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말고 어머님R-174화

〈 174화 〉 173화. 해결(2）

* * *

“얌전히 자라.”

“조금만 만지게 해줘….”

굵고 거친 팔이 그녀의 몸을 옭아매고, 남편의 손길을 기억한 몸이 살짝 달아올랐다. 그녀도 성욕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리라. 마치 공복에 맡은 음식 냄새처럼, 아까 까지는 잠잠하던 몸이 욕실에서 에드워드에게 가슴으로 한 번 받았다고 달아올랐다.

“흣, 하, 하지 마….”

“아까 만지다 끊겨서 아쉬워서 그래.”

그의 손이 닿으면, 몸에서 힘이 빠져서 저항하기가 힘들어. 만지면 만질수록 더 민감해지고, 예민해져서. 몸이 이상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느새 바닥과 그녀의 몸 사이로도 팔이 들어와, 완전히 그녀를 감싸안는다. 옆으로 새우처럼 누운 채, 모니카의 등 뒤에서 에드워드가 그녀를 계속 자극한다. 이거 넣지만 않았지, 완전 섹스하는 자세랑 똑같잖아… 그런 생각이 들 때쯤, 모니카의 엉덩이골 사이에서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열기뿐만 아니라 단단함과 거대한 크기까지 있는 그 물체는… 이, 이게 자지야? 이렇게 컸던가? 일부러 밀어붙여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오랜만에 느끼는 남편의 물건은 엄청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엉덩이부터 등허리까지 따뜻하게 데우는 그 물건을 느끼며, 모니카가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일단 그녀 때문에 이렇게 커졌다는 건 그리 나쁘지 않은 소식이기는 한데. 이게 그녀가 좋아서 이러는 건지, 아니면 단순하게 그도 성욕이 쌓여서 이러는 건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전자면 좋지만, 후자라서 괘씸하다 해도 그를 질책하기가 망설여졌다.

성욕이 쌓여 있는데 제대로 상대를 해주지 않으면, 또 다른 여자를 찾아서 섹스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럴 바에는, 지금 그녀에게 향할 때, 그녀가 다 받아내는 게 나은 것 아닌가…? 딱 달라붙어 더 과시하는 남편을 등으로 느끼며, 모니카가 망설였다.

아니, 근데 벌써 이렇게 받아주면 안되는데. 으음, 오늘 하루만에 이렇게 풀어주면… 진짜 얼렁뚱땅 넘어가는 거잖아. 아까 그녀가 욕실에서 뛰쳐나온 이유가 뭐였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을 다잡기 훨씬 수월하다.

그래. 이왕 시작한 거, 이렇게 애매하게 끝낼 수는 없지. 때맞춰 슬쩍, 그녀의 잠옷 바지 사이로 들어오는 에드워드의 손. 그 손을 딱 붙잡아 제지한 후, 모니카가 베개를 집어들었다.

“하지, 말라고, 내가 했지!”

“아윽, 미, 미안.”

퍽. 퍽.

베개로 에드워드를 사정없이 때려줬다. 흥, 그녀의 힘으로 아무리 때려봤자 별로 아프지도 않은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애초에 그녀가 쓰는 베개는 엄청나게 부드러워서, 타격감도 거의 없다. 엄살 부리는 남편 앞에서, 달아오른 몸을 숨기기 위해 모니카가 더 크게 소리쳤다.

“나가! 오늘 당신 방에서 자!”

“여보 방이 내 방이지….”

퍽­

다시 날아간 베개가 에드워드의 머리를 때렸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충격 받은 듯 우울한 얼굴로 서있는 모습이 마음에 살짝 걸렸지만, 고개를 흔들어 그 생각을 털어냈다. 얼마나 능글능글한 남자인데. 저런 것도 다 연기야, 연기. 아무리 그녀가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사랑했던 거야. 아무튼, 사랑했던 남자여도 이번에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위니처럼 한 번에 진심이 느껴진다면 괜찮겠지만. 에드워드의 사과에는 영혼이… 없는 건 아니고, 좀 부족해.

“당신 방에서. 당신 혼.자. 자.”

“아, 알았어….”

“분명 혼자 자라고 했어.”

“아이, 혼자 잘 거야.”

흥,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놓고 어머니나 위니, 혹은 다리야랑 같이 밤을 보냈다는 얘기가 들려오기만 해봐. 그러면 아주 그냥…. 후우.

그 정도 눈치… 아니, 양심은 있을 거라 믿고, 에드워드를 내보냈다. 에드워드가 참는 만큼 그녀도 참게 되겠지만… 벌을 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니카가 떨어진 베개를 주워왔다. 이거 없으면 잠 못 자….

하지만 잠 자는 데는, 베개가 문제가 아니었다. 아까 쌓이기만 하고 해소되지 못했던 성적 자극이, 계속 그녀의 몸을 괴롭혔다.

“하아, 하아….”

손에 무슨 이상한 약이라도 발라놨던 거 아닐까? 그의 손이 닿았던 가슴이 뜨겁다. 한겨울인데도 평소답지 않게 달아오른 몸에 모니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괜히 신경을 딴 데로 돌리며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눈을 감아 정보가 차단될수록 남은 감각만 더 또렷해져 갔다. 예를 들면, 촉각이라던지, 그런 것들 말이다.

신경 쓰면 쓸수록 더 심해진다. 그런 생각에 고개를 베개에 처박고 두꺼운 이불 안으로 파고들었지만, 그것도 실수였다. 예민해진 감각이, 냄새를 맡는 코가 침대에 남아 있는. 평소와는 이질적인 향기를 잡아냈다.

아까 에드워드가 누워 있던 그 자리, 에드워드의 몸에 닿았던 베개. 거기서 느껴지는 남성적인 체취 때문에 모니카가 황급히 이불 속에서 뛰쳐나왔다.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킨 모니카. 정말, 그녀의 남편은 이럴 때까지 도움이 안 되는 건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자는 게 최곤데. 제자리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모니카는, 결국 어떻게든 해결하고 자야겠다는 생각에 우선 자리에 다시 누웠다. 그녀의 남편을 부를 수는 없고. 남편이 그랬다고 그녀도 다른 남자를 부르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고. 흠….

이불을 덮을까, 말까. 음… 쌀쌀하니까 덮는 게 낫겠다. 지금 할 행위에는 이불 속에 들어찬 남편의 냄새도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아까와는 다른 목적으로, 하지만 같은 자세로 이불 속에 웅크린 모니카가 뜨겁게 달아오른 가슴에 스스로의 손을 가져다댔다.

결혼하고서 이런 일을 해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한 적 없었는데. 결혼하기 전에는 이런 행위에 대해 거의 알지도 못했고, 결혼한 후에는 남편이 있으니까 말이다. 성교육 시간에도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만 배울 뿐, 스스로 위로하거나 하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는단 말이다.

그래서 모니카의 손놀림은 굉장히 서툴렀다. 그녀의 남편이 만졌던 느낌을 어렴풋이 떠올려가며 어설프게 따라할 뿐. 그녀가 항상 받던 느낌의 쾌감에는 비하지 못하는 자극이 이어졌다. 에드워드가 많이 만져봐서 그런지, 이런 건 잘하는데…. 결국 가슴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모니카가 목적지를 바꿨다.

‘…조금 덥네.’

그래도 이불 안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한겨울에도 땀이 난다. 잠옷이 다 젖어 축축해지기 전에 전부 벗어 버리고. 알몸이 된 상태로, 다시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에드워드, 나쁜 놈.’

이 나이 먹고 이런 자… 부끄러운 짓이나 하게 만들고. 사실 에드워드가 출장 갈 때마다 조금씩 하기는 했지만. 남편이 돌아왔는데도 이러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녀가 먼저 섹스하자고 할 생각은 없었지만.

다행히 아래쪽은 원래 이럴 목적으로 신께서 달아놓으신 거라서 그런지, 쉽게 자극이 들어왔다. 특히 위쪽에 조그맣게 달린 콩알은, 만지는 것만으로도 은은한 자극이 계속되다가, 손톱 같은 걸로 한 번 살포시 눌러주면 움찔거리는 강렬한 자극이 들어왔다. 그 강렬함에 조금씩 몸을 떠는 모니카.

하지만 뭔가 느낌이 달랐다. 안쪽이 도저히 들어갈 것 같지 않았던 굵은 물건으로 채워지면서 드는, 그 숨 막히는 답답함과 아찔함, 거기서 오는 쾌감과는 좀 달랐다. 그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 다른 의미로 답답해서, 안으로 손가락을 넣어봤지만 안 그래도 작은 그녀의 손으로는 비슷한 느낌도 나지 않았다.

‘아니, 하….’

자위를 해도 더 하고 싶어지면 어떡하라는 말이야. 답답해진 그녀가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안까지 깊숙이 닿던 남편만 생각날 뿐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반복운동을 해서 절정 비슷한 것에 도달하려는, 그 아슬아슬한 순간.

똑똑.

갑자기 들려온 노크 소리에 모니카의 몸이 굳었다. 누구지? 에드워드가 다시 온 건가? 얌전히 나가는 줄 알았는데… 말도 안 듣고, 그녀의 시간도 방해하다니. 오늘은 무슨 소리를 해도 여기서 같이 안 잘 거라는 단호한 마음을 굳게 먹고, 모니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척 바로 누웠다.

끼익­

‘대답도 안 했는데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오네.’

“저, 저기….”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높고 가는 목소리에 살짝 당황한 모니카가 문 쪽을 쳐다봤다. 거기에는 위니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오늘부터 여기서 지내도 될까요 백작님…?”

“…뭔 백작님이야.”

어색하게.

어색해질 만한 짓을 한 건 맞지만, 그럴수록 좀 유연하게 나올 줄도 알아야지. 위니는 에드워드처럼 능글맞은 태도가 좀 필요해. 이렇게 보니 둘이 반 반 섞었으면 좋겠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