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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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하응, 하아앙.”
어스름한 달빛 아래, 남녀가 뒤엉켜 내는 색스러운 소리가 밤공기를 찐득하게 만들었다.
뿜어내는 페로몬까지 더해져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빛을 등진 남자의 몸은 윤곽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기골이 장대하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어흣, 흐앙, 하으앙, 흐으윽.”
퍽퍽- 치받치는 장단에 맞춰 엎드린 여자의 젖가슴이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들어갔다 빠지는 음경으로 희뿌연 애액이 길게 늘어졌다.
애무를 통해 성감을 높이고 키스나 가슴 유희. 커닐링구스의 순서를 거치며, 흥분도가 증가됨에 따라 애액이 분비되어 자연스럽게 질구가 열리는…… 것 따위는 없었다.
다짜고짜 들이박아진 성기는 여자의 질벽을 자비 없이 들쑤셨다. 물론 요도부터 들어가 귀두를 거쳐 뿌리가 박아졌으니, 순서가 아예 없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어쨌든 그럼에도 페로몬에 젖은 여자는 쾌락에 빠져 울어댔다. 거대한 크기가 버겁지도 않은지, 질구를 오물거리며 연신 허리를 흔들었다.
“하으앙, 흐읏, 흐응.”
아마 난생처음 맛보는 거대한 크기에 정신 줄을 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 이런 성기를 꽃아 봤어야지.
핏대가 선연한 페니스의 굵기는 웬만한 여자 손목만 했고 그 길이와 단단함 또한 어마어마했다.
그뿐이랴. 빳빳하게 날 선 귀두는 링이라도 박힌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다른 좆이 그냥 커피라면 이 좆은 에티오피아로 달려가 신선한 원두를 짓이겨 짜낸 날것 그대로의 원액이랄까.
가만히 있어도 미친 성기가 부풀어 오르며 노팅까지 시도한다고 생각하면 몸이 절로 부르르- 털어졌다.
물론 지금은 노팅을 시도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질 안을 꽉 채우다 못해 터트려 버릴 것처럼 사방을 자극하니, 그 쾌락이 오죽할까.
“하윽, 흐읏, 허으윽.”
역시나 시간이 흐를수록 교태스럽던 여자의 신음이 포효에 가깝게 거칠어졌다. 페로몬 또한, 그 기세를 잃고 시들거렸다.
처음 몇 번이야 아양을 떨 듯 아항- 거리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저 우악스럽고 인정 없는 추삽질을 당해낼 재간은 없었을 것이다.
어디 힘이 어디 보통 강해야지.
킹사이즈의 두 배는 될 법한 침대가 바닥에 끌려 끼릭댈 정도이니. 본연의 신음이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만약 5분 이상을 앙앙- 거릴 수 있다면 타고난 성(性)녀이거나, 하늘이 내려준 신음이라고 기립박수를 쳐드리리라.
“하윽, 허억, 허으윽.”
남자는 지치지도 않는지, 조금도 쉬지 않고 허리를 치받쳤다.
자궁을 뚫어버릴 듯 맹렬한 자극이 가해졌다. 그 아래 깔린 여자는 눈물까지 글썽인 채 울부짖었다.
바닥을 지지하고 있던 손은 풀어진 지 오래였으며 얼굴은 시트 위를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하지만 남자에게 그런 것 따윈 중요치 않았다.
몰인정한 손은 힘을 잃고 하느작거리는 다리를 잡아 올렸다. 벌어진 음부는 다시금 성기를 끝까지 머금었다.
“하윽!”
밀려 들어오는 감각에 여자의 고개가 젖혀졌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몸은 땀에 흠뻑 젖어 번들거렸다.
“흑, 아헉, 허으윽.”
흡사 동물의 교미와도 같은 광경이었다.
“하으읏! 하앗, 허흐윽…….”
이윽고 오르가슴을 느낀 여자의 페로몬이 터져 올랐다. 음부에선 쿨럭- 애액이 흘렀다.
우성 마스터라 그런지 여자의 페로몬에선 짙은 장미향이 풍겨왔다.
신음 한 번 흘리지 않던 남자의 입에서 쯧- 하고 짧게 혀 차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여자의 페로몬과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축축한 촉감이 더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게다가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니, 30분은 기본으로 달리는 남자가 만족했을 리도 없었다.
“후…….”
역시나 남자는 여자 몸에 박힌 제 성기를 곧장 빼내버렸다.
이대로 끝이려나 싶던 찰나였다.
“……?”
돌연, 남자의 입꼬리가 늘어졌다. 하늘로 높게 치솟은 페니스는 다시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뭘까 싶은 그때, 남자가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타닥-
남자의 가벼운 손짓에 마른 장작에서 불꽃이 튀어 올랐다.
새하얀 달빛만이 새어 들어오던 방 안으로 붉은빛이 더해졌다.
빛을 등지고 있어 실루엣만 보였던 남자의 모습이 어둠을 뚫고 아른아른 드러났다.
“흠…….”
남자는 무언가 성에 차지 않는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미간을 구겼다.
이내 뻗어진 손끝이 다시 한 번 움직였다.
“……!”
‘설마’하는 생각이 미처 끝나기도 전.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물론이고 방안에 있는 초란 초엔 모조리 불이 붙었다.
서른 평은 족히 넘을 것 같은 공간이 순식간에 대낮처럼 환해졌다.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남자가 미간에 주었던 힘을 풀었다.
“…….”
빛 아래 여과 없이 드러난 남자는 그야말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190센티는 돼 보이는 신장, 직각으로 떨어지는 넓은 어깨, 그를 타고 내려오는 다부진 팔뚝과 조각난 가슴 근육. 그리고 빨래를 해도 될 법한 복근까지.
잘 빚어진 조각상 같은 그의 몸은 위압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비단 몸뿐일까. 얼굴은 또 얼마나 잘생겼는지, 보고 있노라면 시간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작가의 로망을 다 때려 넣은 듯 완벽한 그는 독자들의 최대 주식 보유량을 자랑했다.
“샤를.”
저 낮고 굵은 중저음까지. 이 얼마나 완벽한 조화란 말인가.
“입 닥치란 주의 안 줬나?”
저 개 같은 성깔머리만 빼면 말이다.
침대에 늘어진 여자는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멍하니 굳어 있었다.
‘신음 금지, 사정 금지, 애무 절대 금지.’라 말하는 저를 보며 콧방귀를 뀔 때부터 알아봤더랬다.
“그러니…….”
남자가 제 앞에 널브러져 있는 여자를 일으켜 세웠다.
“책임져야지?”
이윽고 여자의 다리가 남자의 손에 의해 활짝 벌어졌다.
아직 마르지 않은 애액이 번들거리며 음모에 엉겨 붙어 있었다. 성력이 넘쳐서 그런가, 방금 사정을 해놓고도 여자의 구멍은 다시 박히길 원하는 듯 뻐끔거렸다.
여과 없이 드러난 여자의 음부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샤를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 왜 이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