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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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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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그래? 근데 거기 음료수치곤 뭔가 많이 들어있는 느낌인데?”
“....많이, 샀, 어요.”
“그러면 보여 줄 수 있지?”
“.......”
확실히 하기 위해 채아에게 봉투 안 내용물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채아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역시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건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지금까지 채아의 행동을 보면 나한테 도움을 주려는 걸로 보였는데.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
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내가 머리가 많이 나쁜 것인지.
아니면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만 가득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그냥 일은 확실하게 처리하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역시, 못, 믿는, 건가요?”
굳어버린 채아를 바라보자 채아가 내게 그런 말을 건넸다.
“솔직히 수상하게 보이긴 하지.”
그렇기에 채아의 말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거, 전에, 이미, 말, 했어요.”
“그래. 이미 수상하게 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잖아.”
끄덕.
나의 이런 대답에 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대답을 긍정한다.
이게 무슨 반응이야.
채아의 반응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럼 그 의심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봉투 안의 내용물을 좀 볼 수 있을까?”
그런 말과 함께 나는 봉투를 확인하기 위해 채아에게 다가가려 했다.
“....제가, 꺼낼, 게요.”
내가 다가가려 하자 채아는 그런 말과 함께 봉투를 뒤적였다.
본인이 보여주려는 건가.
뭐, 상관없지.
그런안일한생각과 함께 나는 채아가 봉투를 뒤적이는 걸 바라보았다.
“......오빠.”
봉투를 뒤적거리던 채아가 갑자기 행동을 멈춘 채 나를 불렀다.
“왜?”
“.....일단.”
“응?”
나를 부른 채아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뭐야, 왜 말을 하다 말아.
“...죄송, 해요.”
“어...?”
그 말과 동시에 채아는 봉투에서 식칼을 꺼내는 것과 동시에 내 허벅지를 찔렀다.
“끄아악...!! 너.. 무슨...!!”
갑작스러운 채아의 공격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나는 비명과 함께 채아를 바라보았다.
“.....어쩔, 수, 없, 어요.”
“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허벅지에 꽂힌 식칼과 채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오빠의, 목숨이, 걸려, 있는, 걸요.”
그런 말과 함께 채아는 봉투에서 또 하나의 식칼을 꺼낸다.
“내 목숨이 걸려있다는 게 네가 날 죽이겠단 소리냐?”
봉투에서 식칼을 꺼내는 채아를 노려보며 말하자 채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뇨. 오빠를, 살리려고, 이러는, 거에요.”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함께 채아는 다른 식칼 하나를 내 나머지 허벅지에 꽂아 빼내었다.
“끄아아!!”
나의 비명과 함께 내 허벅지에서 흘러내리는 핏줄기.
그런 내 모습에 채아는 화장실에 있던 수건을 가져와 내 허벅지를 덮는다.
“....일단, 그걸로, 지혈, 하고, 있으, 세요.”
“미친...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이해, 못, 하는, 거, 잘, 알아, 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채아를 노려보자 채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말한다.
“....이렇게, 안, 하면, 오빠를, 제압, 못, 하잖, 아요.”
“나를 제압해서 어쩔 셈인데.”
“....일단, 저를, 방해, 못, 하게, 하죠.”
“내가 뭘 방해한다고 그러는 건데.”
“........”
허벅지를 누르며 묻자 채아는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머리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 썅 년, 들을, 죽이는, 거요.”
“.........!”
언제나의 무표정한 채아의 모습.
언제나의 무미건조한 채아의 말투.
그러나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의 수위 때문일까.
채아의 그 말과 행동에 무언가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어떠한 증오? 살기?
아무튼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거라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왜.... 대체 왜 그러는 건데.”
“.....그래야, 오빠가, 사니, 까요.”
“그러니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몰라도, 괜찮, 아요. 어차피, 저도, 말, ‘못’ 하거, 든요.”
“그러니까 무슨...”
“......아무튼, 괜찮, 아요. 저는, 오빠만, 죽지, 않으면, 되거, 든요.”
그 말과 함께 식칼의 피를 닦은 채아는 그대로 문고리에 손을 잡았다.
“.....괜찮, 아요. 며칠만, 기다, 리면, 다, 끝나, 있을, 거에요.”
“.......”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긴 채 채아는 그대로 방을 떠나 버렸다.
Bad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