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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가 돈으로 나를 조련한다 (8)화

본문

쿵푸벳

08.

그리고 나는 정말로 출근했다.

“…로즈?”

“…전하?”

큰 한숨으로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나는 잠시 달력을 확인해야 했다.

1월 2일 토요일.

오늘은 분명히 휴일인데.

카시안이 자기도 쉴 거라고 분명히 말했던 것 같은데.

“새해부터 수당 챙기기라니, 역시 로즈야.”

“정말 새해부터 듣기 좋은 말을 해 주시네요.”

빈정거린 말에 카시안은 느긋한 얼굴로 미소만 지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양고기로 준비하라고 하면 되나?”

그리고 내 상사는 오늘도 정말 눈치가 지나치게 빨랐다.

*

오전은 집무실에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느긋했다.

연말에 몰아서 업무를 엄청나게 처리하기도 했고, 카시안이 왜인지 쉬운 업무만 골라 넘겼기 때문이었다.

그래 놓고 본인은 종종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 골몰하는 분위기라 뭘 하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업무에 집중하던 그는 평소보다 이르게 점심 식사를 권했다.

말한 대로 두툼한 양고기였다.

황실 요리사의 실력이 워낙 좋아 잡내 없이 딱 맛있게 잘 구워진 고기였다.

“황비도 이레놀 자작 부인도 로즈의 취향을 너무 모르는군.”

카시안은 내가 먹는 모습을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이야기했다.

“로즈가 좋아하는 건 고기, 술, 예쁜 건데 말이야.”

정말 내 취향은 귀신같이 잘 아는 말이었다.

심지어 점심이라 술 대신 차게 식힌 뱅쇼를 준비하게 시킨 것까지 무서웠다.

“물론 돈도 좋아하지만.”

그 말만 안 덧붙였으면 좀 더 호감도가 올라갔을 텐데.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카시안에게 이레놀 자작 부인에 대해 보고했다.

당당하게 그가 휴일 근무를 시켰다고 핑계를 댔으니.

“미리 보고하지 않고 행동한 점은 죄송합니다, 전하.”

“아니야. 그런 일엔 얼마든지 날 방패로 삼아.”

카시안은 느긋하게 고기를 입에 넣으며 답했다.

새삼스럽지만 카시안은 정말 깔끔하게 식사를 했다.

식기를 쥐는 법부터, 음식을 씹는 모습까지 정말 흠잡을 곳 하나 없었다.

분명 원작 속 카시안은 전장에서 구르느라 저런 예절이 조금씩 미흡해 비웃음도 샀던 것 같은데.

내가 주인공 파업한 게 이런 것까지 영향을 미치나?

살짝 양심의 가책이 덜어졌다.

카시안한테는 이래저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아서.

“그런데 로즈, 이번엔 이렇게 넘겼다고 해도 이레놀 자작 부인은 분명 또 그 영식에게 그대를 붙이려 들 거야.”

“알고는 있어요.”

“물론 얼마든지 오늘 같은 구실로 막아 줄 수는 있지만, 그런 건 그대 취향이 아니잖아.”

카시안의 말에 나는 마지막 양고기 조각을 입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해답은 이미 손에 쥐고 있었다.

*

황비가 나를 불러 이레놀 자작 영식의 이야기를 했을 때 기시감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이레놀 자작가에서 식사 모임 초대를 권했을 때 기시감은 확신으로 변했다.

‘원작 속 로젤리타가 큰일을 겪게 된 시점은 수도에 와서가 아니라, 황비를 만나고 난 뒤였어.’

이걸 먼저 눈치챘어야 했는데.

지난 1년간 잊고 살았던 꺼림칙한 그 감정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움츠러들긴커녕 분노가 차올랐다.

‘감히 직장인에게 자체 출근을 하게 만들어?’

이미 내가 충분히 파괴한 원작 따위 존중할까 봐!

자체 출근한 분노 탓인지, 원작 속 내용이 엄청 생생하게 떠올랐다.

‘잘 생각하게, 살리체 양. 그대가 굳이 카시안 황자를 위해 목숨을 걸 필요 있나?’

‘감사히 생각하도록 해요, 남작 가문에 제 아들이라니! 황비 전하의 은혜가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지요.’

‘그대에게 나쁜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무려 자작 영식이 살리체 남작가의 데릴사위가 되어 주겠다는 건데.’

정말 다시 생각해도 미친 자들이었다.

지들이 뭐라고 사람 의사를 무시해?

심지어 벌써 자기 아내가 된 것처럼 굴던 이레놀 자작 영식 또한 아주 재수 없었다.

‘내가 좀 손해 보긴 하지만, 참아 주도록 하지.’

껍데기도 알맹이도 쓰레기인 주제에 지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그래도 첫 번째 플래그를 원작 로젤리타와 달리, 나는 이미 분쇄한 셈이다.

식사 모임은 무척 사적인 자리라, 거기에 참석한 원작의 로젤리타를 두고 이레놀 자작 영식과 공인된 사이라며 황비가 먼저 나서서 말을 흘리기 시작했었으니까.

으, 어쩜 그렇게 끔찍한 소리를 할 수 있는 건지!

하지만 내게는 원작과 달리 튼튼한 상사 방패가 있었다.

뭐, 원작 카시안이 가만히 있던 건 아니지만.

도움이 되었어야 말이지.

그 카시안은 지금의 내 상사와 달리 너무도 어린애라, 계략을 쓰긴커녕 당당히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다.

그러다 황비에게 친구가 남의 결혼사에 참견하면 안 된다고 욕이나 먹었다.

원작 로젤리타는 홀로 고군분투하며 해명하려 했지만 그럴수록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다.

이미 혼약을 맺기로 해 놓고 무르려고 한다는 둥. 자작가를 무시한다는 둥. 말 같잖은 소리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로젤리타의 부모님에게 협박하기까지!

약혼을 받아들이면 다 없던 일로 해 주겠다고 하질 않나, 거절했을 때 살리체 영지가 어떻게 될지 생각이나 해 봤냐고 하질 않나. 아주 가관이었다.

물론 부모님은 끝까지 딸의 마음을 존중해 주고 싶다고 고개를 숙이며 사정했었다.

‘진짜 다시 떠올려도 짜증 나네.’

아무튼 부모님의 모습에 더욱 이를 악문 로젤리타는 온갖 정보를 다 끌어모아 자작가에 타격을 주고 그 상황을 해결했다.

물론 나한텐 원작 로젤리타가 데리고 있던 정보 길드는 없었다.

하지만, 대신 공권력이 있다!

내가 지난 1년간 저 겨울궁의 악마에게 시달리면서 털어 댄 귀족들이 얼마인지 모르나 본데.

나는 음산하게 웃으며 서류 뭉치에서 필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 정리하기 시작했다.

휴일 출근의 원한, 복리에 복리로 쳐서 갚아 주고 만다.

*

이레놀 자작 부인은 초조하고 또 기분이 나빴다.

‘고작 남작가 주제에.’

감히 우리 집안에 콧대를 세워?

‘아직 어린 아가씨지 않나, 수줍음을 타는 게지.’

황비 전하는 그렇게 말했다지만, 이레놀 자작 부인은 시건방지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황비 전하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이레놀 자작가를 넘보지도 못할 처지면서!

제 소중한 아들을 그런 식으로 밑지는 자리에 팔아 치우게 되다니.

오늘따라 화상 같은 제 남편이 짜증 났다.

‘그래도 내가 참아야지. 황비 전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나. 어린애니 교육하기 나름이라고.’

자작가에 들어오면 아주 눈물을 쏙 빼놓을 생각이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집안 빚을 갚으려 일한다고 말하는 꼴이라니.

뭐, 그래도 다행인 건 이 결혼만 성사되면 황비가 그 빚을 모두 갚아 준다고 했다.

살리체 남작가도, 그리고 이레놀 자작가의 것도.

‘그럼 그때부터 살리체 양이 버는 돈은 전부 우리 집안의 것이 될 테니.’

카시안 황자가 보좌관을 혹독하게 아껴서 큰 급료를 준다는 건 황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황비 전하는 로젤리타를 살리체 영지로 돌아가 살게 해 준다고 했지만, 이레놀 자작 부인은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제 귀한 아들을 그 멀고 험한 시골 영지까지 보내는 게 탐탁잖은 것은 둘째치고 좋은 돈줄을 뭐 하러 놀린단 말인가.

아들과 집안의 돈이나 축내겠다고? 제 주제에?

살리체 남작가를 위해 뼈 빠지게 일한다면 당연히 이레놀 자작가를 위해서라도 그래야지!

사랑스러운 제 아들에게는 정부를 붙여 주면 될 일이었다.

이레놀 자작 부인은 숨을 고르며 미래를 생각해 다시 한번 로젤리타를 불러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 거절하는 건 황비 전하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겁을 주면 알아서 카시안 황자에게 일을 빼 달라고 하겠지.

그러던 중 아래층이 소란스러워진 건 이레놀 자작 부인이 짜증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펜을 들었을 때였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다혈질 집사의 큰 목소리에 자작 부인은 짜증이 다시 치솟는 게 느껴졌다.

거기엔 펜 끝에서 새어 나온 잉크가 얼룩이 되어 새 편지지를 꺼내야 한다는 궁상맞음이 한몫했다.

진작 저 시끄러운 집사를 해고했어야 했는데.

“무슨 일인데 이리 소란스러워!”

자작 부인은 이번에야말로 잘라 버리겠단 생각으로 쿵쿵 발소리를 크게 내며 계단을 내려갔다.

하지만 그녀는 눈앞의 광경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사, 살리체 양?”

그곳에는 짙은 남색의 단조로운 드레스로 몸을 감싼 로젤리타의 모습이 있었기에.

저, 저 촌스러운 꼴은 뭐고 뭘 저렇게 우르르 달고 온 거지?

기가 차 자작 부인은 겨우 입을 열어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지요…?”

자작 부인의 물음에도 로젤리타는 근위 기사들과 일에 찌든 행정관들에게 내리던 지시를 마저 마무리한 후에야 몸을 돌렸다.

어안이 벙벙한 자작 부인을 향해 그녀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서류를 꺼내 보였다.

“1월 5일 14시 27분을 기해 이레놀 자작가를 압류 수색하라는 카시안 황자 전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무, 무슨! 압류라니!!”

자작 부인은 화를 내며 로젤리타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살리체 양, 당신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감히 곧 결혼해 들어올 집안에 이런 짓을 하다니!

무례도 이런 무례가 없었다.

그러나 로젤리타는 겁을 먹긴커녕, 빙그레 웃으며 그저 사무적으로 대꾸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서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작 부인.”

마치 이런 일이 아주 익숙하다는 것처럼.

‘저, 저 태도는 뭐야! 겁을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린 아가씨가 왜 저렇게 태연하단 말인가.

어째서인지 로젤리타의 모습 위로 황비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빈정거리던 겨울궁 악마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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