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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귀, 매화-183화

본문

쿵푸벳

183. 생전 이 검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떠오르는 이름이 두 개 있구나. 그 아이들을 만나보렴. 그 아이들이라면 진운의 행방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미령이 말했던 두 개의 이름 중 하나.

문중과 그의 조원들이 사천을 방문한 두 번째 이유.

그를 만나기 위해 문중은 당가의 전각을 빠져나왔다.

‘너는 입이 무거우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만, 노파심에 말해두마. 부디 다른 이에게 그 아이가 어디에 머무는지 이야기하지 말아다오. 세상이, 그리고 운명이 그 아이를 알아챈다면 더없이 시끄러워질지도 모른다. 맹주도, 그리고 진운의 다른 제자들도 정확히는 그 존재를 알지 못해. 어렴풋이 예상만 하고 있을 뿐. 그러니 비밀을 지켜주길 바라마.’

문중은 미령이 이야기하는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

진운과 어떠한 관계였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는 인물인지조차도.

그저 그자가 검귀 진운의 행방을 찾는 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과 이름.

문중이 알고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너무나도 모호하고 불확실한 정보였음에도 문중은 발걸음을 옮겼다.

어쩌면 진운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기에.

미령이 가르쳐 주었던 길로 향하던 문중이 멈춰 섰다.

문중은 그녀의 모호한 설명에 행여나 길을 잘못 찾은 것인가 염려하였지만 다행히도 자신이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드는 검기(劍氣)가 그것을 증명해 주고 주고 있었다.

조금만 늦게 알아챘더라면 그대로 목이 달아났을지도 모를 정도로 강한 참격.

문중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른 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을 바라본 순간 문중은 깨달았다.

지금의 그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더라도 듣지 않을 것을.

그리고 진정 자신이 옳게 찾아왔다는 것을.

허리춤의 검을 뽑아 든 문중은 가만히 상대와의 간격을 가늠했다.

열 발자국.

손에 들린 문중의 검이 휘둘러지며 커다란 곡선을 그렸다.

상당한 양의 내력이 담긴 그 일격을 막아내는 상대 역시도 그에 화답하듯 내력을 끌어올렸다.

문중이 그려낸 커다란 곡선은 가지가 되었고.

두 사람이 나누는 합은 꽃봉오리를 그리며 바람을 흩날렸다.

일곱 발자국.

상대의 검신에 짙은 빛의 검기가 맴돌았다.

문중의 검에도 마찬가지로 연분홍의 작은 꽃잎들이 흩날렸다.

두 검이 부딪히며 충돌하는 내력의 폭발이 그들을 둘러싼 공간을 뒤흔들었다.

숲이 흔들리고 바위가 움직일 듯한 충격에도 문중이 그리는 한 그루의 매화는 우두커니 자리를 지켜내고 있었다.

네 발자국.

총량의 싸움.

서로를 향해 퍼부어지는 방대한 양의 내력이 담긴 맹공들은 결국 쌓아놓은 내력의 양과 질로써 결정될 것이다.

어린 무인, 후기지수의 경지를 가볍게 뛰어넘고 당당히 그 이름을 알리는 문중.

그는 동 나이대의 무인들과 실력을 견주는 것을 거부할 만큼의 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내력보다 더더욱 그의 명성을 강호에 퍼트린 것은 정묘함이었다.

변검(變劍)과 환검(幻劍)이 수놓는 화려한 절경.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쾌검(快劍)으로 적수의 숨통을 끊어내는 정묘함.

화산의 검수들이 사랑하며 동경하는 매화.

그런 매화의 향기와 기품, 그리고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화산의 검, 이십사수매화검(二十四手梅花劍).

아직은 어린 나이였던 문중이 보았던 사내.

그 사내가 그려내었던 매화는 그러한 검이었다.

그리고 그는 문중에게 말해주었다.

‘스스로의 검에 현혹되지 않으며 그 검이 가진 목적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그때만 하더라도 문중은 알지 못했다.

사내가 문중에게 해주었던 그 조언은 사실 사내의 스승이 제자에게 해주었던 말이었음을.

그리고 지금은 알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화산의 제자였던 무영에게 진운이라는 스승이 말해주었던 조언의 의미를.

매화를 그려내는 매화검수로서 담아내야 할 검의(劍意)를 문중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한 발자국.

이십사수매화검의 마지막 수,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

마침내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의 향기는 만 리를 날아간다.

문중을 상대하던 사내는 볼 수 있었다.

문중이 그려낸 매화가 아름드리 피어나 그 우아한 모습을 온 세상에 보여주고 있음을.

퍼지는 은은한 향 속에서 느껴지는 굳건함, 마치 혹한의 겨울을 버텨내고 마침내 꽃피우는 매화의 굳은 의지를 담아낸 듯한 일검을.

문중이 화려함 속에 감춰둔 마지막 초식을 막아내지 못한 상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생전 이 검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아직은 어렸던 무영이 뿌려놓았던 씨앗은 지금 문중의 검 속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기억 속의 무영을 떠올리며 사내는 입을 열었다.

“매화를 그리는 것을 보아하니 화산의 제자인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 주시오. 이 앞은 지나갈 수 없소. 그대가 협(俠)을 수호하는 정파의 무인이기에 이리 간절히 부탁드리오.”

만약 방문객이 흑도를 걷고 있다든가, 혹은 어떤 불손한 목적을 갖고 방문한 것이라면 사내는 동귀어진을 해서라도 그를 막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미령에게서 전해 들었기에 문중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소인은 정협맹에서 온 문중이라고 하오. 그리고 염려치 마시오, 그대가 염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니.”

문중은 품 안에서 미령이 작성해 주었던 소개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미령의 필체와 인장을 확인한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누님께서 보내신 것이구려! 진작 말씀하시지 그러셨소! 괜히 긴장했구려. 자, 이쪽으로 오시오. 내 안내해 드리겠소.”

사내의 달라진 말투와 태도에 문중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할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소개장을 보여줘도 그놈들은 이를 악물고 모른 척할 게다. 실력을 보여주고 네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인정할 테니까.’

미령이 미리 언질을 주었기에 문중은 사내가 처음 그에게 검기를 날렸을 때도, 그리고 달라진 모습을 보임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사내는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를.

문중이 가늠하던 간격을 그가 얼마나 천천히 좁혀가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것이 맞닿았다면 그에게 더 이상 내일이 주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나저나 별일이구려. 누님께서 이곳을 알려주시다니. 저희도 몇몇만 이곳에서 그분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사내의 말에 문중은 답했다.

“매우 중요한 일이 있기에 가르쳐 주셨소이다. 자세한 것은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소.”

“괜찮소이다. 그분을 찾아오셨고, 누님께서 친히 소개장을 적어주셨다는 것은 분명 진운 대인과 관련된 일일 터. 내 괜한 질문을 하여 소협을 곤란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오.”

마치 그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덤덤하게 말하는 사내의 말에 문중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꽤 오랫동안 걸은 뒤 사내는 문중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도착하였소.”

사내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건물의 입구를 두드렸다.

잠시 뒤 어린 소녀가 문을 열어주며 낯선 이를 바라보았다.

“누님께서 보내신 손님이시다.”

간단한 사내의 설명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향해 따라오라는 듯 손짓했다.

문중이 사내를 바라보자 그는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저 아이를 따라가면 될 것이오. 본인은 이 밖에서 지키고 있을 테니 편하게 말씀 나누시오.”

사내의 말에 문중은 안내에 대한 감사의 예를 짧게 표한 뒤 자신을 기다리는 어린 소녀를 따라 걸었다.

건물은 기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바깥에서 보았을 때는 폐가가 된 객잔처럼 보였으나 그 내부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과 온기가 담겨 있었다.

객잔이라면 으레 손님이 식사를 하기 위한 장소가 있기 마련이었으나 문중이 발을 들어선 건물에는 그 자리에 정원을 가꿔놓은 듯 푸릇한 초목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건물 안에서는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졌으나 그들은 모두 어린아이들, 혹은 병약한 노인들이었다.

몇 가지의 의문점을 떠올리던 문중은 소녀가 발걸음을 멈추자 따라 멈춰 섰다.

소녀는 방 안으로 들어가 보라는 듯 손짓하였고 문중은 고맙다는 손짓과 함께 입을 열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미령 어르신의 소개를 받아 이리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문중의 물음에 방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오시지요.”

온화한 목소리에 문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며 예를 표했다.

“정협맹에서 오게 된 문중이라고 합니다. 임무를 위해서 미령 어르신께 도움을 구하던 중 당신을 만나라 권하셔서 이리 오게 되었습니다. 미리 연통을 보내지 않고 불쑥 찾아오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문중의 정중한 태도에 온화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무 염려치 마세요. 그분께서 이곳을 일러주셨다면 분명 깊은 뜻이 있을 터이니.”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문중은 고개를 들며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나이를 가늠키 어려운 듯한 인상과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을 느끼게 만드는 온화한 미소.

문중은 그 미소에 안도하며 자신이 이곳을 찾아온 목적을 꺼내놓았다.

“검귀 진운. 사라진 그분의 행방에 대해서 여쭙고자 이리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진운의 이름이 거론되자 온화했던 미소는 눈 녹듯이 사라지며 그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다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누구를 찾는다고요?”

문중은 무언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게 생기자 그는 수영과 광무를 떠올렸다.

‘수영 그 아이가 광무를 잘 보살피겠지.’

문중은 바깥의 상황을 알지 못했기에 그저 수영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더니…….”

개방의 방주, 관호가 혀를 차며 혼잣말을 뱉자 그를 지키던 거지들이 물었다.

“고것이 무슨 뜻이오, 방주?”

자신을 향해 묻는 거지를 바라보며 관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질문을 확실히 해라. 뜻을 묻는 것이 내가 말한 속담에 대한 의미더냐, 아니면 이 말을 꺼내게 된 정황에 대해서 묻는 것이냐?”

관호의 살 떨리는 물음에 거지는 긴장했다.

그리고 그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다른 방도들 역시 긴장했다.

그들은 이 상황을 알고 있었다.

분명 거지는 대답할 것이고, 관호는 그를 향해 장봉을 휘두를 것이다.

그가 어떤 대답을 꺼내던 간에.

온 강호의 정보를 모아서 그걸로 동냥밥 해먹는 거지가 속담 뜻 하나 모르냐며 그를 구타하든가.

혹은 지금 강호의 흐름을 알고 받아 든 정보를 규합하면서도 상황에 담긴 뜻을 눈치채지 못했냐며 구타하든가.

어찌 되었든 질문을 한 거지는 둘 중 하나를 택하며 답할 것이고, 관호는 어김없이 그를 구타할 것이다.

“둘 다 모르겄는디요.”

관호도, 그것을 지켜보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답이 거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방주, 방주! 정신 차리시오! 방주! 야, 이 잡것들아! 뭣들 허냐! 빨리 가서 의원 불러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대답을 들은 관호는 그 충격에 뒷목을 잡고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관호를 쓰러트린 장본인은 머리를 긁적이며 관호가 읽고 있던 네 장의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정협맹의 부맹주, 태극혜검 적우. 맹의 거처를 떠난 것으로 보이며 두 자루의 검으로 무장을 한 것으로 확인됨.

최근 흑교련과의 접점을 보이며 배신의 기미를 보이는 사천의 성화문을 직접 벌하러 정협맹이 직접 움직일 것으로 추측됨.

사천당가의 가주, 독왕 당소명. 각종 암기구와 독을 챙겨 당가의 전각을 나선 것으로 보임. 그 기세는 흡사 한 세가나 문파를 멸문(滅門)시키려는 듯한 기세였음.

중원 곳곳에서 방주를 향해 모여든 정보가 담긴 보고서들.

거지는 그것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게 뭔 뜻이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관호는 거지의 나지막한 혼잣말에 거품을 물고 다시 쓰러졌다.

“방주, 방주! 아이고!”

‘무슨 영광을 누리려고 맹의 장로직을 거절하고 저 꼬라지를 보아야 한단 말이냐.’

훗날 이 사건을 기록한 거지에 의하면 정신을 차린 관호가 한 첫마디는 바로 그것이었다.

붐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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