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잔인한 겨울
본문
다행히 여의주의 효험이 있는지 소화는 보름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확실히 평소 그녀의 건강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주둥이에 철사를 감고 쓰러져 있던 그때, 도휘는 그녀가 죽는 게 아닌가 내심 노심초사했었다.
건강을 되찾은 건 다행이지만 날이 추워질수록 이상하게도 소화의 칭얼거림이 늘어 갔다.
어느덧 가을이 끝나 가고 있었다. 간밤에는 서리가 내려 흙바닥이 꽝꽝 얼어붙었다. 평소처럼 아침상을 차려 오자 소화는 춥다고 찡찡거리며 오늘도 수저를 들지 않았다.
“온몸이 얼어붙는 듯해선 잠을 설쳤더니 입맛이 없구나.”
“그래도 먹어요. 뭐라도 먹어야 기운이 돌지.”
벌써 며칠째 춥다고 투정만 부리며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했기에 도휘는 밤과 온갖 부럼을 넣어 팥죽을 끓여 왔다. 한데 단것을 제법 좋아하는 소화인데도 도통 먹을 생각은 않고 심통만 부렸다.
“흥, 먹기만 하면 뭘 하니? 추워서 입이 돌아가시겠는데!”
“문을 열고 자니까 그렇지.”
“답답한 걸 어째?”
얼마 전부터 하도 춥다고 하여 도휘는 밤새 아궁이에 장작을 지폈다. 한데 방바닥이 부글부글 끓으니 이제는 답답하다고 방문을 죄 열고 자는 게 아닌가? 무슨 청개구리 심보인지 몰랐다.
“완전히 건강해지는 게 우선이에요, 소화. 잘 먹고 따뜻하게 지내야지.”
“흥!”
콧방귀를 뀐 소화는 팥죽 한 수저로 겨우 입매 시늉을 하곤 냉큼 드러누워 버렸다.
“더 먹지 않고.”
“입맛이 없단다.”
참담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던 도휘가 결국 아침상을 물리고는 잘 보관해 두었던 홍시를 하나 꺼내 왔다.
“이거라도 좀 먹어 봐요, 소화.”
통통하게 살이 오른 홍시의 얇은 껍질을 벗겨 낸 도휘가 작은 나무 숟갈로 연한 살을 긁어냈다. 그리고 소화의 입술에 갖다 대자 그녀가 아기 새처럼 입만 벌렸다.
“맛있어요?”
“그래, 이건 맛있구나. 달아서 좋아.”
입술을 오물대는 게 퍽 귀엽고도 얄미웠다.
차려 주는 밥만 잘 먹었어도 원기 회복이 배로 빨랐을 텐데.
건강에 좋다는 온갖 산해진미를 해다 바쳤는데도 소화는 잘 먹질 않았다. 그러니 갈수록 연약해져서 이제는 조금만 추워도 기침을 하고 오래 걷는 것도 질색했다. 굴에서 동면을 준비하는 비실이처럼 두문불출하며 안채에 콕 틀어박혔다.
그런 소화를 건드리는 건 정말 금수만도 못한 짓이라고 도휘는 머릿속에 참을 인을 새겼다.
하지만 굳건했던 인내도 앙큼한 여우의 도발에는 더 견디지 못했다.
“더 없니?”
어느새 홍시 하나를 다 먹은 소화가 아쉬운 듯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단물로 엉망이 된 도휘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끈적해서 불쾌하겠구나. 내가 씻겨 주마.”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도휘의 앞에 납작 엎드린 소화가 커다란 손을 붙들고 요망한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엄지부터, 검지, 중지까지. 제 손을 꼬옥 붙들고 손가락 사이사이와 굵은 뼈마디까지 싹싹 핥아 올리는 소화의 모습을 도휘가 짙어진 눈빛으로 주시했다. 사방이 고요해서 소화가 할짝대는 소리만 들려왔다.
이윽고 제 손가락을 쪽쪽 빨아 대는 소화를 응시하며 도휘가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따뜻한 것을 안고 자면 나으려나.”
“으응?”
“밤에 말이에요.”
“아! 아무렴, 낫고말고.”
소화가 능청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밤새 꼭 껴안고 자게 커다랗고 뜨뜻한 것이 있으면 하는데. 어디 그런 게 있니?”
도휘의 입매가 보기 좋게 올라갔다.
그래, 이제 보니… 이 여우가 새끼를 낳고 싶어서 제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거구나.
지난겨울을 떠올려 보니 비슷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저는 소화가 몸이 좋질 않아서 먹고 자고만 반복하는 줄 알았다.
앓듯이 방에서 꼼짝을 않다가 그 후 며칠 뒤에 발정이 왔었지.
아아, 발정기 소화의 냄새는 어찌나 황홀하던지. 하루 종일 뒤를 쫓아다니며 저 목덜미에 코를 박고 싶었는데. 입 안이 아릴 정도로 시고 단내가 나서 저도 모르게 확 물어 버릴까 봐, 미처 그러지 못했다.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보던 도휘가 입가를 쓰다듬었다. 구미가 당긴다. 이 귀여운 여우를 빨리 삼켜 버리고 싶었다.
“날 안고 자는 건 어때요.”
소화는 잠시 생각하는 척 머루알 같은 눈을 굴렸다. 그러더니 옳다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팔을 베고 자면 되겠구나! 따듯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데다 커다래서, 내가 버둥거려도 깨지 않을 테니 딱 좋겠어.”
귀여운 여우의 꼼수에 도휘의 잇새로 낮은 웃음이 흘렀다.
그렇게 합방이 결정되었다.
***
엉덩이가 들린 채 천장만 바라보던 소화가 침만 꼴깍꼴깍 삼켰다.
어스름한 저녁이었다. 강력한 요청으로 등불을 밝히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도휘의 눈앞에 펼친 제 다리 사이가 안 보일 리 없었다.
“이, 이건 이제 그만하면 안 되니, 도휘야?”
진한 입맞춤 뒤에 도휘는 곧장 제 가랑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마치 그것이 이 밤의 진정한 목적인 것처럼 그는 끈질기고 집요하게 음부를 핥아 댔다.
“안 돼.”
혀로 음핵을 짓누르던 그가 고개를 들곤 씩 웃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눈이 마주치자 소화가 얼른 두 손으로 제 눈을 가렸다.
“아까처럼 세게 빨아 줄까요? 그게 더 좋아?”
소화는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못 참겠다는 듯이 질끈 눈을 감은 게 진짜 대답이었다.
“귀여워라.”
곧장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더 올려붙인 그가 엄지로 음부를 벌리곤 툭 불거진 음핵을 입술로 물었다. 쭈웁, 쭙, 젖을 빨듯 게걸스레 소리를 내며 빨아 주자 마침내 소화가 앙앙거리기 시작했다.
입으로는 열심히 아래를 빠는 동시에 손으로는 젖무덤을 찾았다. 도드라진 젖꼭지를 쥐고 엄지와 검지로 비비듯이 빙글빙글 돌리자 그녀가 허리를 움찔거렸다.
“아앙…. 간지러…. 간지러워.”
소화가 빨리 넣어 달라는 듯이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하지만 오늘 도휘는 그녀가 몇 번이나 애원할 때까지 손가락 하나 넣어 주지 않았다.
츄웁. 길게 빨아올린 그가 혀로 쓱 핥으며 질구를 내려다보았다. 야살스러운 입술이 한쪽으로 치켜 올라갔다.
“엄청 젖었네.”
한참이나 빨아 준 덕에 소화의 옥문은 회음부까지 흘러내린 끈적한 애액으로 이미 엉망이었다.
도휘가 발목을 높이 붙들고 제 다리 사이를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자 소화가 몸을 비틀었다.
“으응…. 빨리…. 간지러워.”
“빨리 넣어 줬으면 좋겠어요?”
흉흉하게 발기한 양물과 그를 번갈아 바라보던 소화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내한 보람이 있는 순간이었다. 들어갈 곳을 찾듯 젖은 회음부와 질구를 엄지로 문질러 보던 도휘가 엄한 얼굴로 당부했다.
“오늘은 내가 쌀 때까지 싸면 안 돼요.”
착하게도 소화는 제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침내 도휘가 제 양물에 애액을 묻히듯 음핵부터 질구까지 길게 비비다가 좁은 입구에 꾸욱 귀두를 밀어 넣었다.
“아…!”
입구가 찢어질 것처럼 빠듯했다. 제일 굵은 선단을 다 머금을 때까지 도휘는 허리 힘으로 눌러 가며 꾹꾹 쑤셔 넣었다.
“하…. 이 좁은 보지가 내 거에 딱 맞춰질 때까지 박을 테니까, 각오해요.”
오늘은 반드시 이 안에 싸고 말 것이다.
도휘가 수없이 꿈꿨던 순간이었다. 얼굴에 제 씨물을 흥건히 묻힌 소화도 취향이었지만 진정한 소원은 그것이었다. 이 작고 귀여운 보지 가득히 제 씨물을 채워 주는 것.
생각만 해도 흥분되어 도휘는 얕은 왕복을 반복하며 기둥을 박아 넣었다.
“흐응…. 대체, 대체 어디까지 넣는 거니, 도휘야.”
딱딱한 구렁이 몸통 같은 게 끝도 없이 들어오는 기분이라 소화가 아래로 손을 뻗어 접합부를 더듬거렸다.
그런 그녀의 손을 내친 도휘가 인상을 쓰며 소화의 허벅지를 한계까지 벌려 바닥에 짓눌렀다.
“지금 얼마나 조이는지 알아요? 누굴 죽이려고….”
그의 성기를 짜부라뜨릴 듯 죄어 오는 질벽의 압박감이 대단했다. 물론 그래서 더 좋았지만, 이러다간 몇 번 움직이지도 못하고 쌀 것 같았다.
그녀에게 즐거움도 주지 못하고 그럴 수는 없었다. 암컷이 한 수컷과의 성교가 즐겁지 않으면, 다음번 발정기에는 결국 다른 수컷을 찾게 된다는 선생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그건 절대 안 된다.
결국 도휘는 숨 막히게 조이는 소화의 내부에 익숙해질 때까지 상체를 숙여 입을 맞췄다. 그녀의 몸이 적당히 이완되기를 기다리며 슬슬 약한 허릿짓을 이어 갔다.
“흐으응….”
소화가 목을 울리며 내는 교성에 결국 흥분한 그의 몸짓은 점점 커져 갔다.
퍽, 퍽, 굵은 기둥이 좁은 길을 파헤치고 박아 넣었다가 빠져나갈 때마다 양물을 꽉 붙들고 있던 그녀의 내벽이 같이 딸려 나오는 것 같았다.
혀를 섞고 소화의 침을 삼키던 도휘의 엉덩이가 높이 치솟았다 아래로 퍽! 내리꽂혔다.
“으읍…! 응! 읍! 하응!”
혀를 빨리느라 소화는 신음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퍽! 퍽! 그의 장골이 허벅지에 닿을 때마다 뭉툭한 귀두가 자궁구를 찧어 댔다.
쾌락은 고통과 함께였다. 굵직한 성기가 찢어질 듯 벌어진 질구를 왕복하면 배 속에선 내장을 찧는 듯한 둔통이 일었다.
찌르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아찔한 쾌감이 올라왔다. 속에서 뭔가가 폭발하듯 화려한 절정이 찾아왔다. 소화의 눈앞이 하얗게 부서졌다.
제 뱃가죽을 만지면 저 방망이가 느껴지지 않을까 싶게 그가 꽉 차 있었다. 조여들고 풀리길 반복하는 그녀의 질벽을 도휘가 짓밟듯 인정사정없이 들쑤셨다. 딱딱한 귀두가 속을 치받을 때마다 연달아 크고 작은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예민해진 내부가 울렁거리며 그의 기둥을 붙잡았다.
척추를 타고 오르는 폭력적인 쾌락에 소화는 제 머리 옆을 짚은 단단한 팔뚝을 움켜쥐고 흔들릴 뿐이었다.
어느 순간 부드럽기만 하던 입 안에서 거친 마찰감이 느껴졌다. 흥건히 풀려 있던 소화의 눈이 번쩍 커졌다. 그녀의 혀를 빨고 비비던 도휘의 혀에, 가시가 돋아 까끌까끌하게 변해 있었다.
“으응…!”
동시에 배 속에서 도휘의 성기가 점점 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상찮은 징조였다.
그의 입술을 떼어 내려 고개를 흔들던 소화는 어둠 속에서 홀연히 빛나는 금색 안광과 시선이 부딪쳤다.
“아흣!”
마침내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비트는 동시에 도휘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미간을 팍 찌푸린 사나운 얼굴로 그가 소화의 다리를 쥐곤 어깨 위로 올렸다. 하체가 들려 몸이 반으로 접히자, 믿을 수 없이 깊은 곳에 그가 닿았다.
“아! 아!”
세게 밀고 들어온 딱딱한 귀두가 욕심껏 자궁구를 퍽, 퍽 때려 댔다.
“아, 안 돼…! 안 돼!”
소화가 몸을 비틀었지만 이미 소용없었다. 배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도휘의 양물이 더 커지고 있었다. 특히 그의 것이 내벽을 찌르는 게 느껴질 정도로 휜 채로 부풀었다.
“아아! 안 돼!”
도휘의 잘생긴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맹목적인 얼굴로 소화를 빤히 내려다보며 허릿짓을 했다.
하지만 펼쳐진 갓처럼 변한 귀두 때문에 깊숙이 박힌 성기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빼지 못하고 깊숙이 박은 채로 그가 엉덩이를 쳐올릴 때마다 흘레붙은 둘의 몸이 같이 움직였다.
얼마나 세게 치고 들어오는지 소화의 엉덩이와 하체가 후려 맞는 것처럼 둥둥 울릴 정도였다.
“아! 아! 그만! 응! 아응! 그만해! 읏! 도휘야!”
배 속이 터질 것 같은 고통보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한 쾌감이 먼저였다. 까마득한 절벽에서 떨어져 끝없이 낙하하는 부유감에 소화가 고개를 뒤로 휘었다. 신음조차 내지르지 못할 만큼 엄청난 절정이었다.
쾌감에 취한 그녀가 팔다리를 버둥거리자 도휘는 상체를 숙여 하얀 목덜미에 고개를 박았다.
본능에 취할 정도로 잔뜩 흥분한 그에게서 그르렁거리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공기를 찢는 낮은 울림은 맹수의 그것과도 같았다. 깊은 진동이 소화의 귀를 통해서 온몸으로 전달되었다.
“흐으….”
순식간에 소화의 저항이 잦아들었다. 경련하듯 떨고만 있던 그녀가 박힌 채로 싸기 시작했다. 팍 터진 물이 줄줄 흘렀다.
애액으로 찔꺽대던 삽입 부위에서 한번 터진 물줄기는 잦아들지 않았다. 도휘의 목에 팔을 감은 소화가 울먹거렸지만 그는 상관 않고 엉덩이를 올려붙였다. 퍽, 퍽, 박을 때마다 주위로 물이 튀었다. 둘이 접붙은 부위가 흥건했다.
한참이나 안을 유린하던 그가 소화의 엉덩이를 단단히 붙든 채 위에서 아래로 세게 박아 내렸다.
“아! 아아…!”
드디어 그의 절정이었다. 몸을 수축한 채 옴짝달싹 않던 소화는 질벽을 때리는 세찬 물줄기에 엉덩이를 비틀며 자지러졌다.
씨물이 자궁을 가득 채우는 감각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게다가 양도 많아서 이러다가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빼… 빼 줘! 도휘야, 빨리 빼 줘…! 도휘야!”
인상을 찌푸린 그가 거친 숨을 내쉬며 그녀의 목덜미를 물었다. 맹수가 사냥감을 제압하듯 잇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이를 박자 소화는 또 한 번 절정에 올랐다.
“아아!”
입이 벌어지고 눈이 돌아갔다. 그가 사정을 하는 내내 귀두를 자궁에 박은 채 쿵쿵 찧어 댔다.
목구멍이 졸리는 듯 머리가 하얘질 정도로 진한 쾌감이 밀려왔다. 제 목을 물고 으르렁대는 사나운 맹수 때문에 소화는 숨도 쉴 수 없었다. 위아래로 느껴지는 찌릿한 감각에 기절할 것만 같았다.
도휘가 급히 입을 맞추며 혀로 입술과 볼을 문질렀다. 얼굴에 닿는 까칠한 감각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소화가 숨을 쉬었다.
“하아….”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마다 가녀린 갈비뼈가 들썩이며 그를 물고 있는 질구가 움찔댔다.
긴 사정이 끝나고 도휘는 후희를 즐기듯 씨물로 범벅이 된 질퍽한 내부를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사냥을 끝낸 맹수처럼 나른한 몸짓이었다.
막상 당하는 소화는 날카로운 감각에 흠칫 몸을 떨었다. 질구가 벌어지며 뭉툭하고 딱딱한 귀두가 내벽의 끝을 후볐다.
“그만…. 그만해. 흐으….”
열락에 빠져 허우적대는 소화의 자태가 퍽 아름다웠다. 도휘가 그녀의 다리를 내려 주고 볼에 쪽쪽 입을 맞췄다.
“내 여우.”
파정 후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충격적인 경험을 한 소화는 달랐다. 세상에 믿을 거 하나 없다더니, 도휘가 제게 이런 몹쓸 짓을 할 줄은 몰랐다.
‘아이고, 이 짓은 두 번 다신 못 한다. 못 해.’
아무리 금수지간이라지만 도의가 있어야지 키워 주고 돌봐 준 은인에게 이런 몹쓸 짓을 하다니. 또 같은 짓을 했다간 배 속이 구멍 나든 밑이 찢어지든 뭔가 사달이 나도 나겠구나 싶었다.
기진맥진한 소화가 자신을 빈틈없이 감싼 단단한 상체를 밀어 냈다.
“빼 줘…. 그만 빼 줘….”
살짝 수그러들긴 했지만 언제 다시 제 배 속을 쾅쾅 찧어 댈지 모르는 무서운 흉기였다. 생긴 것도 벌겋고 울퉁불퉁한 게 영 흉물스럽더니 하는 짓도 만만찮았다.
“한 번 더 해요.”
“무어? 너 미쳤니?”
대경실색하는 소화를 내려다보며 도휘가 낮은 웃음을 흘렸다.
“엄청 좋아하던데.”
“그… 그거야.”
귀까지 얼굴이 빨개진 그녀가 우물쭈물하자 도휘가 더는 듣지 않았다. 여린 등을 감싸 안고 단숨에 몸을 굴려 자세를 바꿨다.
“아얏!”
아직도 배 속에 들어찬 도휘의 딱딱한 성기가 찌르듯 움직였다. 어느새 여유롭게 팔을 괴고 누운 도휘의 위에 소화가 올라앉아 있었다.
창호지를 뚫고 들이치는 달빛에 젖은 그녀의 매끈한 나신이 반짝였다. 뽀얀 피부 위에 제가 만들어 놓은 붉은 자국들이 얼룩덜룩했다.
특히 소담하게 올라붙은 가슴과 봉숭아로 물들인 듯한 젖꼭지가 발딱 서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절경이에요. 예뻐.”
그가 두 손으로 젖꼭지를 꾹 누르고 비비며 만져 댔다.
소화는 돌덩이처럼 딱딱한 그의 복근에 손을 올리곤 엉덩이를 뒤로 뺐다. 제 무게가 더해져 그의 것이 더 깊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도휘야, 난 더는 못 한다. 이제 그만하자꾸나. 이것 좀 제발 빼 주련, 응? 빼 줘….”
어쩔 줄 몰라 하는 당황한 얼굴이 너무도 귀여워 도휘가 상체를 세우고 그녀의 뒷머리를 감쌌다.
“제발… 제발 오늘은 그만하자꾸나.”
자꾸만 입을 맞추려고 하는 그를 피하며 소화가 슬금슬금 엉덩이를 움찔댔다.
애원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귀엽고도 가여워 도휘는 그녀의 다리를 제 팔뚝에 걸고는 양물을 품은 볼기짝을 붙들고 세게 흔들었다가 들어 올렸다.
“아! 아아…. 아흑.”
부푼 귀두가 질벽을 긁으며 단숨에 기둥이 반쯤 빠져나갔다. 소화는 가벼운 절정에 올라 미처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늘어졌다.
간신히 뒤로 손을 뻗어 그의 허벅지를 딛고 버텼지만 도휘의 몸 위에서, 다리를 한껏 벌린 채 서로가 맞붙은 곳을 마주 보고 있으니 얼굴이 터질 듯 달아올랐다.
그의 돌단지 같은 복근 위에 그녀의 질구에서 흘러나온 씨물이 범벅이었다. 핏줄이 울룩불룩한 벌건 기둥에 하얀 액이 덕지덕지 묻어 난잡한 모양새였다. 완전히 다 줄어들지 않은 귀두는 안에서 걸려 미처 다 나오지도 못했다.
“이대로는 못 빼요. 한 번 더 싸면 빠질 것 같아.”
무시무시한 소리에 소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금세 안색이 하얗게 질린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더는 안 된다. 배가 터질지도 몰라.”
“나 말고 당신이 싸야지.”
벌름대는 그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도휘가 요요히 웃었다.
“내 위에서 싸 주기로 했잖아요.”
정확히는 얼굴 위에 앉아서 싸 주기로 한 거지만 오늘은 이 자세도 만족스러웠다. 그녀의 음부가 한눈에 낱낱이 들어오는 데다 만져 주기도 편하고 삽입도 용이했다.
도휘가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다듬던 손을 올려 음순을 활짝 벌렸다. 그러곤 밑에서 위로 퍽! 쳐올렸다.
“아!”
커다란 귀두가 단번에 내벽을 짓치고 들어왔다. 질벽을 긁는 쾌감에 소화의 허벅지가 바들바들 떨렸다.
도휘가 엄지로 음핵을 둥글리며 퍽, 퍽 허리를 쳐올렸다. 줄줄 새는 씨물 때문에 음부가 전부 질척거려 찔꺽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아! 아! 아흑!”
상체가 반쯤 뒤로 누운 그녀의 자세 때문에 양물이 전과 다른 곳을 찔렀다. 묵직한 둔기가 쿵쿵 질의 윗벽을 짓찧는 감각은 전신에 소름이 끼칠 만큼 자극적이었다.
게다가 그의 길고 단단한 손이 가장 예민한 살점을 짓누르고 비비고 만져 대며 은근히 아랫배를 쓸었다.
“느껴져요?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
그녀의 배꼽 밑을 더듬는 도휘의 손이 집요했다. 제 것을 쳐올리면 날씬한 배가 불룩해졌다가 빠져나갈 땐 다시 줄어드는 게 손바닥으로 전부 전해졌다. 제 양물이 들락거리는 걸 눈앞에서 보면서, 손으로도 만지고 있으니 소화가 정말 제 것이라는 게 여실히 느껴져 흥분이 더했다.
낮은 신음을 흘린 그가 빠른 허릿짓을 이어 갔다. 퍽퍽퍽퍽! 꿰뚫듯이 내부를 두드려 대자 소화는 더 참지 못하고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질렀다.
“아! 아아!”
강한 절정에 오른 그녀의 전신이 경련했다. 기둥을 머금고 있는 질구가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자 도휘는 들쑤시듯 잔인한 방아질을 이어 갔다.
“아…! 아! 그만…. 그만…!”
커다란 귀두가 예민해진 질벽을 짓쳐들어올 때마다 펑, 펑 머릿속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더는 제 몸을 다스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순간 요의가 밀려왔다. 한번 낌새가 느껴지자 참을 수 없었다. 아래에 도무지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아! 멈춰! 머, 멈춰 줘…. 도휘야! 나! 나 쌀 것 같아…!”
싱긋 웃은 그가 음핵을 살짝 비틀고 뭉개듯이 만졌다. 재촉하듯 성급한 손길이었다.
“싸.”
명령하듯 나지막한 목소리에 소화의 허벅지가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 아, 안 돼!”
퍽! 도휘가 강하게 찔러 올리는 동시에 그의 복근 위에서 물이 터졌다. 질구가 벌름대며 그를 물고 뱉었다를 반복했다. 가늘었던 물줄기는 도휘가 요도구를 비벼 주자 이리저리로 튀어 올랐다.
“하, 하지 마! 하지 마!”
그녀의 통제를 벗어난 팔다리가 움찔댔다.
“아…. 아아아…!”
쾌감에 흐릿해진 눈으로, 그녀가 새된 신음을 터뜨리며 기어이 자지러지는 꼴을 보고야만 도휘가 머리끝까지 흥분해선 거칠게 성기를 박아 댔다.
제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이 너무나 야해서 그 역시 오래 참지 못했다.
소화의 배 속 끝까지 틀어박고 오줌 줄기처럼 세차게 씨물을 뱉어 냈다. 긴 사정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도휘는 소화의 볼기짝을 뭉개질 정도로 세게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 아으읏…!”
비명 같은 교성을 내뱉은 그녀가 엎어지듯 제게 쓰러졌다. 도휘는 여린 몸을 감싸 안은 채 목덜미를 잘근거리며 허릿짓을 멈추지 않았다.
“흐으…. 으흑….”
소화는 위로도 울고 아래로도 울었다.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밀지가 더없이 미끈거렸다.
도휘는 자꾸만 늘어지는 소화를 추켜 안으며 다른 손으로는 둘이 연결된 밀지를 문질렀다. 그 좁던 구멍이 자신을 머금느라 빠듯하게 늘어나 있는 게 몹시도 자극적이었다.
“지금, 너무 좋은 거 알아요? 당신 보지가, 하, 나한테 딱 맞게 늘어난 것 같아.”
온전히 제 것이라는 생각에 폭발할 듯 흥분한 나머지 종국에는 선단까지 빼냈다가 뿌리까지 쾅쾅 박는 깊은 삽입도 서슴지 않았다. 도휘의 귀두가 민감해진 내부를 긁을 때마다 소화는 뭍에 나온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튀어 올랐다.
파정 후에도 한참이나 빼지 않고 새벽까지 후희를 즐기던 도휘는 소화가 잠든 뒤에야 줄어든 성기를 빼내었다.
땀에 젖은 새카만 머리카락을 자상하게 넘겨 주던 그가 귓가에 입술을 붙이곤 속삭였다.
“발정이 오면 뒤에서 해 줄게요. 당신도 분명히 좋아할 거야.”
하지만 소화는 대답하지 못했다. 밤새 이어진 벼락같은 쾌감에, 이미 기절한 뒤였다.
***
밤사이 무섭게 비가 내렸다.
정오 무렵 눈을 뜬 소화는 온몸을 곤장으로 후려 맞은 듯한 둔통에 끙끙 앓듯이 신음했다. 멍석말이를 당하면 딱 이럴까 싶었다.
특히 엉덩이가 제일 아팠다. 근육으로 들어찬 도휘의 몸이 너무 딱딱해서 그 위에 올라앉아 내내 흔들리던 제 엉덩이에 멍이 든 것 같았다.
그뿐인가 하면 밤새 벌어져 있던 사타구니도 아프고, 특히 도휘가 들락날락하던 그 입구는 말도 못 했다.
‘아이고, 큰일이구나. 이를 어떡한담.’
그녀가 잠든 사이 그곳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걸 이미 확인했다는 걸 모르고, 소화는 도휘가 자리를 비우기만을 기다렸다.
“오늘은 뭘 해 줘야 잘 먹을까, 내 귀여운 여우.”
한데 이놈의 금수만도 못한 흉악한 호랑이가 찰거머리처럼 딱 붙어선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맛있는 메추리를 구워 줄까, 홍시를 먹여 줄까.”
밤새 있었던 일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정신이 오락가락할 만큼 충격을 받은 소화는 그에게서 등을 돌린 채 모로 누워 있었다.
‘흥, 상종 못 할 녀석!’
도휘의 배 위에 앉아 오줌을 갈긴 게 너무나 수치스러웠다. 기어코 저를 몰아가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지 않았던가? 당장은 정말 꼴도 보기 싫었다.
그때였다. 배꼽시계가 눈치도 없이 꼬르륵 울려 댔다. 이놈의 배가! 소화는 원망스레 제 배를 내려다보았다. 어린 녀석에게 위엄을 잃고 절망하는 주인 마음도 모르고 채신머리없이!
커다란 손이 스르르 다가와 배를 감쌌다. 도휘가 슬그머니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붙였다.
“우리 강아지가 배고프구나.”
매혹적인 음성이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소화는 괜히 귀가 간지러워 고개를 움츠렸다.
“…난 여우란다.”
잔뜩 토라진 그녀의 중얼거림에도 도휘는 웃기만 했다.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준 그가 소화의 볼에 쪽쪽 입을 맞추곤 일어섰다.
“얼른 밥상 갖고 올게요.”
“…….”
도휘가 안방을 나가고, 소화는 치욕스러움에 엎어져 발을 굴렀다.
***
늦은 점심상은 화려했다. 하얀 쌀밥에 암소 가리탕에, 배추전에 전어와 메추리구이까지 올라왔다.
메추리도 메추리지만 기름이 좔좔 흐르는 전어구이는 소화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칼집이 난 전어의 뽀얀 살점을 보자 침이 줄줄 흘렀다.
지난밤에 거사를 치르느라 배가 고팠던 소화는 간만에 밥상을 싹 비웠다.
쌀밥은 그녀가 좋아하는 고두밥이라 알알이 살아 있는 고소한 식감이 좋았고, 소 가리탕은 진한 국물에 갈빗대를 붙들고 뜯어 먹는 맛이 있었다. 배추전은 야들야들해서 간장을 푹 찍어 먹으니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닭보다 연하고 부드러운 메추리구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잘 먹어서 더 예쁘네.”
도휘가 옆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꼬웠지만 어쩌겠는가. 입맛에 너무 잘 맞는 것을! 저 흉악한 호랑이는 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방법을 지나치게 잘 알고 있었다.
다 먹고 그가 후식으로 내온 곶감까지 먹어 치우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밥은 맛있었지만 소화는 내내 엉덩이를 움찔거려야 했다. 소중히 다물려 있어야 할 그곳에 여전히 그 몹쓸 방망이가 들어찬 것처럼 벌어진 느낌이 선명했다.
‘뭔가 들어가 있는 거야. 그 고약한 녀석이 뭘 넣어 놓은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꽉 닫힌 그곳이 이렇게 벌어진 느낌이 드는 게 말이 되나? 뭔가 박혀 있는 게 분명했다. 아직도 제 밑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잠시 누워 있던 소화는 도휘가 밥상을 치우러 나간 사이에 얼른 문을 걸어 잠그고 경대를 꺼냈다.
야무진 손으로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다리속곳을 벗은 소화가 경대를 제 앞에 끌어와 다리를 벌리고 앉았다.
“하아.”
저 몹쓸 호랑이 때문에 별짓을 다 하는구나. 한 번도 제 그곳을 본 적이 없는 소화는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댔다. 하지만 치맛자락과 그림자 때문에 도통 잘 보이지가 않았다.
한참 씨름하던 소화는 결국 위치를 바꿨다. 경대를 뒤에 두고, 고양이 기지개를 켜듯 엎드려선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보인다, 보여!’
하지만 꽉 다물린 그곳은 달덩이 같은 볼기짝 사이에 숨어 있었다.
“끄응.”
꼼지락대던 소화는 결국 두 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살짝 벌렸다. 대낮이지만 저 혼자뿐인데 뭐 어떤가 싶었다.
그보단 퉁퉁 부푼 그곳이 문제였다. 밤새 혹사당한 그곳은 제가 보기에도 정상이 아니었다.
“에구머니.”
벌겋게 달아오른 음부 전체가 부어올라 있었다. 그 둔덕을 살짝 잡고 벌리자 불탄 심지처럼 작은 구멍이 보였다. 뻥 뚫린 그곳이 바로 도휘를 받아들인 그곳이었다.
제 몸이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소화는 아픈 무릎을 꼼지락거리며 엉덩이를 더 쭉 빼곤 경대를 통해 구멍을 이리저리 살폈다.
하지만 안에 뭐가 들어있기는커녕 손가락 하나 넣기도 힘들어 보일 만큼 좁고 얕은 구멍이었다.
여기에 어떻게 그 큰 방망이가 전부 들어갔을까?
목이 돌아갈 듯 불편한 자세로 제 그곳을 살피는 데 집중하느라 소화는 안방에 누가 들어오는지도 몰랐다.
“내가 봐 줄까요.”
순간 머리 위에서 들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그녀가 쿵 앞으로 꼬꾸라졌다.
분명 문고리에 숟가락을 잘 꽂아 놓았는데,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걸까!
창피해진 소화가 눈만 올려 도휘를 응시했다. 발밑에 엎어진 채로 보니 장신인 그가 태산처럼 거대해 보였다. 당황한 소화의 입술이 두서없이 변명을 꺼냈다.
“뭐, 뭐가 들어 있는 것 같고… 망가진 게 아닌가 싶어서… 그래서.”
“그랬구나.”
보기 좋은 입매가 씩 치켜 올라갔다. 도휘가 한쪽 다리를 굽혀 앉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여운 내 강아지.”
“…난 여우란다.”
“귀여운 내 여우.”
귓전을 울리는 자상한 음성에 소화는 질끈 눈을 감았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다. 얼른 속곳을 끌어 올리려는 찰나 그의 손이 먼저 닿았다.
“한번 봐요.”
혹시 정말 찢어진 건 아닌가, 새벽에 몸을 닦아 주며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그곳은 멀쩡했다. 잘 알면서도 도휘는 일절 모른 척했다.
“정말 망가졌으면 큰일이지.”
“괘, 괜찮단다. 아무 이상 없는 것 같구나.”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던 소화는 제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온 손에 의해 번쩍 들려 그의 무릎 위로 끌려갔다.
“도휘야!”
궁둥이를 훤히 깐 채로 저보다 훨씬 어린 도휘의 무릎에 엎어진 소화는 수치스러운 자세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엉덩이 맞는 어린애도 아니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그의 위에서 버둥대는 제 모습이 사뭇 꼴사나웠다.
“이것 놓아라! 어서 놓아! 놓아줘! 이럼 못써!”
일어나려고 팔다리를 휘둘렀지만 제 몸을 감싼 압도적인 힘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어느새 도휘는 엉덩이를 들여다보기 좋은 자세로 그녀를 쉽게도 움직였다.
이 손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 이미 수많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소화는 결국 벗어나길 포기했다.
차라리 빨리 끝났으면, 하고 도휘의 옆구리에 고개를 묻자 위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착해라.”
소화는 질끈 눈을 감았다. 붉게 달아오른 제 얼굴이 감춰져 있어 그나마 덜 창피했다.
“…얼른 보기나 해라. 아무 이상 없는 게지?”
“글쎄요.”
차가운 손이 불쑥 그녀의 볼기짝을 잡아 벌렸다. 그러자 긴장한 소화가 움찔했다. 닫힌 뒷문의 꽃주름이 수줍은 듯 오그라드는 게 예뻐서 도휘는 한참이나 그곳을 응시했다.
어떻게 심지어 여기도 예쁠까?
대낮에 밝은 곳에서 보니 더 예쁘다. 이 여우는 정말이지 안 예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발과, 짤막한 발가락까지도 곱고 예뻤다.
내심 감탄하는 사이 도휘의 눈에 반짝이는 뭔가가 들어왔다. 꽃에 꿀물 맺히듯, 한 방울 길게 흘러나오는 진득한 애액이었다.
“다 보았지? 아무 이상도 없지?”
고개를 파묻어 웅얼대는 소화의 목소리가 재촉하듯 다급했다. 찹쌀 반죽처럼 보드라운 엉덩이를 손에서 놓은 도휘가 무심히 말했다.
“잡고 벌려 볼래요. 잘 안 보이는데.”
“…….”
“얼른. 확인해야 빨리 끝나지. 정말 보지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잖아요.”
“네가 알지 않니?”
“나야 모르지. 발정 난 여우가 밤새 내 걸 먹고도 모자라서 목남근이라도 박아 두었는지.”
소화는 수치스러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왠지 일리가 있기도 해서 절대 아니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
발정이 오면 제 몸은 제 것이 아니었다. 짐승의 본능만 남아선 밤마다 온몸에 열이 올라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다행히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밤… 저 발칙한 호랑이 놈이 어찌나 제 몸을 찰떡같이 주무르는지 열락에 취해 엉엉 울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제가 목남근 같은 남사스러운 것을 구해다 넣었을 리는 없지만, 텅 비었다기엔 아직도 아래가 뚫리는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이 선명히 들었다.
깊은 한숨을 내쉰 그녀가 느리게 손을 뒤로 가져갔다. 제가 경대로 확인해도 꽁꽁 숨은 그곳이 잘 안 보였었다.
뭉그적뭉그적 엉덩짝을 잡고 조심스레 벌리자 도휘의 큰 손이 그녀의 손등을 덮었다.
“더. 이렇게 벌려요.”
엉덩이를 제 손으로 잡고 회음부가 팽팽하게 당겨져 아릿할 정도로 활짝 벌리고 있으니 소화는 창피스럽고 민망하여 숨도 쉴 수 없었다.
이 대낮에 가장 비밀스러운 부위를 도휘의 눈앞에 훤히 드러내고 있으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하였다.
‘꿈이라면 악몽이다…. 악몽이야.’
귀까지 새빨개진 소화는 그나마 제 얼굴이라도 처박고 있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만지지도 않았는데 그가 제 밑을 보고 있단 사실만으로 자꾸만 움찔거리고 숨이 가빠졌다.
이런 제 마음도 모르고, 도휘는 제가 환부를 살피는 의원이라도 되는 양 느긋하게 음순을 벌리고 그곳을 들여다봤다.
“많이 붉어졌어요. 원래는 연한 분홍빛이었는데.”
말을 마친 동시에 도휘가 엄지로 작은 날개 같은 음순을 쓸다 음핵을 툭 건드렸다.
“꺄앗.”
화들짝 놀란 소화가 번쩍 고개를 쳐들곤 항의했다.
“마, 만지진 말고 보기만 하렴.”
그녀의 터질 듯 붉은 얼굴을 보고 도휘의 한쪽 입가가 비웃듯 치켜 올라갔다.
아랫입으론 질질 흘리는 주제에 윗입으로는 다른 말을 하네, 발칙하게.
저 내숭이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만지지 말라는 말이 비틀린 성정을 건드렸다.
“알았어요. 안 만지고 보기만 할게.”
도휘는 검은 속내를 숨기고 자상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한 소화가 다시 파고들 듯 그의 옆구리에 고개를 묻었다.
“찢어지진 않았니?”
그가 자세히 살펴보듯 질구를 감싼 둔덕을 벌렸다. 그러자 쌀알만 한 작디작은 구멍이 힘겹게 오물거렸다. 거기서 또 흘러나오는 한 줄기 애액을 보곤 내심 피식 웃었다.
“안 찢어졌어요. 아주 멀쩡해.”
넣기 전에는 어디가 구멍인지도 모르게 꽉 다물려 있었는데. 이렇게 쳐다보니 제 양물이 밤새 들락거린 구멍이 바로 여기라고 알려 주듯, 음탕한 액을 흘리며 또 넣어 달라 쉼 없이 개폐하는 이 작은 구멍이 사랑스러웠다. 제 암컷이라는 증거였다.
“근데, 보지에 뭐가 들었나 봐요.”
“으응?”
“자꾸 흐르잖아. 만지지도 않았는데.”
“…….”
실은 아까부터 소화도 느끼고 있었다. 혼자 경대로 제 것을 볼 때는 물기 없이 빡빡했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도휘 앞에서 벌리자마자 아래가 젖어 들었다.
그가 둔덕을 모았다 벌렸다 하며 구멍을 움직였다. 찐득한 애액 때문에 닫혔다 벌어질 때마다 찌걱거리는 음탕한 소리가 났다.
“깊숙이 있나 본데.”
꿀꺽, 소화는 마른침을 삼켰다. 제 의지와 다르게 자꾸만 숨이 가빠지고 점점 더 질구가 젖어 들었다. 엎어져 있는 탓에 애액이 요도구를 지나 음핵까지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그 감촉이 무척이나 간지러워 소화는 다리를 씰룩거렸다.
한 것도 없이 열이 오르는 저와 달리 도휘는 아무 감흥도 없는 듯, 고저 없는 물음을 던졌다.
“꺼내 줄까요.”
대답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속곳을 올려 줄 것처럼 담백한 목소리였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내 손이 닿는 게 싫으면 어쩔 수 없고.”
미련 없는 듯이 도휘가 차분히 그녀의 음부에서 손을 거두었다. 맘이 단 소화가 급히 외쳤다.
“그…! 그것 좀…. 꺼내 줄 수 있겠니.”
씩 웃은 도휘가 이내 웃음기를 거두고 말했다.
“당신 소원이라면 해 줄게요.”
제 옆구리에 얼굴을 박고 꼭꼭 숨은 소화를 한번 돌아보고 도휘는 무릎을 치켜올려 그녀의 엉덩이를 끌어당겼다.
“조금 차가울지도 몰라요.”
퐁 하고 마개를 여는 소리가 들렸다. 경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갑고 뭉툭한 뭔가가 그녀의 입구에 닿았다.
“꺄악! 뭐, 뭐야?!”
요란하게도 발을 버둥거리자 도휘가 찰싹, 아프지 않게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화들짝 놀란 소화의 몸이 들썩였다.
“가만히.”
달콤한 향이 방 안을 뒤덮었다. 끈끈한 액체를 질구에 부은 그가 옆에 작은 호리병을 내려놓았다. 소화의 시선이 그 손을 따라갔다.
“그게 뭐니? 어디서 난 거야?”
“누가 줬어요.”
가벼운 대답에도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도휘는 색사에 너무나 능숙했다. 참 이상하지 않은가? 제가 알기로는 도휘 역시 숫총각이 분명한데!
“누가? 누가 그런 걸 줬니? 나 말고 아는 이가 있는 게야? 누군데?”
어디서 만났느냐고 캐물으려는 찰나. 길고 굵은 손가락이 예고 없이 푹 들어왔다.
“아!”
단숨에 그의 손등 뼈가 닿을 정도로 깊은 삽입이었다. 꽉 차는 느낌에 소화는 뒤를 더듬거렸다. 대체 몇 개를 넣었나 했는데, 중지 하나뿐이었다. 그런데도 너무 빠듯하게만 느껴졌다.
“흐으….”
제 질벽이 그의 손가락에 어찌나 바짝 달라붙어 있는지, 굵직한 손가락 마디마디가 어떻게 생겼나 눈앞에 그려질 지경이었다.
“어디 들었나.”
그때였다. 조금의 틈도 없이 꽉 조여진 내부를 그가 벌리듯이 아래위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 아! 아!”
찌걱찌걱, 음란한 소리가 울렸다. 질 윗벽을 퉁, 퉁, 퉁 쳐올리는 손길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빨리 밑이 젖어 들었다. 도휘의 무릎이 엎드린 소화의 아랫배를 짓눌러 음부에도 압박이 느껴졌다.
어느덧 그의 손은 물장구치듯 찰랑거리는 소리까지 났다. 소화의 숨이 빨라졌다. 손끝 발끝까지 짜릿하게 번져 가는 쾌감에 그녀의 눈이 감겼다.
절정의 문턱에 선 순간, 그의 손길이 뚝 멈췄다.
아…. 안 돼, 안 돼…. 그녀가 중얼거리며 고개를 흔들자 도휘의 손가락이 쑥 빠져나갔다.
“으흣.”
질벽을 긁고 나간 그 자극에 움찔한 소화가 애타는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아무것도 없나 봐요.”
방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도휘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저 태연하게 웃었다. 소화의 배를 찌르는 그의 아랫도리 사정이 믿기지 않을 만큼 멀쩡한 얼굴이었다.
“도휘야, 도휘야….”
제발 그러지 말라는 듯 소화가 간절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가 빠져나간 다리 사이가 허전하여 미칠 지경이었다. 꼬리 흔들 듯 엉덩이도 흔들어 보았으나 도휘는 미동도 않았다.
“제발. 제발…. 응?”
도휘는 그녀의 정수리부터 어깨까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달뜬 얼굴로 제 밑에서 제발 넣어 달라 사정하는 모습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어제처럼 기분 좋게 해 줘…. 응? 부탁이다.”
소화는 애간장이 타는지 무릎에 슬쩍 음부를 비비며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거기가, 거기가 너무 간지러워. 간지러워 못 참겠단 말이야.”
“거기가 어디예요.”
“도휘야….”
소화는 거의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었다. 머루알 같은 예쁜 눈망울에 금세 물기가 차올랐다. 도휘는 그녀의 눈가를 다정하게 쓸어 주곤 작은 입술을 매만졌다.
“거기가 어딘데.”
기어코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겠다는 듯이 단호한 목소리에 소화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몹쓸 호랑이! 몹쓸 호랑이! 이 몸을 이렇게 음탕하게 담금질해 놓은 게 누군데! 창피하고 수치스러워 온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분하고 억울하여 발을 구르는데, 위에서는 ‘하하.’ 하고 시원한 웃음이 터졌다.
화가 난 소화가 울음기 어린 눈으로 그를 노려보는 순간, 다시 뒤가 뚫렸다.
“아아!”
간지러웠던 곳을 단번에 꿰뚫는 쾌감에 소화의 발가락이 쫙 펴졌다. 괴롭힘을 만회하듯 그가 푹, 푹, 푹 찔러 들어와 거칠게 손목을 흔들었다.
“아응! 응! 아!”
“당신이 너무 귀여워서 미쳐 버리겠어.”
여전히 그녀의 밑을 쑤셔 대며 다른 손으로 단번에 그녀를 일으켜 세운 도휘가 상체를 끌어안으며 귀와 목을 잘근잘근 물어 댔다.
“다 삼켜 버리고 싶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 아흣! 아아!”
절정에 달해 부들거리는 질구를 탁탁 쳐올리며 도휘가 이를 악물었다.
“당신도 빨리 발정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럼 이 보지에 내 걸 처박고 한시도 빼지 않을 텐데.”
둘이 즐겁게 노는 사이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떠올랐다. 동장군이 다가올수록 밤은 길어지고 있었다. 잔인한 겨울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