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조선군관-1화
본문
1화 눈떠보니 조선군관
울주군 한옥.
비단 이불 속 한동훈은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몸이 쑤셔 얕은 소리를 냈다.
“큼.”
정신을 차렸다는 것이 밖에 알려졌는지, 한동훈의 신음 소리에 반색한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나리, 이제 정신이 드십니까? 어서 일어나셔야 합니다. 이러다 출발 점호에 늦겠습니다.”
‘점호? 점호라니? 이게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한 한동훈 앞에서 사내는 말을 쏟아 냈다.
“저도 회령에 20년 전 갔다 왔습죠. 지금 주인어른께서도 그때 부방에 가기 싫어했습니다. 가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하던지요. 그래도 1년 다녀오고 나면 금방입니다!”
‘이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한동훈은 사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멍한 표정이었다.
그때 웬 중년 부부가 들어와 누워 있는 한동훈을 보며 말했다.
“몸은 괜찮은 것이냐?”
“엄살 그만 피우고, 빨리 출발하거라.”
“한 달 내내 술만 퍼마시더니!!”
“부방을 가는 것에 너무 겁먹지 말아라!”
‘부방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린지!!’
한동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의 연속이었다.
* * *
일주일 후.
“도련님. 곧 출발하셔야 합니다.”
담배를 깊게 들이킨 한동훈이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내를 쳐다봤다.
그의 이름은 최석.
20년 전 회령에 다녀왔다는 행랑아범의 아들로 한동훈과 함께 회령으로 가기로 했다.
한동훈 가문은 대대로 이어지는 무반 가문으로 최석은 어렸을 때부터 한동훈의 검술대련 상대였다고 했다.
물론, 한동훈의 공격을 막아 내는 역할만 하느라 방어 검술만 익혔다 했지만-.
최석을 보다가 한동훈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미세먼지가 없는 조선의 하늘은 아주 시퍼렜지만, 한동훈의 마음은 썩어들어 가고 있었다.
‘분명 수색대 흡연장이었는데!!’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 자신이 갖고 있던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혼란의 연속이었다.
정신도 차리기 전에 주변에서는 부방을 가기 싫어 꾀병을 부린다 생각해 빨리 출발하라고 난리였다.
“후-.”
마음이 복잡한 한동훈이 연신 담뱃대를 빨아 댔다.
조선 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온 것도 황당한데, 눈 떠 보니 조선 군관이란다.
전역할 날만 새고 있던 그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말 군인이라고?’라는 말을 몇 번이나 중얼거렸는지 몰랐다.
신출신(新出身, 무과에 갓 급제한 사람)은 무조건 부방(赴防, 북방에서 1년 의무 근무)해야 한다는 것-.
부임지가 최전방 회령이라는 것이 한동훈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었다.
* * *
경북 영천-. 부방을 가는 군관들이 출발 점호를 하고 있었다.
경상좌병사의 지루한 연설 탓에 한동훈은 조금 전에 최석에게 물었던 것을 상기하고 있었다.
‘올해는 기사년입니다. 병자년은 아직 멀었는데 왜 그러십니까?’
앞으로 벌어질 일을 모르는 최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한동훈은 말을 잇지 못했었다.
정묘호란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곧 병자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영문도 모르고 조선에서 이렇게 생을 마감할 수는 없어!’
생존에 대한 다짐을 할 때 경상좌병사가 갑자기 한동훈이 서 있는 쪽으로 다가와 물었다.
“자네, 내 말을 듣고 있나?”
“예! 영감!”
한동훈은 딴생각을 한 것이 너무 티가 났나 싶어 순간 당황했다.
종2품으로 경상도 군권을 가진 좌병사가 지적하러 온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뜻밖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네 이름이 한동훈인가?”
“예!”
“울주군에서 왔고?”
“맞습니다!”
넋 놓는 모습을 너무 드러냈다는 생각에 큰 소리로 대답하자, 좌병사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자네 아버님은 잘 지내시는가?”
“?”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한동훈이 당황스러워하자, 좌병사가 한동훈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네 아비가 훈련원부정(訓鍊院副正)으로 있을 때부터 오랜 인연이 있었네! 이번에 자네를 부탁하는 편지를 받고, 어떻게 하면 군관으로 잘 성장할 수 있을지 많은 준비를 했지. 자넨 평생 무관으로 클 걸세! 걱정하지 말게나!”
“….”
“회령에도 자네 아비와 인연이 있는 이들이 많을 걸세. 항상 예우를 갖추고 따르게나. 자네 앞길을 잘 닦아 줄 사람들일세!”
“예, 영감!!”
자신의 집안이 무반 가문인 것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가문인가 싶은 한동훈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다시 한차례 한동훈의 어깨를 두드린 좌병사가, 부방을 떠나는 이들을 둘러보며 점호의 마무리를 지었다.
‘정묘년에 있었던 호란이 끝난 지 벌써 두 해가 지나 기사년이 밝았지만. 지금도 아직 우리는 저들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시작한 좌방사의 연설을 끝으로 영천에서의 출발 점호가 끝났다.
* * *
점호 이후 이어진 연회 자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과 달리, 한동훈은 조용히 구석에서 술을 들이켰다.
갑자기 자신 앞에 그림자가 보이자 한동훈이 고개를 들어 쳐다봤는데 거구의 사내가 넉살 좋은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그는 말도 없이 한동훈 옆에 앉은 뒤 술잔을 든 채로 인사를 건네왔다.
“포항의 송진일이이요.”
“반갑소. 난 한동훈이요.”
“큭. 이미 알고 있소.”
“내가 그리 유명하오?”
“아까 좌병사 영감 말이오.”
“아!”
졸지에 유명인이 돼 버린 한동훈이 씁쓸히 웃었다.
“그 이야기는 나도 처음 들었소.”
“음?”
“내 잠깐 사고로 정신을 잃어 며칠 누워 있었지 뭐요? 아직 기억이 온전치 못하니 이해하시오.”
한동훈이 그 말을 끝으로 술잔을 비우자, 송진일도 따라서 잔을 비웠다.
송진일은 밑잔을 털어 낸 뒤 말을 이어 갔다.
“나도 회령으로 갑니다. 영천의 오세운까지 이렇게 우리 세 명이 배치되었소.”
“오세운?”
그때, 얼굴이 붉은 사내가 아는 척을 한다.
“영천의 오세운이요.”
“울주의 한동훈이요. 나도 나를 잘 모르니 소개라 할 것도 없소.”
한동훈의 말을 실없는 농담으로 들었는지, 송진일과 오세운이 웃으며 술을 따랐다.
“우리 앞으로 잘해 봅시다!”
“회령까지 함께 올라가 봅시다!”
새롭게 만난 이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안동소주를 들이키며 한동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크게 웃고 있는 다른 군관들은 한복을 입은 기생들의 시중을 받고 있었다.
문득, 자신에게 배정된 기생이 생각나 바라봤는데 그 이름이 애월이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군관에게 술을 따르는 기생들과 비슷, 아니 똑같이 생겼다.
자신이 술에 취한 건 아닌지 눈을 비볐지만, 수많은 애월이가 보일 뿐이었다.
전부 튼실한 골반과 엉덩이를 자랑했는데, 아무래도 이곳 조선에서는 결혼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 * *
숙취 해소를 위한 대련은 한동훈의 승리로 끝났다.
수색대에서 배웠던 격투술을 영혼이 기억하고 있었는지, 힘겹지만 송진일과 오세운을 꺾을 수 있었다.
내기를 좋아하던 조선인답게 그들은 대련으로 형 동생을 정하기로 했는데 한동훈이 가장 맏형이 되었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 일행들은 삼척부 죽서루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리! 얼른 내려오십시오.”
평소 자신을 도련님이라 부르던 최석은 다른 일행의 눈치가 보였는지 호칭을 나리로 칭했다.
최석의 부름에 일행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자, 널찍한 바위 위 대구탕과 고봉밥이 놓여 있었다.
“무명베 2필로 갓 잡은 생대구와 쌀 6두, 콩 5두, 술 4덩이를 바꿔 왔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인심이 넉넉해 다행입니다.”
“고생했다.”
한동훈은 최석을 치하한 뒤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북방으로 올라오며 조선의 가난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각 지역의 역참에서 마땅히 제공해야 하는 초료(草料)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역참에 들려도 말 먹이로 줄 콩이 없었고, 숙박할 방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근처 민가에서 무명을 주고, 쌀과 콩을 살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가난한 동네는 본인들이 먹고살 것도 부족해 쌀을 내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식량이 떨어지면 그때마다 굶기 일쑤였다.
나라를 위해 부방(赴防)을 수행하는 이들이 저마다 갖고 온 노잣돈을 써 가며 이동하는 꼴이었는데 배부르게 밥도 못 먹는 현실이었다.
수저를 뜨며 한동훈이 일행들에게 말했다.
“조선이 너무 가난한 것 같군.”
“그나마 강원도는 사정이 좋은 거라 합니다.”
“맞습니다. 함경도로 올라가면 더 심하다 합니다.”
오세운이 함경도는 더 심할 거라는 말에 한동훈은 당장 팔기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빙하기 영향으로 이상 저온, 가뭄, 전염병 등 재해가 빈번했던 탓인지 이곳 조선은 가난해도 너무 가난했다.
한국에 돌아갈 방법도 없어 보이는데, 이런 곳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현실이 너무 참담했다.
‘팔기고 뭐고, 이제 대기근까지 오면 끝장나겠군!’
직업, 여자, 생활 환경까지 전부 최악이었다.
수저를 내려놓은 한동훈이 담뱃대를 꺼내며 다짐했다.
‘극악의 환경이지만 난 반드시 살아남는다.’
* * *
함경도에 도착한 한동훈은 초피(담비) 가죽이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평에서 산을 타고 북방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 가난한 조선에서 북방으로 가는 길에 가죽 몇 개만 챙깁시다.’라는 한동훈의 말에 일행들은 20일 넘게 산을 타고 있었다.
사냥으로 간간이 담비를 잡고 있었지만, 계속된 노숙으로 지칠 때 산 너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연기입니다!”
최석이 감격에 겨워 큰 소리로 외치자, 일행들 전부 반색하며 환호했다.
부방을 수행하러 같이 주인들을 따라서 온 노비들까지 열댓 명이 넘는 이들이었다.
다들 연기를 보고 좋아했는데 추위가 매섭기도 했지만, 이곳에 오면서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계속해 야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나마 한동훈이 사냥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 가죽을 분배했기에 힘을 냈지만, 한계까지 몰렸을 때 민가를 발견한 것이다.
일행들이 서둘러 산을 타고 내려가, 마을 초입에 가까워지자 마을 초입에서 땅을 캐던 사내가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요? 저쪽은 길이 아닌데 어째서 저쪽에서 내려오는 거요?”
사내는 경계심이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십여 명이 넘는 낯선 무리가 갑자기 산속에서 마을로 찾아온 것이다.
마을을 약탈하러 온 화적 무리라 보기엔 복장이 이상했다.
무기를 들고 있는 이들은 소수였고, 대부분 봇짐을 메고 있었다.
모자, 목도리, 조끼까지 북방에서도 값비싸기로 유명한 초피를 두른 것으로 봐서 부유한 사냥꾼 집단 같기도 했다.
얼핏 보면 얼굴이 전부 찌들고 엉망진창인 것이 비렁뱅이로도 보였다.
경계하는 사내의 모습에 한동훈이 웃으며 말했다.
“우린 회령으로 가는 무관들이다. 부방(赴防)을 위해 경상도부터 여기까지 왔네.”
* * *
연사 마을-.
오랜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된 한동훈이 사내에게 물었다.
“이 북쪽 땅은 왜 이렇게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인가?”
북방으로 산을 타고 넘어오는 동안 꽤 많은 지역을 지나쳤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예전엔 사람들이 꽤 많이 살았습죠. 춥고, 척박해도 나라님께서 금하신 탓에 남쪽으론 갈 수 없었으니까요. 다들 그냥저냥 입에 풀칠하며 살았습니다.”
척박한 함경도에 주민들이 아예 거주하지 않게 될까 우려해 조정은 남쪽으로 내려와 사는 것을 국법으로 막고 있었다.
사내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갔다.
“역병이 돌기도 하고 전쟁에 끌려가기도 했습죠. 가뭄에 먹을 게 없어 사람이 죽기도 했고, 별의별 일을 다 겪었습니다.”
“….”
“원랜 이 마을도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호피는 구하기 힘들어지는데, 관에서 나온 이들의 재촉이 심해졌습니다. 호랑이 잡기가 힘들어지자, 온갖 산물을 대신 가져갔습죠.”
“….”
“호피를 구매해 나라님께 보낸다 했다가, 나중엔 무명을 걷어 갔습죠. 그렇게 몇 년 지나자 하나둘 저 강 너머로 도망쳤습니다.”
호피 대신 무명을 낸 호속목(虎贖木)과 관료들의 괴롭힘에 사람들이 다 도망갔단 소리였다.
“도망쳐도 먹고살 길이 없지 않나?”
“거긴 관리들이 없지 않습니까?”
사내의 말에 한동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개판이 따로 없군.’
수탈하는 관리들과 현실과 동떨어진 조정 정책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든 북방에 거주하고 있던 이들마저, 강 건너로 도망가고 있었다.
“후금으로 도망갈 정도면…….”
말을 삼킨 한동훈이었지만 정말이지 한숨이 나오는 조선이었다.
* * *
며칠 후-.
연사와 가장 가까운 마을인 무산으로 출발하는 일행 앞에 웬 아이가 길을 막고 외쳤다.
“저도 데려가 주십쇼.”
체구가 유난히도 작아 보이는 아이였다.
“너는 누구냐?”
“전 개똥이라 합니다.”
“왜 데려가 달라 하는 것이냐?”
“여진족에게 팔려 가기 싫습니다.”
“무슨 사정인지 자세히 말해 보아라.”
한동훈의 말에 아이가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아비는 여진인과 싸우다 죽고, 어미는 몇 해 전 병을 앓아 죽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을에서 이가라는 사람을 선생으로 붙여 여진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여진어를?”
그때 웬 사내가 뒤에서 달려와 아이에게 외쳤다.
“키워 줬더니 이리 도망가려 하느냐!”
“왜 아비의 원수에게 제가 가야 합니까?”
“네놈도 거기서 통역하며 편히 살 수 있다. 네 아비를 죽인 마을이 아닌데 어찌 그러느냐?”
당시 여진어를 할 줄 아는 조선인은 꽤 비싼 값에 팔렸다.
조선과 무역을 하는 데 대동해서 하거나, 붙잡아 온 조선인 노예들을 부리는 데 써먹을 수 있어서였다.
흘러가는 상황을 알게 된 한동훈이 자신이 쓰고 있던 초피 모자를 이가라는 사내에게 던졌다.
“이 아이 값이다. 담비 모자다.”
허겁지겁 담비 모자를 줍는 이가를 뒤로하고 한동훈은 아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회령으로 가자꾸나. 이제 넌 내 것이다.”
잠깐의 소란 끝에 일행들은 다시 무산으로 향했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최석이 감동한 표정으로 한동훈에게 다가와 물었다.
“나리, 왜 저 아이를 구하신 겁니까? 사정이 딱해 눈물이 났지 뭡니까? 조선인이 여진인에게 사람까지 팔고 있을 줄 몰랐습니다.”
“응? 우리도 통역은 필요하다. 여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지 않으냐?”
“그럼?”
“저 아이도 좋고, 나도 좋은 일 아니냐?”
아이를 구출한 것으로 생각했던 최석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한동훈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여진인에게 담비 가죽을 사고, 조선에 비싼 값에 팔아먹으려면 통역이 필요하지!’
이곳으로 올라오면서 부방 온 군관들이 접경 지역에서 밀무역하며 한 몫 크게 잡는다는 것을 들은 한동훈이었다.
* * *
회령 인근 무산에 도착한 한동훈은 멀리서 달려오는 몸종을 바라보고 있었다.
철광의 상황을 보라고 보냈던 몸종은 온몸이 흙투성인 채로 허겁지겁 달려왔다.
“헉헉, 최가가! 최가가 여진인들에게 붙잡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