의 말에 송진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석은 겁을 집어먹었는지 연신 몸을 떨며 한동훈에게 말했다.

“진짜 싸우는 겁니까? 저들이 장난으로 쏜 것 같은데요?”

“장난이 어디 있어? 조금만 옆으로 맞았으면 우리 중 누군간 죽었다. 내가 신호하면 동시에 쏜다.”

한동훈이 적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최석 말대로 자신들의 반응을 볼 생각으로 쏜 것인지 그들은 긴장감 없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 * *

“쏴라!”

한동훈의 지시가 내려지자 일행이 일제히 활을 쏘기 시작했다.

슈슝

웃고 떠들던 여진인들은 강 건너편의 조선인들이 겁을 먹고 도망갈 줄 알았지, 반격할 줄 몰랐다는 듯 화살이 날아오자 기겁했다.

한동훈은 적을 맞혔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화살을 쏘아 댔다.

물론, 시위를 놓는 순간 표적을 살짝 확인하고, 순간 그 방향을 트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른바 속사였다.

한동훈과 송진일이 세 번째 화살을 쏘았을 때, 아직 궁사가 익숙지 않은 최석은 두 번째 활을 시위에 걸고 있었다.

슈슝

한동훈과 송진일의 화살에 두 명의 여진인이 쓰러졌다.

남은 한 명도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반격해 보지만, 이미 선수를 뺏긴 탓에 그가 날린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결국, 남은 한 명도 한동훈이 날린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 * *

두만강은 강폭에 따라 달랐지만, 좁은 곳은 200M도 안 될 만큼 좁았다.

다른 여진인들이 있을까 싶어 결빙된 두만강을 조심스럽게 건넌 한동훈이 쓰러져 있는 여진인들을 살펴봤다.

“으으으.”

세 명 다 신음을 흘리고 있었는데, 급소는 피했는지 전부 살아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요?”

“저들을 회령으로 끌고 가야겠다.”

“회령으로요?”

“그래. 이곳에 그대로 두었다가는 이들이 속한 마을에서 추격대를 보낼 수도 있다.”

결국, 한동훈은 그들을 끌고 가기로 했다.

말에 태우기 위해 활대를 부러트렸는데, 여진인들은 고통스러운지 연신 앓는 소릴 냈다.

여진인들을 말에 억지로 태운 뒤 한동훈이 개똥이를 불렀다.

“왜 우리한테 화살을 쐈지?”

“그냥, 장난이었다.”

그나마 상태가 좀 괜찮은 여진인이 답했는데, 한동훈이 기분이 상해 화를 냈다.

“장난이었다고? 그 화살에 우리 일행이 맞았다면 죽을 수도 있었다. 언제부터 너희들이 우리를 그렇게 우습게 본 거지? 혹시 앞서가던 조선인들에게도 장난을 쳤냐?”

“낮에 지나가던 조선인들에게도 장난을 쳤다.”

“뭐? 그래서 어떻게 됐어?”

송진일이 말 위에 포박되어 있는 여진인의 멱살을 잡자 상처가 벌어진 탓인지 고통스러워했다.

“크아아악”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여진인을 송진일이 얼굴이 벌게져 재차 흔들었다.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니까?”

* * *

(주1) 14~17세기 약탈과 교역을 통해 본 여진 경제. 만주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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