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말고 어머님R-1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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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화 〉 172화. 해결(1)
* * *
끼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안에서 달빛을 받아 빛나는 은발이 보인다. 다행히 살짝 화난 듯한 뒷모습의, 머리를 풀어헤친 모니카가 보였다.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내가 따라오는 걸 기대하지 않은 건지, 위니를 달래는 그 잠시 사이에 모니카를 놓쳐 버렸다.
집무실에도 없어서, 어디 갔는지 한참을 찾았는데. 잘 시간이 다 되어 가서 그런지, 모니카는 영주 전용 욕실에서 씻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 갔는지 찾아보다가, 집무실까지 왔는데. 안쪽을 확인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네.
“흠, 흠.”
인기척을 내고자 헛기침을 했지만, 모니카는 내 쪽을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문 열 때 소리가 좀 크게 나긴 하는데… 큼. 별로 그럴 기분이 아닌가보네. 나를 무시하고 옷가지를 하나씩 벗기 시작하는 모니카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 여기 있었어?”
“…왜. 가서 당신 여자나 달래주지.”
“내 여자면 여보….”
퍽
모니카가 던진 무언가에 얻어맞았다. 가벼워서 아프지는 않은데, 정신적으로 좀 충격이 있네. 아. 수건이구나. 얼굴에 맞아 떨어진 수건을 줍는 날 보며, 화난 표정으로 내쪽을 돌아본 모니카가 말했다.
“여보라고 하지 말랬지.”
“….”
아니, 그럼 여보를 여보라고 부르지 뭐라고 불러…. 라고 말하려다가, 모니카의 매서운 눈초리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무서워라….
내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모니카가 먼저 욕실로 향했다. 원래 사람은 씻기 위해 다 벗었을 때 가장 개방적이 되는 법. 모니카의 기분을 풀어줄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같이 씻자, 여보.”
“가서 다리야한테 같이 씻어달라 그래.”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쾅
탈의실과 욕실을 구분짓는 미닫이문이 거칠게 닫힌다. 아니, 다리야가 들어온 거지 내가 부르지는 않았다니까. 물론 모니카에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겠지만…. 아무튼. 욕탕 문에는 걸쇠나 다른 잠금장치가 없다는 점에 감사하며, 옷을 벗고 욕탕으로 들어갔다.
저번에 다리야랑 있던 걸 모니카에게 걸렸던, 그 욕탕보다는 훨씬 큰 욕실. 과장 조금 보태서 내가 헤엄도 칠 수 있을 것 같은 넓이의 탕. 그 한쪽 벽의 정 가운데에, 모니카가 명상이라도 하듯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어우, 춥다.”
살짝 호들갑을 떨며 모니카의 옆으로 들어갔다. 으, 상처 쪽에 닿지 않게 조심해서…
“으아…”
시원한 감각에 자동으로 나오는 소리. 아, 좀 참으려고 했는데. 반사적으로 나와서 참기가 힘드네. 혹시 싫어하나 모니카를 살짝 쳐다봤지만, 모니카는 아까 그 자세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이 탕에 들어오니까 또 위니 생각이 나네. 보통 이 정도 크기의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우려면면 장작이 엄청나게 필요하다. 불조절을 할 사용인도 필요하고. 여러모로 귀찮고, 시중 들 사람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이거는 위니가 만든 뭘 쓴다고 했었나?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거 전부 필요없이 이렇게 따뜻한 물이 된다. 편하고 좋네. 이렇게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는 곳에서, 모니카랑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게 다 위니 덕이다 이 말이지.
“흠, 흠.”
벽에 몸을 딱 붙이고, 양 팔을 벌린 채로 살며시 모니카의 뒤로 이동했다. 모니카가 벽에 떨어져 앉아있는 건 아니지만, 내 팔 하나 넣을 공간은 되니까. 살며시 뒤쪽에서 모니카를 감싸안으면서 말을 걸으면….
탁
“쫓아내기 전에 팔 떼.”
“에이 여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떼라고 했다….”
이럴 때는 몸의 대화가 중요하지. 팔로 완전히 모니카의 등을 감싸고, 물의 부력으로 살짝 떠오른 모니카의 가슴을 살짝 감싸쥐었다. 흠, 좋네. 따뜻하면서 부드러운 감촉이 손에 그대로 느껴진다. 사자의 입 안에 손을 집어넣는 것과 같은 행위지만, 원래 모든 것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퍽
“커억….”
“하지 말라고 했지. 엄살 부리지 말고… 음?”
엄청난 고통에 바로 팔을 빼고 어깨를 움켜쥐었다. 아, 좀 아프네. 모니카가 팔꿈치를 휘두른 게, 정통으로 맞았다. 엄살 취급하던 모니카도 자신의 팔꿈치에 살짝 묻은 빨간 액체에, 상당히 당황한 게 느껴졌다.
“아, 붕대 감은 데 똑바로 맞아서 그래. 으음, 좀 아프네. 아니, 괜찮아. 응”
“아…. 흠, 흠. 칠칠맞지 못하게, 다쳐오기나 하고 말이야. 내가 분명 다치지 말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음, 그러게. 미안.”
화난 태도를 고수하던 모니카가, 내 상처에 당황했다. 고통에 정신없는 와중에도 모니카의 화가 수그러든 틈을 타, 몸을 살짝 더 붙였다. 다시 아까처럼 팔을 둘러 모니카의 가슴을 손에 쥐었다.
“하, 하지 말라니까. 진짜 쫓아낸다?”
“아, 아퍼. 상처가 벌어진 거 같아. 아….”
“하….”
이번에는 엄살을 좀 부리며 달라붙었더니, 모니카가 차마 또 때리지는 못하고 가만히 내게 가슴을 맡겼다. 아, 좋다. 만지고 있기만 해도 좋네. 역시. 몸의 대화가 중요하다니까. 내게 멀리 떨어져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던 모니카였는데.
내가 이렇게 달라붙어서 가슴을 만지고 스킨십을 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표정이 반 이상 부드러워졌다. 그 크고 부드러운 가슴처럼 말이지. 자연스럽게 거리를 가까이 유지하면서, 화제를 돌렸다.
“맞다. 아까 위니한테 준 게 뭐야?”
“그냥 피로회복제야. 이번 일로 너무 힘들고 피곤해 하길래 준 거지, 뭐. 왜.”
피로회복제? 그런 것도 있었나. 음… 그것도 위니가 줬던 거겠지? 낙태라도 시키려는 줄 알고 벌벌 떨면서 먹었는데, 자신을 걱정해서 준 피로회복제였다…. 위니가 울만 하네.
“아니, 그냥. 뭘 먹었길래 그렇게 우나 해서…. 이상한 거라도 준 줄 알았지.”
“내가 친구한테 이상한 걸 먹게 할 사람으로 보여?”
“아니,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날카롭게 반응하시네. 그럴 만도 하긴 하지만…. 아. 가슴을 만지고 있으니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내 피로회복제는 이거지. 살짝 분위기가 풀어지고, 물은 따뜻하고. 피로도 살짝 가시는 듯 하니, 억눌려 있던 성욕이 다시 슬금슬금 올라왔다.
계속 부드러운 걸 만져서, 몸이 딱딱해지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기라도 하는 건지. 손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반응해 자지가 슬그머니 단단해진다. 시선을 돌리고 있던 모니카가, 수면 위로 살짝 튀어나온 귀두를 보고 깜짝 놀란다. 모니카는 이걸 처음 봤던가?
“…그런 건 안 피곤한가보네.”
“에이, 여보가 쌓여 있는 것 같아서 이러는거지.”
“쌓여 있기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모니카가 막 기분 나쁘다거나, 부정적인 기색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탕 때문에 그러는 척, 붉게 상기된 얼굴을 고개를 돌려 내게 숨기고 있다. 흐음.
“읏….”
검지와 중지손가락 사이에 젖꼭지를 끼워 자극하자, 모니카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럼, 이건 참기 힘들지. 여자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젖꼭지에는 반응할 수밖에 없다.
아닌 척 움찔거리는 모니카의 반응을 보며, 내가 그녀에게 봉사한다는 느낌으로 가슴 애무를 계속했다. 슬쩍 등 뒤쪽으로 더 파고들어서, 한쪽이 아니라 양 가슴을 같이 자극한다. 가슴을 움켜쥐는 가장 적절한 손모양으로. 손바닥은 살색 살덩이를 감싸고, 엄지와 검지로 젖꼭지를 쥐고 잡아당기면서 자극을 이어갔다.
내 품 안에 인형처럼 모니카를 끌ㅇ어안고, 얼마나 젖꼭지를 만져댔을까. 곳 모니카가 흠칫흠칫 몸을 떨며 움찔거렸다. 후, 됐다. 그럼 이제 나도…
촤악
“여보?”
모니카가 갑자기 일어서서, 탕 밖으로 도망치듯 나갔다. 기분이 안 좋은 건 아닌 거 같았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이렇게 떠나버리니 좀 당황스럽네….
무엇보다, 나는 만지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됐다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휙 나가버려서, 결국 어정쩡한 상태로 욕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후, 위험했다.
하마터면 분위기 타서 그대로 얼렁뚱땅 섹스하는 분위기에 넘어갈 뻔했네. 남편보다 먼저 침실로 돌아온 모니카가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켰다.
아직은 풀어주기 싫다. 지금 여기서 애매하게 이렇게 넘어가 버리면, 또 그녀가 모르는 곳에서 여자를 만들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이미 생겨버린, 그리고 그녀와 친한 여인들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새로 막 생기는 건 막아야지.
에드워드가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혼자 쓰겠다는 뜻으로, 2인용 침대의 가운데로. 얼굴이 마주치기 싫어서, 문을 등진 채 벽 쪽을 보며 옆으로 누워 잠을 청했다. 가슴 때문에 달아오른 몸 때문인지, 잠은 잘 오지 않았지만.
달칵
“여보.”
갑자기 궁금해졌다. 에드워드는 다른 여자들을 어떻게 부를까? 여보라고 부르는 게 그녀 하나뿐일까? 만약 그녀보다 더 친밀하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상상만 해도 기분 나쁘지만,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불쾌했다.
“같이 자자. 아이고….”
등 뒤의 침대가 건장한 남성의 무게에 푹 꺼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씩 그 무게가 그녀에게 가까워지다가, 등 뒤로 딱 달라붙었다. 이번에는 아까와 반대쪽 가슴을 만지러, 에드워드의 팔이 뱀처럼 그녀의 옷 속으로 들어왔다.
* * *