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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결혼은 다정한 원수와-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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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벳

48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너무, 급해서.”

헉헉대는 숨으로 말이 뚝뚝 끊겨 나왔다. 그래도 렌티아가 알아듣는 데 별 지장은 없었다.

혁대를 벗어 바닥에 내던진 키르타가 이제는 성마른 동작으로 바지 끈을 끌렀다.

그사이 렌티아는 스스로 치마를 걷고 가터벨트를 풀어 스타킹을 내렸다.

속옷 한 장 걸치지 않은 매끈한 다리가 키르타를 향해 벌어졌다. 그 매혹적인 초대에 키르타는 정신이 아찔했다.

“키르타, 어서 들어와요.”

렌티아가 재촉했다. 그녀 또한 이미 흥분으로 얼굴이 붉었다. 남자의 뜨거운 시선에 고스란히 노출된 음부는 이미 물을 머금어 윤기가 흘렀다.

“조금 거칠게 해도 돼요.”

아내의 허락이 떨어졌다. 남편은 기꺼이 달려들었다.

마음이 급해서 상의는 건드릴 시간도 없었다.

키르타는 윗옷 단추는 금욕적으로 다 채운 채 하체는 벌거벗은 해괴한 차림새로 렌티아와 몸을 겹쳤다.

꼿꼿한 기둥 끝이 갈라진 속살을 문질렀다. 체감상 백 년 만에 느껴 보는 감촉에 렌티아는 쾌락으로 신음했다.

키르타는 혹시 몰라 여인의 입구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굳이 전희에 힘쓸 필요도 없이 통로가 축축하게 젖은 걸 느끼고 환희하며 손가락을 도로 뺐다.

키르타가 남근을 천천히 집어넣었다. 오랜만에 하는 결합이라 그런지 확실히 조이는 느낌이 유독 빠듯했다.

렌티아는 거칠어진 숨을 삼키며 키르타의 등을 꽉 끌어안고 새삼스러운 충격과 통증으로 몸을 떨었다.

석 달 만에 품는 남성의 중심은 렌티아의 기억보다 훨씬 크고 단단했다.

그동안 기억이 흐려지고 왜곡되면서 이 비현실적인 부피가 좀 더 현실에 맞게 보정된 게 분명했다.

“흐으, 아아…….”

렌티아는 키르타의 목에 얼굴을 파묻은 채 헐떡거렸다. 붉게 상기된 그녀의 이마 위로 키르타의 땀방울이 투명하게 떨어졌다.

마침내 불덩이 같은 거대한 기둥이 렌티아의 몸속을 가득 채우자, 그녀는 벌써 눈물을 글썽이며 팽팽하게 조인 엉덩이를 달싹거렸다.

“크읏.”

통증 같은 쾌락이 폭발했다. 키르타는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자신을 촘촘하게 집어삼킨 속살의 떨림이 연결된 부위를 통해 그에게 전해졌다. 아랫배에 불끈불끈 열이 솟았다.

“아아, 앙! 하읏!”

그 열을 해소하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키르타가 렌티아의 머리 옆을 양손으로 짚은 채 몸을 흔들기 시작하자 렌티아는 교성을 질렀다.

남자의 단단한 육체가 여자의 안쪽을 깊숙이 들이박을 때마다 렌티아는 작살에 꿰뚫린 물고기처럼 퍼덕거리며 키르타의 품에서 녹아내렸다.

남자의 뜨거운 숨이 여자의 귓가에 부서지며 이미 땀으로 반들반들하게 젖은 살갗을 더욱 흥건하게 적셨다.

시큼한 땀 내음이 허공에 눅진하게 번졌다. 맨살끼리 끈적하게 비비며 야한 소리가 났다.

“흐응, 읏, 키르타, 아아…….”

렌티아는 키르타를 끌어안은 채 쾌감으로 울먹였다.

그녀가 흥분에 휩쓸려 달싹거릴 때마다 그녀와 빈틈없이 맞물린 그의 육체도 고스란히 자극받았고, 이는 활활 타는 수컷의 욕망을 미친 듯이 부채질했다.

“하아, 렌티아.”

“하읏! 으응!”

“어떻게 이렇게, 흣……. 매번 더…….”

키르타가 제국어와 고향의 언어를 섞어 헉헉거리는 말이 뭔지 렌티아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헐떡이는 숨소리가 너무 컸거니와, 지금은 쾌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마침내 폭발적인 성감이 정점에 달하고 최고치로 팽창한 남근이 뜨거운 액체를 내뿜자 렌티아는 파들파들 떨며 침대 위에 늘어졌다.

“아…….”

“렌티아, 이제.”

곤죽이 된 입구에서 빠져나온 키르타가 부푼 가슴을 들썩거리며 렌티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순전한 욕정이 가득했다.

“옷은 마저 벗고 한 번 더 해야죠.”

“그대, 정말… 힘들지도 않아요?”

“무려 석 달을 참았습니다. 한 번으로 만족할 리가 없잖아요.”

“세상에…….”

“당신도 좀만 더 힘을 내십시오. 저만 고작 한 번으로 만족 못 한 게 아니라는 거 압니다.”

키르타가 얄밉게 웃으며 조끼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렌티아는 그의 짐승 같은 체력에 눈을 흘기면서도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키르타의 말대로 렌티아 역시 그를 더 원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한 번의 황홀한 절정으로 채워진 줄 알았던 갈증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맹렬하게 되살아났다.

다만, 남편과 달리 체력이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렌티아는 키르타가 전혀 지치지 않은 기색으로 옷을 척척 벗어 던지는 모습을 다소 뜨악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정 힘드시다면 탈의는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키르타…….”

“쉬이, 괜찮습니다. 당신은 그저 가만히 계십시오.”

이제 전라가 된 키르타는 아내의 성의 없는 항변을 가뿐히 물리치며 렌티아의 옷끈을 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단단한 손끝이 가슴의 봉긋한 살을 스쳤고, 렌티아는 움찔했다.

“흣.”

그녀의 잇새로 자못 색정적인 신음이 튀어나왔다. 키르타는 멈칫하더니, 괴로워하는 얼굴로 깊이 한숨지었다.

“하아.”

그저 잠시 스쳤을 뿐이었고, 기껏해야 신음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키르타의 하체는 다시 팽팽하게 일어서고 있었다. 아랫배에 쏠린 열기 때문에 키르타는 정신이 아찔했다.

“후우, 렌티아. 제가 당신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나를 핑계 삼지 마요, 키르타. 그대는 원래 제정신이 아니었어.”

“하긴, 지난 석 달간 제가 좀 미친놈 같긴 했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미친놈보다는 짐승에 가까웠던 것 같긴 한데…….”

키르타는 순순히 인정하며 렌티아의 옷끈을 마저 풀었다.

상의를 벌리고 속옷을 들치자 한 쌍의 소담한 둔덕과 사랑스러운 분홍빛 정점, 그리고 매끄러운 복부가 드러났다.

“어쩌면 미친놈이나 짐승이나, 다 거기서 거기인 걸지도 모르지요.”

“읏!”

키르타가 큼직한 손으로 말랑말랑한 가슴을 움키자 렌티아는 즉시 허리를 튕기며 반응했다.

키르타는 배부른 짐승처럼 웃었다. 포식을 약속받은 맹수 같았다.

“제가 전장에서 이런 순간을 하루에 몇 번이나 상상했는지 모르실 겁니다. 밤으로도 모자라 낮에도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이렇게 제 앞에서 아름답게 흐트러진 당신을.”

“흐응, 아앗…….”

“그런데 역시 저는 상상력이 빈약한 편인가 봅니다. 아니면 그저 현실이 압도적으로 우월하거나.”

손안에 가득 담긴 부드럽고 봉긋한 살을 지긋하게 주무르며 키르타는 렌티아의 가슴골에 혀를 묻었다.

혀의 유려한 동작이 가슴 언저리를 덧그리자 렌티아는 허리를 휘며 신음했다.

“하응, 키르타, 잠시만, 마저 벗고, 하읏.”

키르타가 렌티아의 유두를 가볍게 깨물었다.

그가 앵두 같은 정점을 입에 머금고 야하게 굴리자 렌티아는 흥분으로 새빨갛게 익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깨물었다.

“하으, 키르타…….”

렌티아는 계속해서 본인의 검지를 잘근잘근 씹으며 반대쪽 손은 키르타의 머리칼에 얽은 채 힘없이 바르작거렸다.

그러는 와중에도 사내의 혀와 입술은 바쁘게 움직였고, 여인의 풍만한 가슴은 곧 그의 타액으로 촉촉하게 젖었다.

그녀의 아랫도리도 상황이 비슷했다. 아까 한 번의 절정으로 애액과 정액에 흠뻑 젖은 은밀한 부위는 또다시 뜨겁게 빠끔대며 끈적한 물을 뱉고 있었다.

한동안 아내의 가슴을 희롱하며 단맛을 즐기던 키르타는 점점 아래로 내려와 이제는 그녀의 배꼽 부근에 입술을 묻었다.

그는 그녀의 하복부를 할짝대며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하읏! 으응! 아, 윽!”

굵직한 중지가 젖은 틈을 비집고 들어오자 렌티아는 허리를 들썩이며 교성을 뱉었다.

곧 검지와 약지까지 들어와 통로 안을 빠듯하게 채웠고, 깊숙이 휘젓는 동작이 쾌락을 고조시켰다.

“흐응, 키르타, 아아……!”

키르타의 머리칼을 휘어잡은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탈모의 위기를 느낄 만큼 강한 악력이었으나, 렌티아는 자신이 지금 뭘 하는 중인지 자각이 없었다.

어차피 키르타도 개의치 않았다. 렌티아가 무의식중에 그의 머리털을 죄 쥐어뜯어도 상관없었다.

그녀에게 받은 거라면 통증조차 쾌락이었다. 부부가 나누는 모든 행위가 달콤했다.

키르타는 아내에게 머리를 붙잡히고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파묻은 채 입술을 아래로 내려 불긋한 정점을 핥았다.

핥다 못해 빨고 깨물며 그녀를 자극했다.

“아읏, 흐……!”

렌티아가 몸부림칠수록 애액이 왈칵왈칵 솟아 키르타의 입가를 적셨다. 뜨거운 액체가 그의 턱과 손목을 타고 흘렀다.

“하아.”

키르타가 숨을 들이켜며 입술을 뗐다. 그의 중심은 아까부터 두툼하게 부풀어 있었다.

그는 돌처럼 딱딱한 남근을 쥐고 여체의 입구에 맞췄다. 그가 밀고 들어가자 통로는 환영하듯 활짝 열렸다.

“으응……!”

“하아, 읏.”

또 한 번 남편과 빈틈없이 연결된 렌티아가 허리를 휘며 신음을 터트렸다.

키르타는 아내와 깍지를 끼며 그녀의 발간 얼굴에 입을 맞췄다. 맞물린 몸이 박자에 맞춰 흔들렸다.

“렌티아. 렌티아.”

“하아, 응. 흣!”

“사랑해요, 흣. 사랑합니다.”

“나도, 읏, 사랑, 아아!”

침대가 삐걱대는 소리, 젖은 허벅지가 철썩철썩 부딪치는 소리, 간드러진 신음성, 울음 섞인 사랑 고백. 그런 것들이 오래오래 침실을 채웠다.

달콤하고 격렬한 재회였다. 둘 중 누구도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 * *

목이 잘린 루이크 레케온은 황족의 혈통에 걸맞은 최소한의 예우에 따라 황실 묘지에 안치되었다. 다만, 묘비명도 없었고 장례식도 없었다.

묘지의 가장 한적하고 초라한 구석에 세워진 그의 무덤은,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고 나면 누구의 것인지도 알 수 없게 되리라.

다프네 멜레인은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노역장에 보내졌다.

그곳에서 그녀는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자살이었다.

역사에 반역자로 기록되어 쓸쓸하게 스러진 그들과 달리 살아남은 사람들, 특히 그중에서도 승리하고 돌아온 사람들을 위해서는 성대한 연회가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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