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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가 돈으로 나를 조련한다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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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벳

02.

오늘도 내 상사는 가차 없었고, 그의 말대로 아~주 맛있는 저녁 식사 대신 혹독한 야근이 뒤따랐다.

덕분에 고작 10분 거리인 내 스위트 홈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진짜 악독하고 미친놈 같으니….’

난 취업 사기를 당했어.

오늘도 과중한 업무로 몸도 마음도 피로에 찌든 나는 하녀가 준비해 둔 목욕물과 따끈한 스튜를 즐긴 뒤, 이불 속으로 금세 파고들었다.

폭 덮은 이불에선 기분 좋은 바스락거림과 맑은 햇빛이 녹아든 듯한 향이 났다.

‘…오늘 날씨가 좋았구나.’

이불 속에서 오늘의 날씨를 깨닫다니, 정말 내 인생 너무 슬픈 거 아니냐….

전생이랑 이럼 뭐가 달라진 거지?

조금, 많이 씁쓸해졌다.

기껏 주인공에 빙의했는데 결과물은 전생과 다름없는 월급 노예라니.

“하아아아암….”

한숨인지, 하품인지 알 수 없는 숨이 입 밖으로 내쉬어졌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함께 들었다.

수도에 갓 왔을 때는 이렇게 일상적인 시간이 없을까 봐 얼마나 벌벌 떨었던지.

약 1년여 전, 수도 기차역에 내릴 때만큼 긴장한 적이 내 인생에 있었을까.

하필 원작 속 로젤리타가 상경한 시기와 같아서, 그리고 그 목적이 남주 카시안 아르테즈를 만나기 위해서라서.

원작 속 주인공 로젤리타가 그랬듯 내게도 온갖 피폐한 사건들만 기다릴까 악몽도 꾸고 겁도 냈는데.

‘기다린 건 피폐한 사건이 아니라 내 하루하루를 일로 굴리는 악독한 상사였지.’

괜히 그 좋은 조건에 지원자가 나 혼자뿐이었던 게 아니었다.

‘살리체 양, 오늘은 이 서류만 다 끝내면 퇴근해도 좋아요.’

말이나 못 하면 밉지나 않지.

이 서류만 다 끝내면 퇴근해도 좋다고?

초반에는 넉넉한 월급과 매일 같은 악몽에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 법.

일로 굴려지고 굴려지며 현실에 익숙해지자 악랄한 카시안이 내게 주는 업무량에 욕이 나왔다.

그는 몇 초라도 월급 루팡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늘 산더미 같은 일거리를 내게 안겨 주기 시작했다.

‘이 정도는 그대에게 간단하겠지요, 살리체 양?’

심지어 칼퇴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득바득 손을 놀려 조금이라도 여유를 만들어 놓으면 무슨 단계별 학습도 아니고,

‘좋아, 로즈. 덕분에 이 일은 빨리 끝났군. 그러니 이 건도 부탁해, 퇴근하기 전까지 말이야.’

내가 적응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더더욱 많은 일감을 안기곤 했다.

그럼에도 못 때려치우는 건.

‘월급이 너무 좋아.’

기본급인 500골드만 해도 전생으로 따지면 체감 500만 원 정도 되는데, 이것만으로도 사실 경력 없는 신입이 받긴 어려운 돈이었다.

전생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카시안은 사람을 마구 갈아 댄다.

그리고 가는 만큼 돈을 준다.

지난 1년여 사이 내 월급은 무려 1500골드를 넘게 찍은 적도 있었다.

비록! 그달은 휴일이 거의 없었지만.

거기에 식비와 집세까지 없다 보니 돈은 고스란히 모였고 평생 갚을 수나 있을까 싶었던 집안의 빚도 이대로면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20년 정도면?

이 정도면 충분히 덜 막막하지 않은가! 전생에서 집 사려면 그 이상 은행에 갚기도 해야 한걸.

‘그리고 부모님도 힘내고 계시니까.’

영지만큼은 사수했으니, 풍작이 되거나, 어디서 온천이 솟아나거나, 갑자기 마석이라도 발견되면 좀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꼬박꼬박 돈을 벌면 모인 돈으로 사업을 할 수도 있을 테고!

그때는 주인공 빙의자로서의 특권을 망설임 없이 꼭 누릴 거야!

카시안 밑에서 20년이나 굴려질 수는 없지.

그랬다가는 틀림없이 과로사가 더 빠를 거니까.

‘그래도 정말 평화롭네.’

나는 애써 꾸벅꾸벅 감기는 눈에 저항하며 생각을 이어 나갔다.

손에 쥘 스마트폰도 없는데 일찍 자는 게 아까운 건 직장인이면 어쩔 수 없는 특성인지.

피식,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런 일상적인 불만을 토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서, 카시안을 욕할 수 있는 것도 그저 직장 상사이기 때문이라서.

로젤리타가 된 뒤, 카시안과 엮이지 않도록 피했지만 그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재밌게 읽은 소설 속 남주였고 그는 여주에게만큼은 악덕 상사가 아니라 따스한 모습을 보여 주곤 했다.

내 고생뿐만이 아니라 그가 고생할 게 뻔해서 더 엮이지 않으려 한 부분도 있었다.

카시안 아르테즈, 제국의 2황자.

용모 수려, 업무 능력 최상, 검을 쓰는 것으로도 대적할 자가 없음.

그는 정말로 남주다운 고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피폐물 속 남주답게 그의 인생도 그만큼 고난도였다.

태어나면서 어머니를 잃은 것도 모자라 황실 직계라면 당연히 타고났어야 할 푸른 눈까지 없었다.

당연히 황실은 발칵 뒤집혔다. 푸른 눈을 타고나지 못한 것만으로도 큰일인데, 황자의 눈 색은 보랏빛이었다.

‘신으로부터 미움을 산 것입니다!’

1황자의 모친이었던 황비가 그 사실을 알자마자 기겁하듯 외치며 그를 매도했다.

황제 또한 아들을 품기 어려웠다. 아름다운 금발과 보랏빛 눈. 그중 어느 것도 황제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없기에.

‘뭐, 덕분에 카시안은 엄청 힘들었지. 어릴 때는 굶주림에, 암살자에, 독에 죽을 뻔하고. 좀 커서는 험한 전장으로만 보내지고.’

원작에서 로젤리타와 엮이던 것도 그런 생사의 고비 중 하나였고.

늘 혼자 이겨 내던 카시안은 처음으로 받은 타인의 손길에 소중함과 애정을 품고 로젤리타를 위해 살기 시작했다, 뭐 그런 이야기인데.

‘그 로젤리타가 탈주해서인가.’

지금의 카시안은 위협으로부터 많이 벗어난 대신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되어 버렸다.

일에 미친 놈이 되어서 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 황제도 섣불리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덕분에 그 부하 직원인 나도 갈리고 있고, 하하.

나는 카시안의 욕을 시원하게 속으로 내뱉은 다음, 눈을 감았다.

얼른 자야지.

내일도 상사놈이 선사하는 과로사로부터 살아남으려면.

*

‘그대를 채용하려는 입장에서 할 소리는 아니지만, 왜 귀족 영애가 일을 하려고 하나요?’

면접 내내 무척 다정하고 친절한 말투였던 카시안은 끝마칠 무렵, 솜털같이 부드러운 투로 내게 물었다.

‘게다가 원래대로라면 데뷔탕트 무도회에 참가했어야 했을 텐데.’

그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얼굴이었다.

동정심, 그게 그때의 내게는 너무 기꺼웠다.

그래서 나는 그만 너무도 솔직하게 답해 버렸다.

‘집안 사정이 그런 걸 챙길 때가 아니니까요.’

그의 얼굴 위로 드러났던 약간의 표정 변화를 절대 안쓰러움이라고 착각해선 안 됐는데.

그것이 어지간해선 도망치지 못할 부하를 얻은 자의 기쁨이었음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

“…서명하면 안 돼에….”

끙끙 앓는 듯한 잠꼬대와 함께 눈을 번쩍 뜬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꿈이었다.

‘회귀가 필요해….’

주인공 빙의가 아니라.

하루에 열네 시간씩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상사의 얼굴을 꿈속에서도 보다니….

오늘 하루가 빡세고 재수 없으리라는 예지몽이 틀림없다.

그 직감은 탁상 위 시계를 보았을 때 확신이 되었다.

‘내 아침잠… 5분 손해 봤어….’

정말 월급 외에는 도움이 안 되는 이 원수 같은 카시안 아르테즈.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자고 싶었으나, 원체 괴로운 꿈을 꿔서일까 잠이 훌쩍 달아나 버렸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첫 일정부터 외근이라 아주 바쁜 날이 될 예정이었다. 연말이 바쁜 건 이전 삶이나 이곳이나 매한가지였다.

하녀에게 부탁해 진하게 내린 커피를 마셔 정신을 확 깨운 뒤, 집무실로 향하자 어제 내게 먼저 들어가라고 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카시안의 모습이 보였다.

‘퇴근은 한 거야, 저 일 귀신?’

물론 어제와 다른 차림이고, 흐트러짐이라곤 없는 매무새를 보면 방에는 다녀온 거 같긴 하지만.

“여유로워, 로즈? 아침부터 날 관찰할 시간이 다 있고.”

잠시 들었던 걱정이 그의 재수 없는 목소리에 훅 사라졌다.

“그럴 리가요, 전하. 오늘은 외부 일정이 있어 혹시 전하의 셔츠 칼라가 뒤집히기라도 했나 확인한 것뿐입니다.”

“로즈 그대도 아니고 내가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카시안은 그렇게 말하며 낮게 웃었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셔츠 칼라에 손이라도 한 번 대 볼 법한데, 그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는 듯 시선도 들지 않고 보던 서류를 갈무리했다.

나 또한 그가 하던 일을 마치기 전, 오늘 외근에 필요한 자료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고 해낼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짜증 나게 그가 비아냥대는 소리를 들어야 하니까.

소중하게 자료가 든 가방을 들고서 그가 오는 것에 맞춰 집무실 문을 활짝 열었다.

스스로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흐음.”

카시안 아르테즈는 평소처럼 곧장 나가는 게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날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시지요, 전하.”

그는 입꼬리를 얄밉게 올리며 내 귓가로 손을 뻗었다.

“저, 전하?”

당황해 부르자, 그의 입가에 서린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그는 쉿, 하고 나를 어르듯 말하더니 손가락으로 귓불과 턱 사이를 간지럽히듯 타고 올라.

“그대의 머리카락이 한 가닥 삐져나왔거든. 가엽게도.”

놀리듯 내 귓등 위로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걸쳐 주며 이야기했다.

“너그럽게 기다려 줄 테니 단정하게 정리를 하고 나오도록. 물론 급여에서 차감은 없을 거야.”

“…….”

“이렇게 머리카락이 길을 잃는 것 말고는 완벽한 보좌관을 서럽게 만들 순 없으니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카시안은 탁, 소리가 나도록 집무실 문을 닫아 주는 매너까지 잊지 않았다.

나는 잠시 그 쓸데없는 배려가 담긴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 속으로 소리 없이 몸부림쳤다.

‘진짜 짜증 나, 카시안 아르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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